문화재 훼손 논란…‘남주의 첫날밤’ 6월 11일 첫 방송

배우 서현과 옥택연이 주연을 맡은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첫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촬영 과정에서 문화유산 훼손 논란에 휩싸이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드라마는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판타지 로맨스를 기반으로 한 참신한 설정과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특히 현실 세계의 평범한 여대생이 소설 속 병풍 단역 인물에 빙의하면서 펼쳐지는 예측불허의 스토리라인은 로맨스 장르의 전형을 벗어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극 중 서현은 여대생 ‘K’의 영혼이 깃든 소설 속 단역 ‘차선책’ 역을 맡아 이전보다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줄 예정이다. 옥택연은 차선책과 엮이게 되는 남주 ‘이번’ 역을 연기하며 냉철하면서도 집착적인 캐릭터를 선보일 전망이다. 특히 차선책과 이번이 소설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사건을 기점으로 소설의 전개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긴장감과 설렘을 동시에 선사한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다.

 

제작진은 두 주인공의 인연이 시공간과 차원을 초월한다는 설정을 통해 현대 시청자들의 일상 탈출 욕망을 자극하는 한편, 단역이라는 설정의 인물이 중심 서사에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적인 전개를 통해 유쾌한 재미와 몰입감을 전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공개된 티저 포스터 속 두 주인공의 시선 교환과 미묘한 거리감은 극 중 로맨스의 긴장감을 암시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드라마는 오는 6월 11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될 예정이다.

 

그러나 드라마가 본격적인 공개에 앞서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휘말렸다. 바로 촬영 장소 중 하나인 경북 안동의 유서 깊은 문화유산 ‘병산서원’에서의 촬영이 문화재 훼손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병산서원은 조선시대 교육기관이자 사적 제260호로 지정된 유적지이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돼 있다. 그런 장소에서 촬영이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드라마 제작진이 무단으로 기둥에 못을 박는 등 시설에 손상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사실은 건축가 민서홍 씨가 자신의 SNS에 직접 목격담을 게시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민 씨는 글에서 “병산서원에 들어섰을 때 이미 여러 소품들이 배치돼 있었고, 촬영 스탭이 나무 기둥에 등을 달기 위해 못을 박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이 같은 행위가 문화재 훼손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현장에는 다른 방문객도 제작진에게 항의하고 있었으며, 민 씨 역시 이에 동참해 문제를 제기했다.

 

민 씨의 주장에 따르면 현장 스탭들은 허가를 받았다는 말만 반복하며 귀찮다는 태도로 응대했고, 이후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한 결과 촬영 허가는 있었지만 ‘못 박기’ 등 세부 행위에 대해서는 담당 공무원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 씨는 이를 지적하자, 공무원이 당황하며 “즉시 철거 지시를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연락했을 때는 “촬영은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와 실제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문화재 보호에 대한 인식 부족과 허가 과정의 허술함, 그리고 촬영 현장의 미흡한 대응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로 해석된다. 더욱이 드라마의 대중적 인지도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논란이라는 점에서 향후 드라마에 대한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드라마 제작진과 방송사는 이 사안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 표명과 적절한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흥미로운 설정과 배우들의 호연에는 기대를 걸면서도, 문화유산 훼손이라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문화재와 역사적 유산을 활용할 경우, 그에 따른 책임과 주의 의무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이러한 논란을 어떻게 수습하고 본연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포털

건진법사, 재판 출석..김 여사 질문에 ‘입 닫고 눈 감고’

 윤석열 정부에서 각종 이권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검찰 조사에서 “보수 성향을 가지고 있어 보수 정권 때마다 기도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전씨가 단순한 종교 행위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 영향력까지 행사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윤석열 정부 이전부터 보수 정치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수사와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 조사에서 “보수 정권이 나라를 발전시킨다는 판단 아래 기도해왔다”며 자신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북 영천시장 예비후보자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로, 당시 받은 금품은 ‘기도비’ 명목이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짙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검찰이 ‘경북 지역 공천을 왜 부탁받았는가’라고 질문하자, 전씨는 “경상도 사람들과의 친분 때문이며, 보수 성향이라 그런 부탁을 자주 받았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전씨는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경북 봉화군수 및 도의원 후보자들의 공천과 관련된 부탁을 받고 이를 이른바 ‘친윤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중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도 공개되었는데, 윤 의원이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에게 도움이 될까요?”라고 묻자,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한다. 빠지면 안 된다”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전씨는 보수 정치권과의 관계가 윤석열 정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도 밝혔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에도 보수 진영 인사들이 조언을 구한 바 있다며, “당시 윤한홍 의원은 MB(이명박) 사람이라 직접 상의하진 않았지만, 다른 보수 쪽 인사들이 물어보긴 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물이나 조언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대선 당시에는 전면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번 대선(2022년)에는 본격적으로 움직였고, 그 직후 사진이 찍히면서 망신을 당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당시 후보의 등을 두드리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며 유명세를 탔다. 그는 윤석열 캠프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며 일부 간부들로부터 보고를 받았고, 캠프 내부 지휘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전씨의 통화기록을 분석해 김건희 여사의 어머니 최은순 씨와도 지난해 약 10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씨는 후보자들로부터 받은 금품에 대해 “기도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소 1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까지 받았다고 했으며, 검찰은 이를 정치적 청탁이나 정치자금으로 판단하고 조사를 확대 중이다. 특히 검찰은 2017년 7월부터 2018년 12월 사이 전씨 아내의 계좌로 6억4000만원이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으며, 전씨 자택에서 발견된 5000만원 권의 현금 뭉치, 통일교 전 간부로부터 받은 고가의 목걸이 등에 대해서도 자금 출처 및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조사 과정에서 검찰이 “정치 브로커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전씨는 이를 부인하며 “신통력이나 예지력이 없다면 고위공직자들이 왜 나를 만나겠냐”고 항변했다. 이는 자신이 단순한 종교인 이상의 존재로 정치권에서 기능했음을 은연중에 드러낸 진술로 받아들여진다.검찰은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소환 조사했으며, 그와 관련된 처남 등 가족들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지난달 30일에는 김건희 여사를 참고인으로 삼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한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 대한 재판은 오는 1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다시 열릴 예정이다. 전씨의 진술과 관련 정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이번 사건이 윤석열 정부와 보수 정치권 전반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