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발 컵빙수 대란… 알바생들이 시작한 '폭탄 돌리기'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인용 컵빙수가 새로운 여름 트렌드로 떠오르며 다양한 커피 프랜차이즈 간의 '컵빙수 전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브랜드의 컵빙수가 더 맛있는가"를 두고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으며, 관련 유튜브 채널 영상에는 "개인적으로 맛있는 팥 음료 같은 건 A사, 팥빙수에 가까운 건 B사더라"와 같은 비교 평가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1인용 컵빙수가 이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비결은 명확하다. 전통적으로 여러 명이 함께 나눠 먹는 디저트였던 빙수를 한 잔에 담아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든 점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또한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B사의 컵빙수는 4400원으로, 일반적인 커피 한 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컵빙수 열풍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은 각 카페 알바생들이 SNS에 올린 이른바 '폭탄 돌리기' 현상이다. 폭발적인 주문량에 지친 알바생들이 역설적으로 경쟁사의 컵빙수를 추천하는 이색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빙수 추천 글에 "저희 브랜드 빙수에는 알바생의 눈물이 들어가서 짭짤한 맛이 나니 다른 곳 가세요"라는 재치 있는 답글을 달아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유머 뒤에는 카페 업계 종사자들의 고단한 현실이 숨어있다. 최근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C사의 아메리카노 할인 행사 당시 예상을 뛰어넘는 고객이 몰리면서 카페 사장이 과로로 쓰러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고려하면 컵빙수 열풍 속 알바생들의 '폭탄 돌리기'는 단순한 유머를 넘어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에 대한 일종의 항변으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컵빙수 열풍은 단순한 여름 시즌 상품의 인기를 넘어,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사회적 변화,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그리고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노동 환경 문제까지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내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맛있는 빙수를 즐기는 동시에, 이를 만드는 이들의 노고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함께 가져야 할 때다.

 

문화포털

AI 뒤에 숨은 실적주의, 대학 교육 본질 말살하나

 이공계 대학원 교수들 사이에서는 자신들을 연구비 확보를 위해 분투하는 중소기업 사장에 비유하는 자조 섞인 농담이 유행한 지 오래다. 연구와 학생 지도라는 본업보다 정부 과제를 따내기 위해 외부로 뛰어다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학원생 급여 상한선까지 인상되면서, 수십 명의 제자를 거느린 교수보다 차라리 자기 공부에만 전념하는 학생의 처지가 더 낫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러한 부담은 결국 교수들이 학생 지도가 필요 없는 정부출연연구소나 기업체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이러한 상황에서 등장한 인공지능(AI)은 대학의 교육 기피 현상에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교수들에게 AI는 기초부터 가르쳐야 하고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야 하는 인간 대학원생보다 훨씬 다루기 쉬운 대체재로 인식된다. 연구 과정의 상당 부분이 반복적인 단순 작업임을 고려할 때, AI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면서도 연구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다. 결과적으로 학생 없는 연구실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학술 지형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하지만 AI 시대를 맞이한 대학의 이러한 변화 이면에는 위험한 의도가 숨어 있다. 대학의 본질적인 교육 기능을 외면한 채 단순한 실적 생산 기지로 남으려는 욕망을 AI라는 기술적 필연성으로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이 논문을 조립하는 컨베이어 벨트로 변질되는 것은 기술의 발전 때문이 아니라, 교육의 번거로움을 털어내고 성과만 챙기려는 인간의 욕구를 AI라는 방패로 정당화한 결과에 가깝다. 시대적 흐름이라는 핑계는 교육 방치에 대한 면죄부가 되고 있다.본래 대학과 대학원은 지식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전수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성과에 매몰된 일부 연구자들은 교육에 들어가는 노력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간주한다. 이들에게 AI는 "시대가 변해서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제공하며 지금까지의 교육 소외 행태를 합리화하는 수단이 된다. 심지어 이러한 변화에 제동을 거는 목소리를 시대에 뒤처진 낙오자로 몰아세우며 대학의 공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대학원에서의 교육은 그동안 연구 과제 수행 과정에서 얻어지는 일종의 '부산물'처럼 취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체계적인 커리큘럼보다는 노동 현장에서 부수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환경이었기에, AI의 등장은 그나마 유지되던 도제식 교육마저 끊어놓고 있다. 학생들은 연구의 전체 맥락을 파악하기보다 컨베이어 벨트의 부품처럼 협소한 영역의 작업만 반복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학생이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기회는 사라지고, 대학은 오로지 우수 학술지 게재라는 수치에만 집착하게 된다.결국 AI로 인한 대학의 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주체의 선택 문제로 귀결된다. 대학에서 교육을 삭제하고 싶은 이들이 AI라는 도구를 앞세워 자신들의 계획을 관철하고 있는 셈이다. 고등교육기관이 사회적 목적을 다하기 위해서는 실적 지상주의에 저항하고 배움의 가치를 복원해야 한다. 연구 성과가 곧 교육의 질이라는 안일한 가정을 버리고, 학생이 연구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재구축하는 작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