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분 만에 '완판 신화'... 부산 시민들이 미친 듯이 달려든 '그 공연장' 오픈

 부산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대형 클래식 전용 공연장 '부산콘서트홀'이 시범 공연 티켓 오픈 직후 단 2분 만에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부산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클래식부산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7일 진행된 부산콘서트홀 시범 공연 티켓 오픈에서 예매 시작 후 불과 2분 만에 모든 좌석이 매진되었다. 이번에 매진된 공연은 다음 달 26일 챔버홀에서 열리는 앙상블 코스모폴리탄의 'The Sound of Strings'와 29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하는 '부산 성악가와 함께하는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의 밤'이다.

 

부산콘서트홀은 오는 6월 20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으며, 클래식부산은 개관에 앞서 음향과 시스템 등 공연장 운영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4월과 5월 두 달간 시범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1차 티켓 오픈은 그 첫 번째 단계였다.

 

이번에 매진된 공연들이 상대적으로 좌석 수가 적은 챔버홀(400석)에서 진행되고 무료 공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매 시작 직후 곧바로 전석이 매진된 것은 부산콘서트홀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기대와 클래식 음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산콘서트홀은 부산 지역 최초의 대규모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관객이 무대를 둘러싸는 형태의 빈야드 스타일 공연장과 웅장한 파이프오르간 설치 등으로 개관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빈야드 스타일은 베를린 필하모닉 홀,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등 세계적인 공연장에서 채택한 설계 방식으로, 연주자와 관객 간의 거리를 최소화해 더욱 생생한 음악적 경험을 제공한다.

 


메인 공연장인 그랜드홀은 1,700석 규모로 설계되었으며, 이번에 티켓이 매진된 챔버홀은 400석 규모의 소극장으로, 실내악과 소규모 공연에 최적화되어 있다. 부산콘서트홀은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부산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클래식부산은 이번 1차 티켓 오픈에 이어 추가 시범 공연 티켓도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오는 20일 오전 11시에는 'Hello Classic 헨델 VS 바흐'(5월 10일 오후 3시·1000원) 티켓을 오픈하며, 24일 오전 11시에는 '국립합창단 카르미나 부라나'(5월 16일 오후 7시30분·무료)와 '부산시립교향악단 New World'(5월 23일 오후 7시30분·무료) 예매를 진행한다.

 

시범 공연 티켓은 클래식부산 홈페이지(classicbusan.busan.go.kr)에서 회원가입 후 1인당 최대 4매까지 신청 가능하다. 첫 티켓 오픈의 폭발적인 반응을 고려할 때, 다음 티켓 오픈에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부산콘서트홀의 정식 개관은 6월 20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개관 공연으로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공연이 계획되어 있다. 부산시는 부산콘서트홀을 통해 부산이 동북아시아의 문화 허브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범 공연의 성공적인 티켓 오픈은 부산 시민들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갈증과 수준 높은 문화 예술 공연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는 지표로, 부산콘서트홀의 성공적인 안착과 부산 문화예술 발전에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23년간 입국 금지는 '비례원칙 위반'... 유승준에게 또다시 승소 판결 내린 법원

 병역 비리 논란으로 23년간 한국 입국이 금지됐던 가수 유승준(48·미국명 스티븐 승준 유)에 대해 법원이 다시 한번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유승준이 제기한 세 번째 소송에서 나온 결과로, 대법원에서 두 차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비자 발급을 거부해온 정부의 조치가 위법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재차 확인된 것이다.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를 입국금지해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공익과 사익 간 비교형량을 해볼 때 피해 정도가 더 커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핵심 판단 근거를 밝혔다.특히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해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고 덧붙여 유승준의 과거 행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유승준의 법정 투쟁은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왔다. 1997년 '가위', '연가', '사랑해 누나' 등 히트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2002년 공연을 목적으로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회피했다. 당시 그는 군 입대를 공언했던 상황이어서 국민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이에 법무부는 여론에 호응해 그의 입국을 제한했고, 이후 23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2015년 8월, 38세가 된 유승준은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했더라도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이것이 긴 법정 투쟁의 시작이었다.첫 번째 소송에서 유승준은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유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발급을 재차 거부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사법부 판결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정부의 태도로 비춰졌다.이에 유승준은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또다시 최종 승소했다. 그런데도 LA 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또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을 두 번이나 무시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유승준은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에도 승소했다.한편 유승준 팬들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유승준 갤러리는 지난 9일 성명문을 발표해 정부의 정치인 사면 검토 과정에서 보여지는 관용이 유승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인과 공직자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사면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그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팬들은 특히 형평성 문제를 강조했다. "이러한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정치인과 공직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도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며 "병역 문제로 인해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 씨의 경우, 이미 대법원에서 지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추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했다. "조 전 대표, 윤 전 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 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며 "부디 대통령님의 결단이 형평성과 공정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구현되는 사례가 되어,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유승준 사건은 이제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법치주의와 행정부의 사법부 판결 이행 의무, 그리고 사면과 관용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세 번의 법원 승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입국 제한이 과연 법치국가에서 용인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