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국가경쟁력 '20위'..기업 효율성 큰 역할, 정부 효율성은 '글쎄'

 기획재정부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서 한국이 2023년의 28위에서 8계단 상승한 20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평가 대상에 포함된 이후 최고 순위이다.

 

특히 '기업 효율성' 부문에서 33위에서 23위로 10계단 상승한 것이 국가경쟁력 순위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 세부적으로는 생산성·효율성(41위에서 33위), 노동시장(39위에서 31위), 금융(36위에서 29위) 등에서 순위가 올랐다. 또한, '인프라' 분야도 16위에서 11위로 5계단 상승했다.

 

반면, '경제성과' 분야는 14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경제 성장률 순위는 상승했지만, 국제무역 부문에서의 하락이 전체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 효율성' 분야는 여전히 40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세부적으로 재정이 38위, 기업여건이 47위, 사회여건이 29위로 나타났다. 특히 조세정책 부문이 26위에서 34위로 하락하면서 정부 효율성 순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는 조세 부담 증가가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IMD의 평가에 따르면 2024년 국가경쟁력 순위 1위는 싱가포르가 차지했으며, 미국과 중국은 각각 12위와 14위에 올랐다. 일본은 38위에 그쳤다. 

 

한국은 국민소득 3만 달러와 인구 5000만 이상인 '30-50 클럽' 7개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한국의 기업 환경이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정부 효율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문화포털

격동의 2025년, 왜 국민은 무덤덤했나?…데이터로 본 '버티는 삶'의 기록

 실패한 내란의 여파와 정권 교체, 극심한 환율 변동 등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5년이었지만, 정작 대다수 국민은 '큰 변화 없이 지나간 한 해'로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엠아이(PMI)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말 결산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7.8%는 2025년을 '큰 변화 없이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이는 내란 사태와 대통령 선거 등 국가적 격변에도 불구하고, 국민 개개인의 삶은 비교적 큰 동요 없이 유지되었음을 시사한다. 물론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는 응답도 31.0%에 달해 고물가·고금리 시대의 고통을 체감한 이들도 적지 않았으나, '생각보다 잘 풀렸다'(11.3%)는 긍정 응답까지 포함하면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가 격동의 2025년을 스스로의 힘으로 잘 헤쳐왔거나 버텨냈다고 해석할 수 있다.올 한 해 국민을 가장 괴롭힌 스트레스 요인은 거대 담론이 아닌 '일상의 문제'에 집중됐다.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물가·금리 등 경제 변동'(23.6%)이 꼽혔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22.9%)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이는 정치적 혼란이나 사회적 사건보다 당장의 먹고사는 문제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스트레스에 맞서 국민들이 택한 해소법은 거창하기보다는 소박하고 현실적이었다. '운동·걷기 등 건강 루틴'(37.9%)을 꾸준히 실천했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나를 위한 작은 보상 소비'(12.6%)나 '명상·휴식'(12.0%)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특별히 실천한 루틴이 없다'는 응답이 20.9%로 2위를 차지한 점은, 일부 국민은 적극적인 스트레스 관리 대신 묵묵히 상황을 감내하는 방식을 택했음을 보여준다.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소비 심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2025년 가장 만족스러웠던 소비'를 묻는 질문에 '특별히 만족스러운 소비는 없었다'는 응답이 29.9%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팍팍한 살림에 지갑을 닫았거나, 소비를 했더라도 뚜렷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나마 지출이 이루어진 분야는 '여행·공연·맛집 등 경험 소비'(23.5%)와 '건강·웰빙 관련 소비'(13.1%)로, 물질적 소유보다는 무형의 가치와 개인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20대는 자기표현을 위한 소비에, 50대는 경험과 건강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는 등 세대별로 가치를 두는 영역에 선택적으로 지출하는 '핀셋 소비' 패턴이 관찰됐다.다가오는 2026년에 대한 기대감 역시 뜨겁기보다는 미지근한 '관망세'가 우세했다. '내년이 기대된다'는 응답은 32.8%에 그친 반면, '그냥 그렇다'는 유보적 응답이 45.3%로 가장 많았다. '기대되지 않고 걱정이 더 크다'는 비관론(21.9%)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심리는 내년에 지출을 늘리고 싶은 분야를 묻는 질문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응답자의 37.9%가 '저축·재테크'를 1순위로 꼽으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26년에 꼭 이루고 싶은 삶의 키워드 역시 모든 세대에서 '건강'과 '안정'이 공통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개인은 결국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일상의 평온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