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아직도 교실에? 교육부 긴급 조사 시작

 보수 성향 교육단체로 알려진 ‘리박스쿨’과 연계된 강사들이 전국 57개 초등학교에서 최대 4년 동안 늘봄학교 수업을 진행해온 사실이 드러나 교육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리박스쿨 관련 여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43명의 강사가 관련 단체와 연관이 있었고, 이 가운데 32명은 현재도 계속 수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실을 16일 공식 발표하고, 해당 강사들을 통해 늘봄학교 수업이 이뤄졌던 57개 초등학교에 대해 현장 조사를 예고했다. 특히 해당 강사들을 배치하거나 관련 자격을 발급한 한국늘봄연합회를 비롯해 다섯 개 단체에 대해서는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이며, 이 중 한국늘봄연합회는 수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늘봄학교 수업에 참여한 강사들을 대상으로, 이들이 리박스쿨 관련 단체에서 파견되었는지, 해당 기관이 운영한 교육과정을 이수했는지, 혹은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연관 여부를 판단했다. 관련 단체로는 한국늘봄연합회,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 우남네트워크, 프리덤칼리지장학회,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 등이 포함됐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가장 많았다. 총 17명의 강사가 20개 학교에 출강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서울 14명(14교), 경기 6명(10교), 인천 2명(5교), 부산 2명(4교), 광주 1명(3교), 강원 1명(1교)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부산과 경기에서는 2022년부터 4년간 리박스쿨과 연관된 강사가 꾸준히 방과후 수업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경우 앞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합동 점검에서는 10개 학교, 11명이 파악됐으나 이번 전수조사에서는 3명, 4개 학교가 추가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추가로 드러난 강사 3명이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이 발급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설명했다. 예혜란 교육부 늘봄지원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전국적으로 학교가 리박스쿨 관련 기관과 직접 계약한 사례는 없었다”며 “해당 강사들이 맡았던 과목은 과학, 체육, 미술, 음악 등이었고, 역사 관련 프로그램은 없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번 주부터 이들 57개 학교를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업 내용뿐만 아니라 기존에 제기된 민원, 학부모 이의 제기 등도 함께 점검할 방침이다. 현재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 중인 32명의 강사에 대해서는, 학교가 이들과 직접 계약을 맺은 상황이라 자격증만으로 계약을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한편 리박스쿨은 최근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 ‘자손군(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이름의 댓글 조작팀을 운영하며 대선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리박스쿨과 관련된 활동이 늘봄학교 수업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특히 한국늘봄연합회에 대해서는 사단법인을 사칭하고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한 혐의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와 사기죄 등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와 함께 리박스쿨 관련 단체 중 하나인 ‘대한민국교원조합(대한교조)’의 조윤희 상임위원장이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부는 조 위원이 2023년 12월 27일 자문위원으로 위촉됐고, 2024년 1월 22일 연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위원에 대한 해촉 계획에 대해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정권이 바뀌고 새 장관이 부임하면 정책자문위원회는 전면 재구성될 예정이라 별도 해촉 절차는 없다”고 전했다.

 

늘봄학교는 돌봄과 방과후 수업을 통합해 초등 저학년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방과후 활동을 제공하는 정부 정책이다. 이번 사태는 민감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단체와 연계된 인사들이 학교 수업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정책의 중립성과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사적 단체가 공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차단하고,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포털

정청래 웃고 장동혁 버티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각 승리와 패배의 기록을 동시에 써 내려가며 복잡한 정치적 셈법에 빠졌다. 민주당은 전체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휩쓸며 수치상으로는 압승을 거두었으나, 수도 서울 탈환 실패와 영남권 교두보 확보 좌절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정청래 대표는 승리에 대한 감사와 서울 패배에 대한 아쉬움을 동시에 표명하며 당내 복잡한 기류를 대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의석수가 4석으로 급감하는 참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사수와 재보궐 선거에서의 일부 승리를 발판 삼아 반전의 실마리를 찾는 모양새다.이번 선거 결과는 집권 여당의 독주와 야권의 혁신 부재에 대한 민심의 엄중한 경고로 풀이된다. 여권은 그간 야당을 배제한 채 단독 질주를 이어왔으며, 특히 선거 직전 추진했던 특검법안 입법 시도와 대통령의 특정 지역 방문 등이 오히려 중도층의 견제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 정책 역시 서울 민심을 돌려세운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논의를 공식화한 것이 한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결국 여당 후보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했다.야권인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주류 세력과 혁신 그룹 간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리며 노선 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과거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 속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의동 의원 등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둔 인사들이 승리를 거두며 당권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특히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와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보수 진영의 재편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비주류 당선인들은 지도부의 책임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상황이다.민주당은 다가오는 8~9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의 세 대결이 격화될 전망이다. 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검찰 개혁의 완성과 특검 도입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이는 권리당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부에서는 부동산 정책 등 민생 현안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당심을 장악한 강경 노선이 당분간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러한 기조는 향후 정국 운영에서 여야 간 대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의 사퇴 여부를 놓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라디오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도부의 즉각적인 결단을 촉구하고 있으나, 장 대표는 당원들과의 소통을 명분으로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한동훈 의원의 복당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논쟁까지 더해지면서 보수 진영의 통합은 당분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수도권 민심과 영남권의 변화 조짐은 국민의힘이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근본적인 정체성 재정립에 나서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정치 전문가들은 여야가 이번 선거에 담긴 민심의 본질을 오독할 경우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승리에 도취해 강성 지지층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지속하거나, 패배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내부 혁신을 외면하는 행태는 국민과의 거리감을 더욱 넓힐 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각 당 내부에서 분출되는 갈등과 노선 투쟁의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여야 지도부는 선거 이후의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자의 지지 기반을 재점검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