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시작된 대선 레이스, 권영국의 9m 고공 선거운동 현장 포착

 5월 12일,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 기호 5번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남다른 방식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새벽에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만나기 위해 하늘로 올라갔다.

 

권 후보는 먼저 서울 중구 세종호텔 인근 9m 높이 철제 구조물에 올라 88일째 농성 중이던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을 만났다. 이어 한화그룹 본사 앞 30m 높이 CCTV 철탑에서는 58일째 농성 중이던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과 만남을 가졌다. 권 후보는 이들에게 해고자 복직과 임금 회복을 위해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은 이번 대선을 위해 노동당·녹색당과 민주노총 일부 산업별 노동조합 등 진보세력과 함께 '사회대전환 연대회의'를 결성하고, 당명을 '민주노동당'으로 한시적 변경했다. 2000년 창당해 2004년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했던 민주노동당의 이름을 다시 사용함으로써 진보 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거리의 변호사'로 알려진 권영국은 풍산금속 노조 활동 중 해직된 경험이 있으며, 사법시험 합격 후 민주노총 법률원장, 민변 노동위원장을 역임했다. 용산 참사, 세월호 참사, 김용균 사망사고 등 주요 사건에서 피해자들을 대변해왔다.

 


이번 대선에서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4개 정당이 민주당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노동당은 유일하게 독자 후보로 남았다. 주요 후보들이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을 찾는 동안, 권 후보는 고공 농성자, 대학생, 봉제 노동자들을 만나고 기후위기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권 후보의 출마에는 '굳이, 왜?'라는 질문이 따라다닌다. 내란 세력 청산을 위해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가 필요한데 진보표를 분산시킨다는 비판이 있다. 2022년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가 2.37%를 득표한 것이 이재명 후보의 패배 원인이라는 인식도 여전하다.

 

권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가족부의 성평등부 격상, 비동의 강간죄 도입, 낙태죄 폐지 관련 대체입법 마련 등 여성 공약과 '부자 증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 '탄소세 부과' 등 진보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재정적으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권 후보는 기탁금 3억원 중 2억4000만원을 약 1000명의 시민 후원으로 마련했으며, 평택항 산재 유가족 이재훈씨가 공동후원회장을 맡아 1000만원을 후원했다. 현재 지지율은 0.2~1%에 그치고 있으며, 선거 공보물 제작과 현수막 게시 등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권 후보는 "내란 종식의 핵심은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패배시키는 데 있다"며 "변절자 김문수를 노동의 이름으로 가장 잘 심판할 사람이 바로 저"라고 강조했다. 그는 5월 18일, 23일, 27일 예정된 TV 토론에 이재명·김문수·이준석 후보와 함께 출연한다.

 

문화포털

경비원 폭행하고 '바이바이'… 못 잡는 中관광객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경복궁 한복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인 경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해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경찰 조사만 받은 뒤 별다른 제재 없이 다음 날 바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외국인 범죄 처벌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12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50대 남성 A씨와 60대 남성 B씨가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은 지난 2일 오후 3시 30분경 서울 종로구 경복궁 내 향원정 인근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 C씨를 밀치고 때린 혐의를 받는다.사건 당시 이들은 출입이 통제된 구역에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경비원 C씨와 시비가 붙었다. C씨가 정당한 업무 수행의 일환으로 진입을 막아서자, 격분한 이들은 욕설을 퍼붓고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을 현장에서 임의동행해 인근 파출소에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에게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피해자인 경비원 C씨가 공무원 신분이 아닌 민간 용역 업체 소속이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단순 폭행 혐의만 적용됐고, 경찰은 기본적인 피의자 신문만 마친 뒤 이들을 귀가 조치했다.문제는 이들이 조사를 받은 바로 다음 날인 3일,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피의자들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경찰은 "향후 검찰이 약식기소하여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이들이 국외 체류를 이유로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지명수배가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배가 내려지면 향후 이들이 한국에 재입국할 때 공항에서 검거되거나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하지만 법조계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내국인을 폭행하고도 아무런 즉각적인 불이익 없이 출국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법 집행의 허점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특히 문화재 보호 구역 내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경비원에 대한 폭행은 단순 개인 간의 다툼을 넘어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임에도, 제도적 한계로 인해 엄정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한 시민은 "남의 나라 문화유산에서 행패를 부리고도 하루 만에 도망치듯 떠난 꼴"이라며 "외국인 범죄에 대해 출국 정지 등 보다 실효성 있는 사법 절차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번 사건은 엔데믹 이후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 범죄에 대해 우리 사법 당국이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문화재 보호 인력에 대한 법적 보호 장치 강화와 외국인 범죄에 대한 신속한 신병 확보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