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사랑이 아니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존중'을

 근래 남성이 교제 중인 여자 친구를 살해했는데, 이에 가해자는 여자 친구의 이별 통보를 이유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인터넷상에서는 범행의 원인을 개인적인 측면에서 찾고자 하는 어조가 뚜렷했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를 겪은 여성은 무궁무진하게 많다. 한국여성의전화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 위협을 받거나 살해당한 여성이 최소 449명이나 된다. 동기로는 이혼이나 결별을 요구하거나 가해자의 재결합 및 만남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에는 폭력적이고 위계적인 남성 문화가 있다. 학창 시절부터 남성들은 힘과 외모를 중시하는 위계질서를 경험하며 폭력을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을 익히게 된다. 또한 여성을 트로피로 여기는 문화도 교제 폭력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남성은 자기 능력과 외모를 강조하며 여성을 '얻는' 것으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성의 연애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하는 능력을 배우고, 상호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여성을 통제하려는 행동이나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교제로 인한 폭력과 살인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폭력적이고 위계적인 남성 문화에서 온 것으로, 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

 

폭력을 사랑의 표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만 교제 살인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사랑싸움으로 어긋나는 행동을 단순히 묵과할 것이 아니라, 교제에서의 폭력과 통제 행위에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개인 간의 다툼을 사적인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폭력을 사랑으로 포장하지 않고, 진정한 사랑과 존중의 관계를 추구하는 문화가 전반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포털

로고 큰 가방은 이제 그만…진짜 '패피'들이 올가을 꽂힌 소재의 정체

 가을의 문턱에서 패션계의 시선이 하나의 소재에 압도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한동안 ‘가을 소재’라는 익숙한 수식어에 갇혀 있던 스웨이드가 올 시즌 가장 뜨거운 키워드로 화려하게 귀환한 것이다. 패션 플랫폼 LF몰의 데이터는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보여준다. 최근 한 달여간 ‘스웨이드’ 키워드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폭증했으며, 특히 ‘스웨이드 가방’ 검색량은 무려 955%, 즉 10배 가까이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스웨이드의 매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가방과 신발과 같은 액세서리에 얼마나 열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단순히 계절이 바뀌어 찾는 소재가 아닌, 하나의 거대한 트렌드로서 스웨이드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스웨이드의 이토록 거세진 존재감은 올해 패션계를 관통하는 거대한 두 흐름, 즉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이어지는 빈티지 무드와 과시하지 않는 은은한 세련미를 강조하는 ‘소프트 럭셔리’ 트렌드와 완벽하게 맞물렸기 때문이다. 가죽의 안쪽 면을 부드럽게 가공해 만든 스웨이드 특유의 따뜻하고 매트한 질감, 그리고 깊이 있는 색감은 화려한 로고나 번쩍이는 장식 없이도 그 자체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소재와 실루엣에서 나오는 은은한 멋을 추구하는 현재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것이다. 스웨이드는 이제 낡은 것이 아닌, 가장 현대적이고 세련된 감성을 표현하는 소재로 재평가받고 있다.이러한 흐름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단연 패션 브랜드들이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스웨이드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LF의 닥스 액세서리는 소가죽과 염소가죽 등 고급 스웨이드 소재 본연의 감도를 극대화한 가방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며 정공법을 택했다. 헤지스 액세서리는 올해 유행 컬러인 ‘모카무스’ 색상을 스웨이드에 접목한 ‘엣지 백’으로 초도 물량 완판 신화를 썼고, 현재 5차 재생산에 돌입하며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질스튜어트 뉴욕 액세서리는 한발 더 나아가 이탈리아의 최고급 스웨이드 전문 공장에서 생산한 프리미엄 소재를 사용하고, 가방뿐만 아니라 부츠까지 새롭게 선보이며 스웨이드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결국 올가을 스웨이드는 단순히 계절감을 나타내는 소재를 넘어, 스타일의 핵심을 완성하는 ‘포인트’ 아이템으로 그 위상이 격상되었다. 지난해에는 재킷이나 아우터 등 의류 품목에서 스웨이드가 주로 활용되었다면, 올해는 한층 다채로워진 색감과 고급스러운 소재감을 무기로 한 가방과 신발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요란한 장식 없이도 잘 만들어진 스웨이드 백 하나, 혹은 스웨이드 부츠 한 켤레만으로도 전체적인 룩에 깊이와 세련미를 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웨이드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올가을 패션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