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린·쇼트닝의 영광과 몰락의 역사

 19세기 초반, 프랑스의 한 화학자의 발견으로 시작된 마가린의 역사는 현대 식품산업의 혁신과 변천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1813년 미첼 으제니 셰브르유의 마가린산 발견을 시작으로, 나폴레옹 3세의 명령으로 개발된 버터 대체품은 이후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변화의 시발점이 되었다.

 

초기 마가린은 쇠기름을 주원료로 사용했으나,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큰 변화를 맞이한다. 1871년 헨리 W 브래들리가 면실유를 활용한 새로운 제조법으로 특허를 획득하면서, 마가린은 점차 식물성 지방 기반 제품으로 진화했다. 19세기 말에는 미국 내 37개 업체가 마가린을 생산할 정도로 산업이 성장했으며, 이는 기존 버터 업계의 위기감을 자극해 1886년 마가린법 제정의 계기가 되었다.

 

한편, 쇼트닝의 발전 과정도 주목할 만하다. 원래 '쇼트닝'이라는 용어는 밀가루의 글루텐 사슬을 짧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유래했으며, 초기에는 주로 돼지기름(라드)을 지칭했다. 현대적 의미의 쇼트닝은 프록터앤드갬블이 개발한 '크리스코'에서 시작되었는데, 이는 면실유를 결정화해 만든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수소화 공정 기술의 발전은 식물성 기름의 고형화를 가능케 했고, 이는 마가린과 쇼트닝 산업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다. 특히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시기의 물자 부족은 이들 제품의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규제를 통해 마가린이 완전한 식물성 제품으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았다. 부분 수소첨가 공정에서 발생하는 트랜스지방이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마가린과 쇼트닝 산업은 큰 도전에 직면했다. 2000년대 들어 미국 식약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조사들은 제품의 성분과 제조공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했다. 크리스코는 완전 수화된 야자유 쇼트닝을 출시했고, 마가린 업계도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트랜스지방이 함유된 제품을 완전히 퇴출했다.

 

이러한 역사는 식품 과학기술의 발전과 안전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잘 보여준다. 특히 최근 대만 카스테라 논란에서 보듯, 식용유 사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은 제과제빵의 기본 원리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식품의 역사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사례라 하겠다.

 

문화포털

칠흑 같은 밤바다로 사라진 4명... 총리 "가용 자원 총동원" 긴급 지시

 4일 저녁 충남 태안군 천리포 인근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7명 중 3명은 구조되었으나, 나머지 4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오후 6시 20분경으로, 해가 저물어 어두워진 데다 해상에는 풍랑 특보까지 발효된 상황이어서 구조 및 수색 작업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사고 선박은 9.77톤 규모로, 갑작스러운 전복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해양경찰은 현재 거센 파도와 싸우며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사고 소식을 보고받은 김민석 국무총리는 즉각 관계부처에 긴급 지시를 내리며 범정부적 대응을 주문했다. 김 총리는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을 향해 "함정과 항공기는 물론, 사고 해역 주변을 지나는 모든 어선과 상선까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총동원하여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실시하고, 실종자 수색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이 만전을 기하라"고 강력히 지시했다. 이는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집중하라는 최고 책임자의 단호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긴박한 사고 현장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총리의 지시는 해상 구조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김 총리는 행정안전부와 국방부,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 관할 자치단체인 충청남도와 태안군에도 "해상 구조에 동원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를 아낌없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현장의 구조 활동이 차질 없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소방청에는 "해상 구조팀과의 협조 체계를 즉각 구축하고, 육상으로 이송되는 구조 환자들에 대한 신속한 응급 구호 조치를 철저히 지원하라"고 당부하며 해상과 육지를 아우르는 입체적인 구조 작전 체계를 강조했다.특히 김 총리는 악천후 속에서 구조 활동을 벌여야 하는 구조 대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하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현재 해상에 풍랑 특보가 발효되어 있어 구조 작업 자체에 상당한 위험이 따르는 만큼, 구조에 임하는 대원들의 안전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실종자 수색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속에서도 또 다른 인명 피해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정부는 밤샘 수색 작업을 이어가며 남은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