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원래 보수다?... 이재명의 충격적 고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민주당의 위치를 전면 재조정하는 파격적인 발언을 해 정가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18일 유튜브 채널 '새날' 출연에서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중도 보수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체성은 물론, 이 대표 자신의 과거 행보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특히 진보 진영의 대표적 정당을 자처해온 민주당의 역사를 고려할 때, 이러한 급격한 노선 전환은 당내외에서 상당한 논란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진보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주당의 실제 위치가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이라고 규정했다. 더불어 현 여당인 국민의힘을 겨냥해 "보수는 건전한 질서와 가치를 지키는 집단인데, (국민의힘은) 헌정질서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반도체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불거진 '우클릭'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는 '우클릭'하지 않았다. 원래 우리 자리에 있었다"며 우클릭 논란 자체를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이 대표의 과거 행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2월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는 통합비례정당 창당 과정에서 "진보개혁 진영의 맏형으로서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도 당연히 가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23년에는 당 을지로위원회의 '민주당 재집권전략보고서' 추천사를 통해 "을(乙)과 함께 더 단단하게 연대하는 진보적 대중정당, 양극화와 불평등 구조를 개혁하는 유능한 민생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더욱이 2022년 전당대회에서는 사회 구조의 양극화를 지적하며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이 아닌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발언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정체성을 넘어 보다 진보적인 색채를 강화하자는 취지였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과는 정반대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급선회는 민주당의 역사적 맥락에서도 이례적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 이후 민주당 지도부는 일관되게 진보 정체성을 강조해왔다. 대표적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1년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 "야권 대통합의 목적은 총선·대선 승리가 아니라 정권교체를 통해 진보개혁진영의 공동·연합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정책적 조정을 넘어 민주당의 근본적인 정체성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한국 정치 지형에 상당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포털

이종구, 쌀 포대 대신 '반가사유상' 그린 이유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거장 이종구 작가가 서울 삼청동 학고재 갤러리에서 개인전 '사유(Pensive)'를 개최하며 동시대의 고통과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거 정부미 쌀 포대 위에 농민의 얼굴을 그려 넣으며 시대의 모순을 고발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시선을 안으로 돌려 인간의 유한성과 생명의 순환을 응시한다. 7월 4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겪은 개인적인 병고와 정년퇴임이라는 삶의 변곡점을 거치며 더욱 깊어진 예술적 성찰을 담아낸 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전시의 핵심적 도상으로 등장하는 반가사유상은 종교적 숭배의 대상을 넘어 혼란스러운 현실을 견뎌내는 존재의 태도를 상징한다. 이 작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마주한 반가사유상의 고요한 미소에서 동시대의 비극을 치유할 힘을 발견했다. 화면 속 불상은 불길과 물결, 병든 육체와 나란히 배치되며 성스러움과 세속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불이(不二)'의 철학을 시각화한다. 이는 과거 농촌의 현실을 직시하던 그의 리얼리즘 정신이 인간 실존에 대한 근원적인 사유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특히 '사유_예토(팔레스타인)' 연작은 작가의 비판적 시선이 국경을 넘어 인류 전체의 비극으로 확장되었음을 증명한다. 전쟁과 학살로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불교적 고통의 세계인 '예토'와 겹쳐낸 이 작품은, 격렬한 비극의 현장을 절제된 침묵의 화면으로 치환한다. 작가는 감정적 과잉을 걷어낸 자리에 관람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기록해온 원로 작가가 동시대 세계 시민으로서 건네는 묵직한 연대의 메시지이기도 하다.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나체와 병든 신체의 형상은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장치다. 암 수술과 투병 과정을 겪으며 마주한 죽음의 감각은 작가에게 몸이야말로 사유가 시작되는 가장 구체적인 무대임을 깨닫게 했다. 사회적 지위나 욕망의 외피를 벗어던진 인간의 벌거벗은 몸은 영원한 불상의 형상과 대비를 이루며, 초월적 가치와 현실의 고통이 어떻게 하나의 실존으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에게 걷기와 호흡, 노화의 과정은 그 자체로 수행이자 예술적 실천이 된다.'나무' 연작에서는 생로병사의 시간이 한 폭의 풍경으로 펼쳐진다. 거대한 고목 아래 놓인 유모차와 휠체어,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진돗개는 인간과 자연이 공유하는 생명의 순환 고리를 상징한다. 여기서 진돗개는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인간과 함께 고통과 평화를 나누는 동등한 생명체로 격상된다. 학고재 측은 이번 전시가 특정 종교의 교리를 전파하기보다 형상 사이의 간극을 통해 관객들이 각자의 삶을 되돌아보고 동시대의 재난과 존엄에 대해 고민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충남 서산 출신의 이종구 작가는 중앙대 교수와 인천문화재단 대표를 역임하며 한국 미술계의 굵직한 족적을 남겨왔다. 2005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는 등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은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민중미술가라는 수식어를 넘어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하는 구도자적 예술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삼청동 본관과 온라인 전시장 '학고재 오룸'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소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우리 시대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사유하게 만드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