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정치인 신념 실험 안 돼" 유시민 ABC론 직격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인의 개인적 신념보다 국민의 실질적인 삶을 책임지는 '현실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이념 논쟁에 선을 그었다. 30일 제주 한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정치인이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는 최근 유시민 작가가 정치인과 지지층을 가치와 이익의 관점에서 분류한 'ABC론'을 제시하며 여권 내 갑론을박이 이어진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결국 누가 더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겨루는 '잘하기 경쟁'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막스 베버를 인용하며 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균형 감각'과 '책임 의식'을 꼽았다. 신념을 간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결과가 초래된다면 그것은 결코 올바른 정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앞서 유 작가가 막스 베버의 이론을 빌려 정치인을 '정치를 위해 사는 사람'과 '정치로 먹고사는 사람'으로 구분하며 이른바 정치 자영업자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과 중심의 정치를 강조하며 정면으로 응수한 셈이다.

 


제주 지역의 해묵은 과제인 4·3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 폭력 범죄의 공소시효와 소멸시효를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반인권적 국가 범죄에 대한 시효 특례법을 조속히 재추진하여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해당 법안은 과거 정부에서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으나, 이 대통령은 이를 이른 시일 내에 현실화하여 유족들의 한을 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가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강력한 사법 정의 실현 의지로 해석된다.

 

에너지 위기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제주의 재생에너지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에너지난 속에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이 깊다고 토로하며, 제주도의 전기차 전환 정책이 현재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제주 지역 렌터카를 100% 전기차로 교체하는 목표를 언급하며, 비상 상황에 걸맞은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이행을 당부했다. 이는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지역 내 찬반 논란이 거센 제주 해저터널과 제2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현장 참석자들의 의견을 즉석에서 청취하는 파격적인 소통 행보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섬이라는 정체성이 제주의 본질임을 강조하며, 반대 의견이 많은 현장의 목소리에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 제2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서는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지역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찬반 투표를 유도하며 여론을 살피는 모습은 이례적인 장면으로 기록됐다.

 

이번 제주 타운홀 미팅은 이 대통령이 추구하는 실용주의 노선과 국민 중심의 정치 철학을 가감 없이 보여준 자리였다. 이념적 선명성보다는 민생 현안 해결과 국가적 책임 이행에 무게를 두겠다는 국정 운영 방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오로지 국민의 삶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경쟁해야 함을 거듭 강조하며 제주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향후 여권 내 정치적 노선 설정과 주요 지역 현안 해결 과정에서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박수근 절정기 역작 '귀로', 8억 5천만 원에 경매 시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박수근의 말년 예술혼이 담긴 작품이 미술 경매 시장에 등장해 컬렉터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되는 5월 정기 경매에 박수근의 1964년 작 '귀로'를 포함한 총 83점의 예술품이 출품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 경매는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올 상반기 미술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경매의 주인공 격인 박수근의 '귀로'는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조형적 완성도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제작된 역작이다. 거친 화강암의 질감을 캔버스에 옮겨놓은 듯한 특유의 기법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뒷모습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지난 2014년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당시 '빨래터'와 나란히 전시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경매 시작가는 8억 5,0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평소 경매 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형 설치 미술품이 출품된다는 점도 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코즈 앤드 이펙트(Cause & Effect)'는 높이가 3m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아크릴과 스테인리스 스틸 등 현대적 소재를 활용한 이 작품은 수천 개의 작은 인물상이 서로 얽혀 거대한 유기체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의 철학이 집약된 작품으로, 국내외 미술관급 소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와 유영국의 작품도 경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김환기가 1969년 완성한 대형 추상화 '무제'는 작가의 뉴욕 시기 예술적 실험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으로, 추정가는 최대 15억 원에 달한다. 또한 한국 기하 추상의 거장 유영국이 1988년에 그린 '산' 역시 4억 원에서 8억 원 사이의 추정가로 출품되어, 한국 근현대 미술의 튼튼한 허리를 지탱하는 거장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케이옥션 측은 이번 경매가 단순히 고가의 작품을 사고파는 자리를 넘어, 한국 미술사의 흐름을 관통하는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수근의 말년 작부터 서도호의 현대적 설치미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은 국내 미술 시장의 다양성과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일반에 공개되어, 미술 애호가들에게 거장들의 숨결을 직접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경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자산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희소성이 높은 거장들의 수작은 여전히 강력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수근처럼 한국적 정서가 짙은 작품이나 서도호처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작가의 대형작은 투자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5월 27일 오후 4시에 시작될 이번 경매 결과는 향후 국내 미술품 가격 형성 및 시장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