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억 챙긴 피싱 조직, 카자흐서 몰락

 동남아시아의 단속망을 피해 중앙아시아로 거점을 옮겨 수십억 원을 가로챈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의 국제 공조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카자흐스탄에 본거지를 두고 국내 피해자들을 상대로 거액을 편취한 혐의로 총책 A씨를 포함한 조직원 19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범행 장소를 대륙 너머로 옮기는 치밀함을 보였으나, 결국 국가 간 공조 수사망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들 조직은 과거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일대에서 활동하며 범죄 기반을 닦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 초 베트남 현지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조직원 일부가 체포되자, 남은 인원들은 카자흐스탄으로 급히 거점을 이동했다. 중앙아시아 현지에서는 유령 법인을 설립해 조직원들의 취업 비자 발급을 시도하는 등 범행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담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범행 수법은 더욱 악랄해졌다. 이들은 검찰과 금융감독원 관계자를 사칭하며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압박하는 전형적인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특히 피해자를 외부와 차단된 숙박업소에 머물게 하여 심리적으로 고립시킨 뒤 자금을 빼앗는 이른바 ‘셀프 감금’ 방식을 동원했다. 이러한 수법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만 100여 명에 달하며, 불과 4개월 사이에 발생한 피해 금액은 58억 원이라는 막대한 규모로 집계됐다.

 

수사의 결정적 계기는 적색수배 중이던 총책 A씨의 이동 경로를 포착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A씨가 카자흐스탄으로 향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인터폴 및 현지 수사당국과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가동했다. 이후 국가정보원과 합동 대응팀을 구성해 수개월간 끈질긴 추적을 벌였으며, 지난달 현지 경찰과의 합동 작전을 통해 은신처를 급습하고 조직원들을 일거에 검거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다수의 휴대전화와 위조된 검찰청 공문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들은 정교하게 제작된 가짜 서류를 피해자들에게 전송해 의심을 피했으며, 국내외에 점조직 형태로 흩어져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인원 외에도 중국 국적의 총책을 포함한 나머지 조직원 20여 명의 신원을 특정하고 이들에 대한 국제 수배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단속이 강화될수록 범죄 조직들이 제3국으로 거점을 옮기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아시아나 동유럽 등 상대적으로 공조 수사가 느슨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숨어드는 범죄에 대비해 국제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들은 반드시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이번 수사를 마무리했다.

 

문화포털

100g에 무너진 첫 AG…유도회 사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계체에 실패해 출전하지 못한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정수진은 계체 대상이 아니라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말을 믿고 음식과 음료를 섭취했다가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100g 넘겼다고 주장했다. 대한유도회는 정수진의 입장문 이후 관련 사실을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사과했다.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48㎏급 16강에서 타지키스탄의 알리야 무미노바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계체를 통과하지 못해 실격 처리됐기 때문이다.48㎏급의 계체 허용 범위는 체급의 5%를 더한 50.4㎏까지다. 정수진은 대회 당일까지 기준 체중을 맞췄지만 무작위 계체에서 허용치를 100g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당초 정수진의 계체 실패는 선수 개인의 준비 부족 때문인 것처럼 알려졌다. 하지만 정수진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이 자신이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밝혔다.정수진에 따르면 그는 대회 당일까지 계체 기준에 맞춰 체중을 관리했다. 이후 정성숙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자신에게 계체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했고, 이미 체중을 많이 감량했으니 음식물을 섭취해도 괜찮다고 말했다.정수진은 해당 내용을 다시 확인했지만 같은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죽 약 300g과 바나나 200g, 이온음료 약 600g을 섭취했다.하지만 상황은 계체를 불과 15분 앞두고 바뀌었다. 정수진이 무작위 계체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정수진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머리카락을 자르고 먹은 것을 토하는 등 마지막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허용 체중보다 100g을 초과해 계체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정수진은 SNS를 통해 자신에게도 계체 추첨 결과를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동시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지도자의 설명을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그는 계체 실패 이후 지도자들이 미안하다며 자신들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유도회가 이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고 개인의 부주의로 아침 계체에 실패한 것처럼 언론에 설명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비난과 억측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정수진은 자신으로 인해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피해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며 문제를 공개하지 않고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귀국을 앞두고 감독으로부터 이번 일을 조용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결국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그는 마지막 15분 동안 울면서 구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계체를 통과하기 위해 애썼던 상황을 떠올리며 힘든 심정을 토로했다. 또 자신의 글이 향후 선수 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비난받은 상황에서 억울한 부분을 해명하기 위해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정수진의 폭로 이후 대한유도회는 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유도회는 정수진의 계체 탈락과 관련해 선수의 입장문과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된 내용의 심각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특히 오랜 기간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정수진이 계체 문제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선수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대한유도회는 현재 국가대표 선수단이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만큼 대회가 끝날 때까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뒤 귀국 후 사실관계를 조사하겠다고 설명했다.선수단이 귀국하면 정수진과 관련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 규정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대표팀의 선수 관리와 국제대회 운영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유도회는 철저한 사실 확인과 후속 조치를 통해 선수 보호와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하며 정수진 선수와 유도인,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