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뻔한' 우리 한글, 전국 곳곳에서 공개된다!

 최근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국립한글박물관이 전국 각지에서 의미 있는 순회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순회 전시는 단순한 전시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데, 한글의 가치와 문화유산을 전국적으로 공유하는 동시에 화재로 인한 아쉬움을 달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한글박물관은 17일, 2024년 한 해 동안 충청남도 공주, 경상북도 구미, 부산광역시, 경기도 김포, 강원도 강릉, 제주특별자치도 등 전국 7개 지역의 주요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는 '어린이 나라'다. 이 전시는 일제강점기 민족의식 고취와 어린이 교육에 큰 역할을 했던 잡지 '어린이'를 재조명한다. 방정환 선생이 주도했던 이 잡지는 당시 우리말과 한글 보급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주 아트센터고마에서 3월 13일부터 5월 11일까지, 이어서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5월 20일부터 7월 20일까지 진행된다.

 

'근대한글연구소' 전시는 한글의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근대 시기에 발행된 다양한 한글 자료들을 현대 예술가들이 새롭게 해석해 공예, 패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했다. 이 전시는 김포아트빌리지 아트센터(4월 1일∼6월 29일)를 시작으로 부산시민회관(9월 12일∼10월 31일)으로 이어진다.

 


지역성과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사투리는 못 참지!' 전시는 지난해 국립한글박물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큰 호응을 얻었던 전시다.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사투리를 통해 우리말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체험할 수 있는 이 전시는 강릉 오죽헌·시립박물관(7월 9일∼8월 31일)과 제주 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전시관(9월 22일∼12월 7일)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별히 주목할 만한 전시로 '한글, 마음을 적다'가 있다. 충청남도역사박물관에서 3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조선시대 왕실과 양반가의 한글 자료를 통해 당시의 생활상과 정서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정조의 한글 편지와 '자경전기' 등 왕실 문서를 통해 조선시대 한글 사용의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월 초 발생한 화재로 인해 3~4층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국립한글박물관은 현재 전면 휴관 중이다. 다행히 소장품 8만 9천여 점은 화재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이들 유물은 안전한 보관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으로 분산 이관될 예정이다. 박물관 측은 이번 순회 전시가 한글박물관의 존재 가치를 재확인하고, 한글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포털

SK그룹의 '자식 구하기' 혈투... 이번엔 SK에코플랜트에 4,800억 '수혈'

 SK그룹이 또 한 번의 대규모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이번에는 SK에코플랜트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수혈 작전'이 핵심이다. SK㈜는 13일, 전날 이사회에서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로 편입하는 사업구조개편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이번 결정으로 SK트리켐(지분 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는 SK㈜의 현물 출자 방식으로,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100%)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SK에코플랜트 산하로 들어가게 된다. 이를 통해 약 4,800억 원 규모의 자본이 SK에코플랜트에 투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편입되는 4개 회사는 모두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과 밀접한 소재 기업들이다. SK트리켐은 반도체 제조용 전구체, SK레조낙은 식각 가스,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OLED 소재,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반도체 포토 소재를 생산하는 전문 기업들이다. SK㈜ 측은 "SK에코플랜트가 기존 반도체 EPC 사업과 리사이클링 사업에 소재 분야까지 더해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장 스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SK에코플랜트의 IPO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 IPO로 1조 원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2026년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만약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수천억 원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의 독자 상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SK그룹이 '고육지책'으로 우량 자회사들을 떼어내 SK에코플랜트에 붙이는 형태의 구조조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사실 이는 처음이 아니다. SK㈜는 지난해에도 반도체 가공·유통사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켜 재무 건전성을 보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SK C&C가 보유한 30MW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 원에 매각하는 결정도 내렸다.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진행되는 이러한 일련의 리밸런싱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사업재편이다. 당시 합병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에 11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으나 곧바로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다시 각각 3,594억 원, 2,99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SK그룹은 이처럼 그룹 내 주요 자회사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해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