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 정원이야?" 세종수목원 오색 빛 향연

 초록빛이 가득한 지중해 식물들 사이로 앙리 마티스 특유의 강렬한 원색이 넘실거린다. 국립세종수목원이 마련한 이번 특별 기획전은 20세기 현대 미술의 거장 마티스의 예술 세계를 캔버스가 아닌 살아있는 정원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사계절전시온실 내 지중해관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식물원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극대화하여, 관람객들이 마티스의 화풍을 시각뿐만 아니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마티스는 전통적인 회화의 틀을 깨고 색채를 사물의 재현이 아닌 감정의 해방구로 삼았던 화가다. 전시의 핵심 공간인 ‘빨강-색채의 해방’ 구역은 이러한 그의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강렬한 붉은색 배경 속에 수국과 제라늄, 박쥐란 등 다채로운 식물들이 배치되어 마치 거대한 입체 회화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식물의 잎과 꽃이 빛의 각도에 따라 색을 달리하듯, 마티스가 추구했던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의 변주를 정원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전시의 또 다른 묘미는 마티스가 사랑했던 명상의 상징, 금붕어를 테마로 한 공간이다. 1912년 모로코 여행 중 어항을 바라보며 평온을 찾던 사람들의 모습에 영감을 받았던 마티스의 일화는 수목원의 고요한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금붕어가 지닌 평화로운 이미지와 마티스의 감각적인 색채가 식물원 온실의 습도 및 향기와 결합하여,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예술을 통한 깊은 휴식과 명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해외 거장의 작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예술인들과의 호흡도 잊지 않았다. 부산예술인협회 소속 작가들이 마티스의 기법과 철학을 자신들의 시각으로 오마주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풍성함을 더했다. 자연과 예술, 그리고 색채라는 공통 분모 아래 국내 작가들이 해석한 현대적 감각의 정원 예술은 마티스의 고전적 명성과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평생을 정원과 식물에서 창작의 원동력을 얻었던 마티스에게 식물원은 가장 완벽한 전시장이나 다름없다. 한련화의 붉은 빛과 수국의 푸른 빛이 마티스의 붓 터치처럼 정원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모습은 식물과 예술이 본래 하나의 뿌리였음을 증명하는 듯하다. 그림 밖으로 튀어나온 듯 생동감 넘치는 식물들의 배치는 거장이 꿈꿨던 색채의 낙원을 현실 세계로 소환해 내는 데 성공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식물들이 보여주는 색의 조화가 달라지며 매번 새로운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거장의 예술혼이 깃든 오색 정원을 거닐다 보면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마티스가 그토록 갈구했던 색채의 자유와 생명의 환희를 경험하게 된다. 식물원과 명화의 이색적인 만남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예술이 우리 삶의 공간인 자연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도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화포털

여수섬박람회, 하루 최다 관람객 찍었다

 개막 초 부실 논란에 휩싸였던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연휴 특수를 타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대형 공연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맞물리면서 하루 관람객 수가 13만 명을 넘어서며 개막 이후 최다 기록을 세웠다.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4일 박람회장 방문객이 1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이는 박람회 개막 이후 가장 많은 하루 관람객 수다. 종전 최다 기록이었던 지난달 25일 6만7000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른다.관람객 급증에는 10월 첫 연휴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인기 가수들이 출연한 대규모 공연 ‘프라임콘서트’가 열리면서 박람회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렸다.이날 공연은 가수 장민호가 진행을 맡았고, 손태진·박지현·김희재·홍지윤 등이 무대에 올랐다. 공연장인 열린무대 4000여 석 입장 대기표는 개장 직후 조기 마감됐다. 좌석을 확보하지 못한 관람객들은 주제섬 광장과 잔디밭 등에서 공연을 지켜봤다.조직위는 현장 혼잡을 줄이기 위해 열린무대 밖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높이 20m 규모의 주제섬 360도 미디어파사드에 공연 실황을 상영해 입장하지 못한 관람객들도 현장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했다.박람회는 6일 하루 쉬어간 뒤 7일부터 다시 문을 연다. 조직위는 휴장일을 활용해 일부 전시와 시설을 손본다. 국제교류섬 해외 지방정부관은 17개 국가와 지방정부의 전시로 새롭게 꾸며지고, 경관조명과 난방기 등 편의시설도 보강된다.새 프로그램도 추가된다. 각국의 섬 문화와 여행 이야기를 소개하는 ‘이 섬, 어때?’가 새롭게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기존 전시와는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오는 10일에는 방송인 박경림과 뮤지컬 배우 아이비가 참여하는 ‘THE BIG SHOW’가 열린다. 뮤지컬 배우 김경선, 크로스오버 테너 류하나도 함께 무대에 올라 박람회 흥행세를 이어갈 계획이다.이번 반등은 개막 초 혹평 이후 나온 결과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람회는 초반 빈약한 전시 콘텐츠, 천막을 두른 트럭 공연,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은 먹거리 문제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국제행사라는 명칭과 예산 규모에 비해 현장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논란이 커지자 조직위는 뒤늦게 체험시설과 공연 프로그램, 관람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이후 추석 연휴를 전후해 관람객 수가 늘기 시작했고, 지난 4일에는 하루 최다 방문 기록까지 경신했다.다만 전체 목표 달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지난 4일까지 누적 관람객은 66만8922명이다. 조직위가 제시한 목표 관람객 300만명의 22.3% 수준이다.김종기 조직위 사무총장은 “하루 13만2000여 명이 찾은 것은 박람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는 의미 있는 기록”이라며 “마지막 날까지 관람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도록 더 알찬 프로그램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2026여수세계섬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11월 4일까지 열린다. 주행사장은 여수 돌산 진모지구이며, 여수세계박람회장과 개도·금오도 일원에서도 행사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