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전면 휴전 가능성에 대선 준비 돌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 전면 휴전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통령 선거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중 선거에 회의적이었던 젤렌스키 대통령이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재선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3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주 회의를 소집해 미국이 4월 말까지 휴전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제하에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오는 4월 20일 부활절 일요일을 앞두고 전면 휴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대선을 치르려면 5월 초 계엄령이 종료되어야 한다. 계엄령 해제 여부는 5일 혹은 8일에 결정될 전망이며, 이 시점에서 대선 일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최소 60일간의 선거운동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르면 7월 초 대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관계자들은 유권자 명단을 재구성하고 투표 절차를 정비하려면 최소 3개월간의 선거운동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임기가 만료된 상태에서 직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통성'을 문제 삼아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장기 전쟁으로 지지율이 하락하고, 전시 상황에서 선거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이후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거 준비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스트-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0%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합법적인 지도자이며, 전시 상황에서는 선거를 치르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만약 대선이 실시된다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쟁 후보인 발레리 잘루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는 2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5월 8일까지 러시아와의 전면 휴전이 실현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설령 휴전에 합의하더라도 군인은 물론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의 수백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할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또 다른 과제가 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디지털 정부 서비스 '디아(Diia)'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헌법상 투표 방식을 변경하려면 의회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우크라이나 야당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 전시 검열과 선전을 먼저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애초에 우크라이나 대선은 젤렌스키 대통령 퇴진을 압박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카드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현재 정세 변화로 인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러시아 모두 대선을 환영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휴전 협정 체결 후 이를 파기하거나 계엄 해제를 방해함으로써 선거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전투 없이도 선거 캠페인을 통해 우크라이나 내부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 중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반응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준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선거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지만, 선거 절차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경우 선거 자체가 연기되거나 불투명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뀌면서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지원이 변동될 경우, 선거뿐만 아니라 전쟁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 미국과 유럽의 외교적 지원, 국내 선거 절차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5월 초 계엄령 해제 여부가 향후 우크라이나 대선 일정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빈자리 가득’ 울산 첫 경기, 0-1 충격 패배

 한국 대표 울산 현대가 2025 FIFA 클럽 월드컵 첫 경기에서 아쉽게 석패했다.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는 6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FIFA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멜로디 선다운스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울산은 F조 팀 중 유일하게 승점을 따지 못하며 조 최하위로 처졌다.경기 전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이 평가한 32개 참가 팀 중 울산은 31위, 마멜로디 선다운스는 26위로 평가받았다. 낮은 순위에도 불구하고 울산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팽팽한 경기를 보여줬다. 전반 4분 엄원상의 패스를 받은 에릭이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고, 23분에는 보야니치가 페널티 구역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다만 에릭의 슈팅은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보야니치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선제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마멜로디도 전반 중반부터 반격에 나섰다. 전반 29분 이크람 레이너스의 왼발 슈팅이 비디오 판독(VAR) 결과 핸드볼로 무효 처리됐으나, 36분 레이너스가 다시 기회를 잡아 상대 수비 허점을 노려 중앙으로 침투한 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기록했다.울산은 후반전에 들어서면서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김판곤 감독은 후반 19분 이청용을 대신해 베네수엘라 출신 윙어 라카바를 투입했다. 라카바는 후반 36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어내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으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후 울산은 뚜렷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1 패배로 끝났다.울산은 이번 대회에서 22일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브라질의 플루미넨시, 26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독일의 도르트문트와 맞붙는다. 디 애슬레틱 랭킹에서 플루미넨시는 21위, 도르트문트는 7위로 평가받아 앞으로의 경기 역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한편 이날 경기는 경기 시작 직전 인근 지역에서 낙뢰가 감지되어 예정 시간보다 1시간 5분 늦게 킥오프됐다. 흥행 면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만 5,500석 규모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는 총 3,412명의 관중만이 입장해 대회 최저 관중 기록을 세웠다. 비인기 팀 간 경기라는 점과 날씨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반면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로즈볼에서는 파리 생제르맹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빅매치가 열려 8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몰리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빅클럽 대 비인기 팀 간 관심도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회 흥행을 위해 지안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울산 경기를 직접 방문했으나, 관중석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경기는 FIFA 클럽 월드컵이 직면한 흥행 난제와 대회 위상에 대한 고민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