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자식 구하기' 혈투... 이번엔 SK에코플랜트에 4,800억 '수혈'

 SK그룹이 또 한 번의 대규모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이번에는 SK에코플랜트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수혈 작전'이 핵심이다. SK㈜는 13일, 전날 이사회에서 SK머티리얼즈 산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SK에코플랜트로 편입하는 사업구조개편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SK트리켐(지분 65%), SK레조낙(51%),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51%)는 SK㈜의 현물 출자 방식으로,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100%)는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SK에코플랜트 산하로 들어가게 된다. 이를 통해 약 4,800억 원 규모의 자본이 SK에코플랜트에 투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편입되는 4개 회사는 모두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과 밀접한 소재 기업들이다. SK트리켐은 반도체 제조용 전구체, SK레조낙은 식각 가스,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는 OLED 소재,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는 반도체 포토 소재를 생산하는 전문 기업들이다. SK㈜ 측은 "SK에코플랜트가 기존 반도체 EPC 사업과 리사이클링 사업에 소재 분야까지 더해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는 성장 스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SK에코플랜트의 IPO를 위한 '생존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2년 프리 IPO로 1조 원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2026년까지 상장을 약속했다. 만약 이 기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수천억 원의 위약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SK에코플랜트의 독자 상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SK그룹이 '고육지책'으로 우량 자회사들을 떼어내 SK에코플랜트에 붙이는 형태의 구조조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는 처음이 아니다. SK㈜는 지난해에도 반도체 가공·유통사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SK에코플랜트에 편입시켜 재무 건전성을 보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이번에는 SK C&C가 보유한 30MW 규모의 판교 데이터센터를 SK브로드밴드에 약 5,000억 원에 매각하는 결정도 내렸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도로 진행되는 이러한 일련의 리밸런싱은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사업재편이다. 당시 합병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는 SK온을 살리기 위한 조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에 11분기 만에 흑자를 기록했으나 곧바로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다시 각각 3,594억 원, 2,99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그룹은 이처럼 그룹 내 주요 자회사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복 사업은 과감하게 통합하고 시너지를 도출해 자회사 지분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자회사 성장을 주도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포털

'성냥으로 연애까지?'... 80년대 청춘들이 '불꽃 튀게' 사용했던 데이팅 도구 뭐길래?

 전북 김제시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이 잊혀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독특한 광고 매체였던 성냥을 재조명하는 특별 기획전을 13일부터 개최한다. '불로 피운 광고, 성냥이 남긴 김제의 흔적'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다음 달 15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며,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김제 지역에서 활발하게 사용되었던 광고용 성냥 128점을 선보인다.디지털 광고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성냥은 단순한 불씨를 제공하는 도구를 넘어 중요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당시 지역 기업들과 다방, 음식점, 숙박업소 등 다양한 상업 시설들은 자신들의 상호와 연락처, 위치 정보 등을 성냥갑에 인쇄하여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이러한 성냥은 실용적인 가치와 함께 광고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홍보 도구였다.이번에 전시되는 성냥들은 김제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변천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오늘날에는 사라진 옛 상점들의 이름과 당시 유행했던 디자인, 글꼴, 색상 등을 통해 80~90년대 김제의 상업 문화와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지금은 스마트폰 번호가 주류를 이루지만, 당시에는 3~4자리 전화번호가 적힌 성냥갑들이 눈에 띄어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정성주 김제시장은 "성냥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업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광고 매체였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시민들이 김제의 과거 상업 문화와 광고 트렌드의 변천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시회의 의의를 설명했다.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가 단순히 향수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디지털 광고와 아날로그 광고의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교육적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전시 기간 중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성냥 관련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김제 지역의 역사적 상권 변화에 대한 특별 강연도 계획하고 있다.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은 농경 문화의 보존과 연구를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이번 성냥 기획전을 통해 농업 중심 도시였던 김제의 상업 발전 과정도 함께 조명할 예정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이며, 김제시민은 50% 할인된 가격으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