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국 534개 출판사 총집결... '서울국제도서전' 찾아 몰려든 인파에 코엑스 '북적북적'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6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22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 이번 도서전은 '믿을 구석'이라는 의미심장한 주제로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는 이번 주제에 대해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각자의 '믿을 구석'을 찾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출협은 "이 '믿을 구석'은 곁에 있는 누군가일 수도, 내가 그려가야 할 무언가일 수도, 혹은 아직 오지 않은 미지의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도서전은 규모와 참여 면에서 더욱 풍성해졌다. 17개국에서 534개 출판 관련 단체 및 출판사가 참여하며, 대만이 주빈국으로 선정되어 특별한 자리를 빛낸다. 대만에서는 천쉐, 천쓰홍 등 유명 소설가를 비롯해 그림책 작가, 만화가 등 30여 명의 작가와 26개 출판사 및 기관이 참가해 대만 문학과 출판 문화를 소개한다.

 

국내 참여 작가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에서는 그림책 작가 백희나, 소설가 김애란, 윤성희, 손원평, 최진영, 정대건, 장류진, 김기태, 김호연 등 쟁쟁한 작가들이 독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주목할 만한 참여자로는 박찬욱 영화감독이 있는데, 그는 문학평론가 신형철과 함께 특별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다.

 


'북토크' 프로그램 역시 풍성하게 꾸며졌다. 톨스토이문학상 수상자인 김주혜 작가를 비롯해 소설가 김금희와 그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대표이자 영화배우인 박정민, SF 작가 김초엽, 정보라, 천선란, 한유주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또한 바둑기사 이세돌과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북토크에 참여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도서전 첫날에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이 열리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해 축사할 예정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풍성한 프로그램과 유명 인사들의 참여로 인해 입장권은 개막 일주일 전인 6월 12일에 이미 조기 매진되었다. 출협은 "얼리버드 단계에서 도서전 티켓이 모두 소진됐다"며 "현장 판매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따라서 현장에서 티켓 구매를 계획했던 관람객들은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입장은 얼리버드 티켓 구매자와 무료입장 대상자(미취학 아동, 장애인, 국가유공자, 만 65세 이상)에 한정된다. 출협 측은 "얼리버드에서 매진이 될 것을 고려해 그 가능성도 미리 공지했지만, 최소한 평일에는 현장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모든 가능성을 다 고려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은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정상화된 첫 도서전으로, 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비록 현장 티켓 구매는 불가능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출판사들의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와 SNS 중계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도서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포털

잘나가던 금리 인하, '집값'과 '환율'에 발목 잡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거두어들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하 자체를 기정사실로 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향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이전보다 훨씬 신중하고 긴축적인 입장으로의 선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금통위의 입장 변화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핵심 문구가 수정된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래 줄곧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인하 방향성을 분명히 해왔다. 또한 향후 고려 사항으로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언급하며, 인하 자체는 예정된 수순이고 시점과 폭만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결정문에서는 '인하 기조'라는 단어가 '인하 가능성'이라는 유보적인 표현으로 대체되었고, 결정 사항 역시 '시기와 속도'가 아닌 '여부 및 시기'로 변경됐다. 추가 금리 인하의 실행 '여부'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명백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로 해석된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역시 이러한 기류 변화를 뒷받침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향후 경로에 상·하방 위험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다"고 전제한 뒤, "부동산 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 기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금리 인하 행진의 '일시정지' 또는 '종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이처럼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톤을 조절한 배경에는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지표와 여전히 불안한 금융 시장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 1.8%로 지난 8월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올해와 내년 모두 2.1%로 높여 잡았다. 경기가 예상보다 선방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한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과 집값 불안이라는 금융안정 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서둘러 금리를 추가로 내릴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