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휘성·김새론에 예일대 교수, '피할 수 있었던 죽음'

 가수 휘성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국 사회의 약물 중독 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인 나종호 박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의 중독 치료 환경의 심각한 한계를 지적하며 경종을 울렸다.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휘성(본명 최휘성·42)은 오랜 기간 약물 문제로 고통받아왔다. 그는 2021년 프로포폴 상습 투약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2020년에는 수면 유도제 에토미데이트 투약 후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졸피뎀 투약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등 반복적인 약물 관련 문제를 겪어왔다.

 

나종호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휘성의 노래를 참 좋아했다"며 애도를 표한 뒤, "고인의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물 과복용 문제는 제가 가장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라 더욱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몇 년째 중독 재활 시설에 대한 예산 지원을 촉구해왔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11일 추가 게시글에서는 "중독의 끝이 반드시 죽음은 아니다"라며 "약물과 알코올 중독은 치료가 가능한 병이며, 일상을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는 환자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에는 중독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과 재활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처벌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마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현재 휘성의 사망과 관련해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휘성은 오는 15일 대구에서 동료 가수 KCM과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휘성은 생전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여러 차례 호소했으며, 2019년에는 한 방송인의 폭로로 성폭행 모의 의혹까지 불거져 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적 낙인과 비난이 그의 정신 건강에 미친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나종호 교수는 최근 배우 김새론이 사망했을 때도 "잘못을 했다고 해서 재기의 기회도 없이 사람을 매장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라며 "실수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오징어 게임'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2023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알려진 나 교수는 저서 '만일 내가 그때 내 말을 들어줬더라면'을 통해서도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약물 중독 문제 해결을 위해 단순 처벌이 아닌 치료와 재활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명인의 약물 중독과 사망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한국 사회가 중독을 범죄가 아닌 질병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실질적인 치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포털

대구 서문시장서 맞붙은 이진숙과 한동훈, 보수 민심 어디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지역 정가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대구를 찾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이 전 위원장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 전 대표를 '한동훈씨'라고 지칭하며, 대구에는 그가 설 자리가 없으니 즉시 떠날 것을 촉구했다. 서문시장 인근에서 한 전 대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그를 강도 높게 비난하는 반대 세력이 뒤섞인 현장을 목격했다는 이 전 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분열과 패배의 책임을 한 전 대표에게 돌리며 날을 세웠다.이 전 위원장의 분노는 자신이 기관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배경과 맞닿아 있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총선에서 승리했다면 우파 정치인들이 지금과 같은 수모를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원망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한 전 대표가 총선 패배를 자초해 우파 국민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하며, 현재의 정치적 혼란이 한 전 대표의 독단적인 행보에서 비롯되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차기 대구시장을 노리는 이 전 위원장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해 한 전 대표를 공공의 적으로 설정한 전략적 발언으로 풀이된다.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 전 대표의 대구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서도 이 전 위원장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현역 의원들을 대동하고 대구 거리를 누비는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꼬집으며, 만약 출마 계획이 없다면 서문시장 '행차'는 더더욱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장동혁 의원의 행보를 의식해 세 과시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 지도부와 대구 시민들을 흔드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한 전 대표가 이미 당원 게시판 논란 등으로 제명된 상태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의 정치적 정당성을 정면으로 부정한 셈이다.한 전 대표 역시 이 전 위원장의 공세에 물러서지 않고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2박 3일간의 대구 일정 마지막 장소로 서문시장을 찾은 한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위원장의 노선을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계엄' 옹호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만난 대구 시민 대다수는 이 전 위원장이 지향하는 극단적인 노선에 반대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과연 누가 대구에 오지 말아야 할 사람인지를 반문했다. 이 전 위원장의 비판을 정상적인 시민의 생각이 아닌 소수의 편향된 시각으로 치부하며 자신의 대구 방문 당위성을 역설한 것이다.서문시장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배현진, 박정훈 등 친한계 의원들과 함께 등장한 한 전 대표를 향해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전 위원장은 이러한 혼란의 책임이 한 전 대표의 방문 자체에 있다고 보았고, 한 전 대표는 이를 낡은 정치 세력의 저항으로 간주했다. 보수 진영 내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두 인물의 충돌은 대구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며 보수 정당의 앞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이 전 위원장과 한 전 대표의 이번 설전은 향후 대구 지역 선거와 보수 진영의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전 위원장은 선명한 우파 노선을 강조하며 지역 민심 파고들기에 나섰고, 한 전 대표는 기존 보수와는 차별화된 행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증명하려 애쓰고 있다. 대구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문시장에서 시작된 이들의 기 싸움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보수 진영의 주도권을 둘러싼 거대한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일정을 마치고 상경했지만, 그가 남긴 파장과 이 전 위원장의 강력한 견제는 대구 정가에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