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방남 승인…북한 '내고향축구단' 17일 인천 온다

 정부가 수원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 출전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남 신청을 공식 승인했다. 통일부는 14일 발표를 통해 선수와 관계자 등 총 39명으로 구성된 북한 선수단의 한국 방문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북한 선수단은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남측에 머물며 대회를 치르게 된다. 이는 지난 2018년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이후 약 8년 만에 성사된 북한 선수단의 방한이라는 점에서 체육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방남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입국 심사 절차다. 최근 북한이 남북 관계를 국가 대 국가의 관계로 규정함에 따라, 입국 시 남한 방문증명서 대신 북한 여권을 제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기본적으로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내부 절차를 준수하되, 여권이 제시될 경우 사진 대조 등 신원 확인을 위한 보조 자료로만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남북 간의 특수성을 유지하면서도 실무적인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 여자축구의 방남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12년 만에 이루어지는 일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현재 경유지인 베이징에 머물고 있으며,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 위민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만약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멜버른 시티와 도쿄 베르디 중 승자와 23일 우승컵을 다투게 된다. 다만 패배할 경우에는 대회 일정에 따라 조기에 출국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민간 차원의 응원 열기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 200여 개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응원단은 약 3,000명 규모로 조직되어 경기장을 찾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최대 3억 원가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팀 전용 지원' 논란을 의식한 듯, 통일부는 이번 지원이 남북 선수단 모두를 함께 응원하며 상호 이해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응원 방식과 도구에 대해서는 국제 규정이 엄격히 적용된다. AFC의 지침에 따라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메시지를 담은 표현은 철저히 금지되며, 응원단은 현수막과 응원 수건, 양측 클럽기 등 사전에 협의된 도구만을 사용할 수 있다. 통일부는 민간단체들과 소통하며 질서 있는 응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축구협회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경기장 내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오랜 침묵을 깨고 성사된 이번 북한 선수단의 방문은 경색된 남북 관계 속에서 스포츠가 지닌 교류의 힘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8년 만에 재개된 북한 선수단의 방남이 일회성 행사에 그칠지, 아니면 향후 체육 교류 확대의 마중물이 될지는 이번 대회의 원만한 진행 여부에 달려 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17일 인천공항 입국을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짧고도 강렬한 남측 일정을 소화하며 아시아 여자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여정에 본격적으로 합류한다.

 

문화포털

박수근 절정기 역작 '귀로', 8억 5천만 원에 경매 시작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 박수근의 말년 예술혼이 담긴 작품이 미술 경매 시장에 등장해 컬렉터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개최되는 5월 정기 경매에 박수근의 1964년 작 '귀로'를 포함한 총 83점의 예술품이 출품된다고 15일 발표했다. 이번 경매는 한국 근현대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올 상반기 미술 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번 경매의 주인공 격인 박수근의 '귀로'는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조형적 완성도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제작된 역작이다. 거친 화강암의 질감을 캔버스에 옮겨놓은 듯한 특유의 기법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소박한 뒷모습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지난 2014년 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당시 '빨래터'와 나란히 전시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경매 시작가는 8억 5,000만 원으로 책정되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평소 경매 시장에서 보기 드문 대형 설치 미술품이 출품된다는 점도 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코즈 앤드 이펙트(Cause & Effect)'는 높이가 3m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아크릴과 스테인리스 스틸 등 현대적 소재를 활용한 이 작품은 수천 개의 작은 인물상이 서로 얽혀 거대한 유기체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탐구해온 작가의 철학이 집약된 작품으로, 국내외 미술관급 소장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와 유영국의 작품도 경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김환기가 1969년 완성한 대형 추상화 '무제'는 작가의 뉴욕 시기 예술적 실험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으로, 추정가는 최대 15억 원에 달한다. 또한 한국 기하 추상의 거장 유영국이 1988년에 그린 '산' 역시 4억 원에서 8억 원 사이의 추정가로 출품되어, 한국 근현대 미술의 튼튼한 허리를 지탱하는 거장들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케이옥션 측은 이번 경매가 단순히 고가의 작품을 사고파는 자리를 넘어, 한국 미술사의 흐름을 관통하는 주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조망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수근의 말년 작부터 서도호의 현대적 설치미술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라인업은 국내 미술 시장의 다양성과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출품작들은 경매 당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일반에 공개되어, 미술 애호가들에게 거장들의 숨결을 직접 느낄 기회를 제공한다.경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자산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희소성이 높은 거장들의 수작은 여전히 강력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박수근처럼 한국적 정서가 짙은 작품이나 서도호처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작가의 대형작은 투자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5월 27일 오후 4시에 시작될 이번 경매 결과는 향후 국내 미술품 가격 형성 및 시장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