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후보, 민주당 지지 공언… 중립성 갈등 재조명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국회의장 후보가 민주당 지지를 명확히 밝히자, 국민의힘은 "의장은 중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이러한 상황은 2022년 5월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임기를 마무리할 때 민주당 내에서 여야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발언한 것을 회상케 한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 후보자들 사이의 중립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강제하는 법률은 없다. 다만 국회법은 의장이 소속 정당을 탈당해야 한다는 '의장의 당적 보유 금지'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중립성을 강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전의 의장 선거에서도 후보들은 모두 민주당 지지를 선언하며 국정을 감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의장으로 선출된 후에는 상황이 달라지며 국회의장은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고 국회를 원활히 운영해야 한다.

 

국회의장의 중립성은 매우 중요한데, 이는 입법부의 수장으로 국가와 국민을 대표해야 하는 역할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의장 선거에서 후보들이 중립성을 논하는 가운데,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 행동할지는 미지수다.

 

문화포털

정부가 아닌 '시민'이 해냈다…세월호 참사, '치유의 기록'으로 유네스코 간다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로 남은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비극과 이후의 시간을 담은 기록물이 세계적인 유산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4·16생명안전교육원은 '단원고 4·16아카이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위한 국내 심사를 통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록 보존을 넘어,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치유하려는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이번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희생자들의 유품과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묵묵히 이어온 비영리 민간단체 '4·16기억저장소'가 주도하고, 경기도4·16생명안전교육원이 힘을 보태며 결실을 본 대표적인 민관 협업 사업이다. '단원고 4·16아카이브 : 시민의 기억운동과 치유의 기록'이라는 이름 아래, 여기에는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평범하고도 찬란했던 생전의 일상과,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추모의 물결,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간절한 외침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참사 이후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며 서로를 보듬고 다시 일어서려는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치열한 회복의 여정 또한 중요한 일부를 구성한다.이 기록물이 갖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나 기관의 공식적인 시각이 아닌, 참사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유가족과, 함께 아파하고 행동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관점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아래에서부터 쌓아 올린 살아있는 목소리의 집합체다.더 나아가, 이 아카이브는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가 어떻게 상처 입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소중한 사례다. 기억을 꺼내어 말하고, 함께 모으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은 단순히 과거를 박제하는 것을 넘어, 아픔을 직시하고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었다. 경기도교육원은 이러한 의미를 더하기 위해, '단원고 4·16기억교실' 존치 과정을 담아낸 구술 기록화 사업(2021~2023년)의 결과물도 함께 제출했다.국내 심사라는 큰 산을 넘은 '단원고 4·16아카이브'는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한다. 오는 2026년 6월 열릴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등재 결정을 받기 위해, 국가유산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이제는 전 세계가 함께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인류의 유산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