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가면 마이너스 성장"…트럼프, 경제 폭망 경고에 결국 무릎 꿇었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 기록을 세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40일 만에 마침내 종료 수순에 돌입했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정국을 극적으로 돌파한 것은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들의 '반란'에 가까운 입장 선회였다. 이들은 9일(현지시간) 셧다운을 끝내기 위한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 처리에 발목을 잡고 있던 자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종결시키는 절차 표결에서 공화당에 동조하는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상원은 찬성 60표, 반대 40표로 법안 처리의 가장 큰 장벽을 넘었으며, 향후 상·하원 본회의 의결과 대통령 서명만 남겨두게 됐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주 내로 셧다운 사태가 공식적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양당이 극적으로 타결한 합의안은 완전한 정상화라기보다는 '미봉책'에 가깝다. 합의안에는 농무부 등 일부 부처 예산을 내년 회계연도 말까지 완전히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연방정부 기관은 1월 30일까지 기존 예산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받는 한시적 연장에 그쳤다. 셧다운의 핵심 쟁점이었던 저소득층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은 내년 9월까지 전액 지원하기로 해 민주당이 일부 성과를 얻었지만, 또 다른 핵심 요구사항이었던 '오바마케어' 세액 공제 연장은 결국 반영되지 못했다. 대신 공화당은 12월 둘째 주까지 관련 법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약속하는 선에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확실한 보장 없이 셧다운을 중단시킨 이번 합의에 대해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분노하고 있어 내부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출구 없어 보이던 셧다운 국면이 급반전된 배경에는 양당 모두에게 가해진 극심한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최근 버지니아, 뉴저지 주지사 선거 등에서 연달아 패배하며 악화된 여론에 직면했다. 여기에 셧다운이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경우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암울한 경고까지 나오자 더는 버티기 힘든 상황에 몰렸다. 민주당 역시 셧다운 장기화로 전국 공항 운항이 차질을 빚는 등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면서 '정부 발목잡기'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고, 결국 일부 중도파 의원들이 당론을 거스르는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

 

결국 양측 모두 명분보다는 실리를 택하며 한발씩 물러선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셧다운 종료에 매우 가까이 다가선 것 같다"며 합의안 타결을 반겼고, 백악관 역시 합의안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오바마케어 문제 등 핵심 쟁점을 완전히 해결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폭탄을 뒤로 미룬 것에 불과하다. 임시 예산이 소진되는 1월 말, 미국 정가는 예산안을 둘러싼 2차 대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0일간의 대치 끝에 찾아온 불안한 평화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포털

일주일 만에 환자 2배 '폭증'…교실부터 덮친 독감, 아이들이 쓰러진다

 겨울의 문턱에서 독감이 무서운 기세로 확산하며 전국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각 가정과 학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최신 감염병 감시 주간지에 따르면, 지난 11월 2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독감 의심 증상을 보인 환자는 외래환자 천 명당 50.7명에 달했다. 이는 바로 직전 주의 22.8명과 비교했을 때 122.4%나 급증한 수치로, 불과 일주일 만에 환자 수가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처럼 가파른 확산세는 본격적인 독감 유행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위험 신호로, 방역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이번 독감 유행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동·청소년 연령층에 감염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7세에서 12세 사이의 초등학생 연령층에서는 외래환자 천 명당 무려 138명의 환자가 발생해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보다 두 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교실 내 집단감염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영유아(0~6세)와 중고등학생(13~18세) 그룹에서도 환자 수가 모두 두 배 이상씩 증가하는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황의 심각성은 입원 환자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전국적으로 독감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총 356명으로, 이 역시 전주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여서 중증 환자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올해 독감 유행은 예년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시작되어 피해를 키우고 있다. 통상 1월경에 정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올해는 11월 초부터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되며 지난해보다 약 두 달가량 빨리 찾아왔다. 이로 인해 전년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독감 의심 환자 수는 무려 12배 이상 많은 이례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처럼 심상치 않은 확산세에 따라 정부는 전국 독감 유행 단계를 기존 '보통'에서 '높음'으로 한 단계 격상하고 방역 태세를 강화했다. '높음' 단계는 유행이 지역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환자 발생률이 매우 높은 상태를 의미하는 만큼, 이제는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넘어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질병관리청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독감 확산세를 꺾기 위해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특히 감염 시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큰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정부는 65세 이상 어르신, 임신부, 그리고 생후 6개월부터 13세까지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아직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무료 접종 대상자들은 서둘러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방문해 접종을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약 2주가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유행이 정점에 이르기 전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