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급등한 美, 하다하다 계란 밀수까지

미국에서 계란 가격 급등으로 인한 밀수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서 발생한 국경순찰대 요원의 마약 밀수입 단속 사례를 소개하며, 최근 계란 밀수 사건의 증가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했다. 이 사건은 계란값이 급등하면서 미국인들이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A등급 대형 계란 12개 가격은 평균 5.90달러로,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금액이다. 1년 전 가격은 약 3달러였으므로, 가격은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가격이 10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에 반해, 멕시코에서는 같은 상품이 2달러 미만에 판매되고 있으며, 밀수 사건이 증가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가격 차이에 있다.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도시들에서는 계란 밀수로 가격이 오른 경우가 있지만, 그 가격도 여전히 멕시코에서의 가격보다는 낮다. 예를 들어, 텍사스의 라레도에서는 밀수된 계란의 가격이 2.3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의 노프릴스 지역에서 미국인들이 계란을 구매하려는 모습을 자주 목격된다고 더로직 매체가 전했다. 이 지역에서 계란 가격은 3.73달러로 미국에서의 가격보다 저렴하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밀수하는 계란은 가격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로, 계란값 상승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불법적인 거래에 가담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계란 밀수 적발 사례는 지난해 10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멕시코와 인접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와 텍사스주 라레도에서는 계란 밀수 적발 건수가 급증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158%, 라레도에서는 54%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미국 전역에서 계란 밀수 적발 건수가 3768건에 달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 이는 펜타닐 밀수 적발 건수인 352건의 10배를 넘는 수치로, 미국인들에겐 계란값 상승이 펜타닐보다 더 큰 문제로 다가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튜 홈스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공공정책 책임자는 "불법 펜타닐 퇴치가 중요한 일이라 하더라도, 펜타닐보다 계란 밀수가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미국 북부 국경에서 발생하는 펜타닐 밀수는 전체의 1% 미만에 불과하다"며, 계란 밀수가 더 심각한 상황임을 지적했다.

 

미국에서 계란을 밀수하는 것은 불법이다. 조류나 가금류 제품은 질병을 퍼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식 절차를 밟지 않으면 밀수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만약 밀수가 적발되면 첫 위반 시 3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러나 많은 미국인들이 이 사실을 모르고 계란을 밀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밀수 의도가 명백한 경우가 아니라면 계란만 압수하고 벌금을 부과하지 않기도 한다. 또한, 일부는 멕시코에서 부활절 기념용 계란인 ‘카스카로네’를 사오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는 빈 달걀 껍질에 색종이를 채운 것으로 질병을 퍼뜨릴 우려가 없어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에서 계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조류독감의 확산이다. 이에 따라 미국 농무부는 계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대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튀르키예에서 1만 6000톤의 계란을 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미국 내 계란 가격 상승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미 농무부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계란 가격이 41.1% 더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외식업체는 계란이 포함된 메뉴에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브루스 뮤어헤드 캐나다 워털루대학교 교수는 "계란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8개월은 걸릴 것"이라며 계란 공급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포털

마지막 관문 하나 남았다… 대한민국 최초 '도심 국립공원' 탄생 임박

 부산의 상징과도 같은 금정산이 '대한민국 1호 도심형 국립공원'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마지막 발걸음을 내디뎠다. 최근 중앙산지관리위원회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잇달아 통과하며 9부 능선을 넘었고, 이제 최종 결정 단계인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 중요한 시점에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직접 금정산 국립공원 예정지를 찾아 생태 및 문화자원 현황을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금정산의 국립공원 지정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정 이후의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현장 행보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천연습지와 희귀 생물종이 서식하는 남문습지 일대를 둘러보며 금정산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시민들과 함께 상생할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금정산이 국립공원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단순히 도심에 가까이 있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만이 아니다. 2020년부터 2년간 진행된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 결과는 금정산이 얼마나 풍부한 생명력과 유산을 품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이곳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3종을 포함해 무려 1782종에 달하는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금정산이 낙동정맥을 잇는 국가의 핵심 생태축으로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증명하는 대목이다. 생태적 가치뿐만 아니라, 금정산은 71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127점의 유구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어 '생태·경관·문화'의 삼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명산으로 평가받는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사 박물관이자 역사 문화의 현장인 셈이다.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은 2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친 시민들의 염원과 부산시의 노력이 빚어낸 결실이다. 2005년 시민 사회의 여론으로 시작된 논의는 2019년 6월 부산시가 환경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후 국립공원 지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타당성 조사, 수차례의 주민공람과 설명회, 공청회, 관계 부처 협의 등 복잡하고 지난한 행정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성환 장관은 양산시 호포마을과 부산 범어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국립공원 지정에 대한 지역 사회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힘썼다. 이처럼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이 더해졌기에 마지막 관문을 앞둔 지금, 시민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이제 금정산은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공원으로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박형준 시장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마지막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단순히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는 것을 넘어, 시민과 함께 가꾸고 지켜나가는 지속 가능한 보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금정산을 전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도심형 국립공원의 선도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금정산이 품고 있는 천혜의 자연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고,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더 수준 높은 휴식과 생태 교육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 바로 금정산 국립공원이 나아갈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