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날두’ 뛰어넘는 테니스 맞대결..윔블던은 이미 후끈해

 2025 프랑스오픈이 막을 내리자마자, 세계 테니스 팬들의 시선은 곧장 잔디코트 시즌의 중심, 윔블던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윔블던은 오는 6월 30일 개막해 7월 13일까지 약 2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특히나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2025 롤랑가로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펼친 야니크 시너(23·이탈리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 때문이다.

 

이제는 빅3(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가 이끌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시너와 알카라스라는 두 젊은 거물이 테니스의 새 시대를 이끄는 중심축이 됐다. 이들의 맞대결은 마치 축구계에서 메시와 호날두가 발롱도르를 두고 경쟁했던 것처럼, 향후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놓고 반복될 흥미진진한 구도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시너와 알카라스는 최근 그랜드슬램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챔피언십 분포를 보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시너는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알카라스는 롤랑가로스와 윔블던을 차지했다. 올해는 시너가 호주오픈을, 알카라스가 최근 끝난 롤랑가로스를 품에 안았다. 이렇게 둘은 최근 6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나란히 나눠 가진 셈이다.

 

알카라스는 윔블던 공식 앱을 통해 “어릴 적부터 윔블던 우승은 나의 꿈이었다. 작년에도 우승했고, 그 순간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밝히며 대회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2022년 US오픈에서 그랜드슬램 첫 승리를 거둔 이후, 알카라스는 지금까지 5번의 결승 무대에 모두 승리하며 5개의 타이틀을 챙겼다. 반면 시너는 3개의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보유 중이다.

 

이번 롤랑가로스 결승에서 시너는 1세트와 2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세를 잡았다. 특히 4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5-3, 40-0으로 매치포인트 상황까지 갔지만, 알카라스는 기적 같은 집중력으로 이를 극복하고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최종 스코어는 2-3(6-4, 7-6<7-4>, 4-6, 6-7<3-7>, 6-7<2-10>). 알카라스는 이 승리로 시너와의 상대 전적을 8승 4패로 벌렸다.

 

 

 

알카라스는 이번 롤랑가로스 7경기 전승을 통해 또 한 단계 성장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 5세트의 강도 높은 체력 소화, 그리고 무엇보다 날카로운 드롭샷, 발리, 무게감 있는 톱스핀 포핸드와 엄청난 기동력은 현 시점 세계 테니스에서 독보적이다.

 

시너 역시 만만치 않다. 강한 서브와 정교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스트로크, 철저한 코트 커버 능력은 세계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게 만든 요소다. 이번 패배는 뼈아프지만, 윔블던에서는 반드시 설욕을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 시너로선 롤랑가로스 결승에서 아쉽게 놓친 우승컵을 잔디코트에서 되찾겠다는 각오다.

 

테니스 레전드 마츠 빌란데르는 이들의 롤랑가로스 결승전을 두고 “페더러와 나달의 결승조차 능가할 수준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알카라스와 시너는 인간이 아닌 속도로 경기했다. 둘은 인류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들”이라고 극찬했다. 말문이 막힐 정도로 경이로운 경기였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시너와 알카라스의 라이벌 구도는 테니스 팬들에게 큰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20대 초반의 젊은 두 선수는 향후 10년 이상 세계 정상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새로운 ‘황금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년 동안 빅3가 테니스의 중심이었던 것처럼, 이제는 시너와 알카라스가 그 자리를 대체하며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오는 윔블던에서 이들의 맞대결이 다시 성사된다면, 전 세계는 또 한 번 숨 막히는 드라마를 목격하게 될 것이다.

 

문화포털

연말 국회 폭발 직전! 특검 추천권 두고 여야 정면충돌

 연말연시 휴가 분위기는커녕 대한민국 국회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특검 정국'에 휩싸여 있다. 여야가 통일교 의혹과 12·3 계엄 사태 등을 포함한 2차 종합특검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는 거센 충돌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의혹의 공소시효가 올해 말로 끝날 수 있다는 긴박한 관측이 나오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히 수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넘어섰다. 수사 대상을 어디까지 넓힐 것인지, 그리고 가장 예민한 부분인 특검 후보를 누가 추천할 것인지를 두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종합특검법 처리를 공언하며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내란몰이용 정치 특검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민주당의 전략은 이른바 정교유착의 실체를 완전히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뿐만 아니라 신천지의 정치 개입 의혹까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특정 정당에 가입해 선거에 불법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는 논리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신천지 관련 의혹이 협상용 카드가 아니라 실제 수사가 필요한 중대 사안임을 강조하며 국민의힘을 거세게 몰아붙였다.또한 민주당은 특검 후보 추천 방식에서도 제3자 추천안을 제시하며 국민의힘의 자가당착을 주장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나 법학교수회 등 외부 단체가 추천하도록 함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이는 국민의힘이 그간 요구해온 조건을 일부 수용했으니 더 이상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압박이기도 하다.하지만 국민의힘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민주당이 추천 주체로 거론한 단체들이 사실상 친야 성향을 띠고 있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대신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이 합의해 추천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특히 신천지 수사를 포함하려는 민주당의 의도에 대해, 합의가 어려운 조건을 내걸어 시간을 끌고 결국 여권 인사들의 공소시효가 만료되기를 노리는 꼼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실제로 2018년경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일부 인사들의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면 올해 말로 공소시효가 끝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골든타임을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수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나아가 민주당 관련 인사가 연루된 정교유착 은폐 의혹이 특검 법안에서 빠진 점을 지적하며 편향된 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여기에 2차 종합특검이라는 더 큰 폭탄이 대기 중이다. 내란, 김건희 여사, 채해병 사건 등 3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한데 모아 다시 수사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에 국민의힘은 결사반대와 함께 필리버스터까지 예고했다. 새해 벽두부터 국회는 민생 대신 끝없는 정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변수도 적지 않다. 내년 1월 중순으로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기한 만료와 첫 번째 내란 재판 1심 결과가 정치권 지형을 흔들 수 있다. 또한 각종 비위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상황도 협상의 변수로 꼽힌다. 원내사령탑의 리더십이 흔들릴 경우 특검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결국 이번 특검 전쟁은 단순한 진실 규명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를 가름하는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연말연시 들뜬 마음 대신 정치권의 날 선 공방을 지켜보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30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의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지, 아니면 새해부터 전면전이 시작될지 온 국민의 이목이 여의도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