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 보다가 거북목 된 사람들이 만든 출판사가 대박났다?

 출판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1인 출판사들이 주목받고 있다. 터틀넥프레스와 가망서사는 각자의 뚜렷한 정체성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업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두 출판사의 대표는 흥미로운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80년대 초반생인 이들은 2022년을 전후로 창업을 시작했으며, 출판계에 입문하기 전 영화라는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들이 운영하는 1인 출판사는 비록 출간 도서 수는 많지 않지만, 각각의 뚜렷한 브랜드 색깔로 업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터틀넥프레스의 김보희 대표(44)는 20년간의 출판 경력을 바탕으로 '함께 배움'과 '삶의 태도'를 키워드로 한 출판사를 설립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거북목'에서 착안한 출판사명처럼, 독자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며 성장하고 있다. 특히 〈에디토리얼 씽킹〉은 20쇄를 돌파하며 출판계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가망서사의 박우진 대표(43)는 다채로운 경력을 바탕으로 '희망과 절망 사이의 가망'이라는 독특한 철학을 추구한다. 장애, 동물, 여성 서사 등 역사적으로 소외된 목소리에 주목하며,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조응〉은 올해의 번역서로 선정되며 그의 안목을 입증했다.

 

두 출판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터틀넥프레스는 1800명의 뉴스레터 회원과 함께 '친구 같은 출판사'로 발전하고 있으며, 가망서사는 북페어와 동네책방을 통해 진정성 있는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규모보다는 본질에 충실한 이들의 행보는 한국 출판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포털

사장 승진은 단 1명, 대신 하버드 석학 수혈…이재용의 '기술 삼성' 승부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 사장단 인사는 '안정 속 기술 혁신'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드러냈다. 전 세계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전환기를 맞아, 승진 인사를 최소화하며 조직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한편, 외부 기술 인재를 파격적으로 영입해 '기술 초격차'의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선명하게 읽힌다. 이번 인사는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의 서막으로,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파고를 어떻게 넘어설지에 대한 전략적 밑그림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번 인사의 핵심은 양대 축인 반도체(DS)와 스마트폰·가전(DX) 부문 수장들의 유임과 역할 강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DX 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에게 각각 핵심 사업부장인 메모리사업부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계속 겸직하도록 했다. 이는 극심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검증된 리더십을 중심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부진을 씻고 실적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신임을 얻었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셈이다.안정 기조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변화의 의지는 외부 인재 영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교수인 박홍근 사장을 삼성의 미래 기술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1967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과 수석 입학 및 전체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 박사 학위 취득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을 외치며 기술 확보를 생존의 문제로 여겨 온 이재용 회장의 경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파격적인 인사다. 선행 기술 연구의 심장부에 외부의 수재를 앉혀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윤장현 사장 역시 기술 전문가로서,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중책을 맡았다. 오랜 기간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윤 사장의 발탁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모바일, TV, 가전 등에 AI와 로봇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사장단 인사가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마무리됐지만,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이 물러나고 사업지원실이 신설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삼성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