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이 된 미얀마, 건물 80% 붕괴..3천명 이상 사망

미얀마 강진 발생 닷새째인 1일(현지시간) 현재 사망자가 3천 명에 육박하며 피해 규모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TV 연설을 통해 지난달 28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719명에 이르렀으며, 부상자는 4,521명, 실종자는 441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민주 진영에서는 실제 사망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통합정부(NUG)는 별도 발표를 통해 이번 지진으로 2,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한, 약 850만 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며, 유엔과 아세안(ASEAN)에 신뢰할 수 있는 단체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직접 전달될 수 있도록 촉구했다. NUG는 지진 이후에도 미얀마 군사정권이 공습을 지속하면서 비극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요청했다.

 

미얀마에서는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한 이후 많은 건물이 붕괴됐으며, 특히 인구 170만 명이 거주하는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큰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대피소 부족, 깨끗한 물과 의약품 부족 등으로 인해 인명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OCHA에 따르면 만달레이의 한 유치원에서는 건물이 무너지면서 아동 50명과 교사 2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골든타임'으로 불리는 72시간이 지난 가운데 사상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극적인 구조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네피도에서는 지진 발생 91시간 만에 63세 여성이 건물 잔해에서 구조되었다. 하지만 기간 시설 붕괴로 인해 실종자와 피해 규모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는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실종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서 구조 활동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제구호위원회(IRC) 미얀마 프로그램 부국장 로렌 엘러리는 "현재로선 파괴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만달레이의 건물 80%가 무너졌다고 보고됐지만, 통신 두절로 인해 다른 지역 피해 상황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군이 통제하는 북부 나웅초 지역 등에서는 피해 규모조차 집계되지 않아 향후 사망자 수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병원 피해와 사상자 급증으로 인해 의료 대응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경고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오는 6일까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한다고 밝혔다. 수도 네피도와 만달레이 일부 지역에는 국제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대부분의 피해 지역은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모든 구호 단체가 군정이 통제하지 않는 지역에도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강진의 영향은 미얀마를 넘어 태국까지 미쳤다. 방콕에서는 지진 여파로 공사 중이던 30층 빌딩이 붕괴되며 20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으며, 현재 74명이 실종 상태다. 붕괴된 건물 잔해에서 사고 초기에 최소 15명의 생체 신호가 감지되었지만, 구조 과정에서 대부분의 희생자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찻찻 싯티판 방콕 시장은 "아직 생존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에서는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조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폭염까지 겹쳐 구조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미얀마인들은 SNS를 통해 해외 정부에 구호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사가잉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은 "필요한 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구조 활동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시신 수습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만달레이와 사가잉의 화장터는 연일 가동 중이며, 도심 곳곳에서는 더위 속에 부패한 시신의 악취가 풍기고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 군부의 정보 통제와 통신망 붕괴로 인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데까지 몇 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발표하는 공식 사망자 수에 대한 신뢰도 역시 낮아 국제사회는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구조대와 의료진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 국제사회의 신속한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문화포털

제주4·3의 비극, 77년 만에 되찾은 아버지의 이름

 제주4·3사건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뒤틀렸던 가족사가 77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4·3 희생자의 유족이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인정받고 가족관계등록부를 바로잡은 첫 사례가 나오면서, 현대사의 비극이 남긴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그 주인공은 올해 77세의 고계순 씨다. 1948년 6월생인 고 씨는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를 4·3의 광풍으로 잃고, 연좌제의 서슬 퍼런 감시를 피해 작은아버지의 딸로 출생신고를 해야 했다. 평생을 친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채 살아온 그는, 70여 년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아버지의 이름을 되찾게 됐다.지난 13일, 고 씨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로부터 '고계순은 희생자 고석보의 친생자임을 인지한다'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전달받았다. 아버지의 사진을 품에 안은 그는 "한시도 아버지를 잊은 적이 없었다"며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쏟아냈다.이번 결정은 과거 법 제도의 한계로는 불가능했던 일이다. 생부가 행방불명되어 유전자(DNA) 검사조차 할 수 없는 경우, 법적으로 친자 관계를 증명할 방법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1년 4·3특별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유전자 감식 없이도 주변인의 증언 등 사실조사를 통해 가족관계를 인정할 수 있는 특례 규정이 신설되면서 길이 열렸다.법 개정 이후 대법원 규칙과 시행령 정비 등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인 신청 접수가 시작되었고, 고 씨를 포함한 총 4명이 이번에 처음으로 가족관계 정정 결정을 받았다. 현재 제적부가 없는 희생자의 가족관계등록부 신규 작성 등 5개 유형의 신청이 접수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다.제주도는 오는 8월 마감되는 신청 기간까지 단 한 명의 유족이라도 더 아픔을 덜 수 있도록 홍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침묵해야 했던 가족의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추가 개정안 통과 등 제도 개선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