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앞에서 솔로 연주... 한국 10대 피아니스트의 파격적인 세계 무대 진출

 올해 3월 프랑스 롱티보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18세 피아니스트 김세현이 첫 간담회를 통해 음악적 포부를 밝혔다.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는 "한 분 한 분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연주를 하고 싶다"는 진솔한 바람을 전했다.

 

김세현은 1943년 창설된 롱티보 콩쿠르에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청중상, 평론가상, 파리특별상까지 동시에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며 세계 클래식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이 콩쿠르는 만 16세부터 33세까지의 젊은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하며, 2001년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우승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은 바 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큰 상과 과분한 관심을 받아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힌 김세현은 "우승 이후 연주 기회가 많이 주어져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막중한 책임감도 생겼다"고 덧붙였다.

 

우승 이후 김세현의 일정은 바쁘게 채워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유럽 전승 기념일' 평화음악회에 초청받아 파리 개선문에서 쇼팽의 녹턴을 연주했다. 다가오는 7월 14일 프랑스 혁명기념일에는 에펠탑 앞 마르스 광장에서 열리는 '파리 콘서트'에서 솔로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같은 달 23일에는 유럽 최대 피아노 축제 중 하나인 '라 로크 당테롱 페스티벌'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그는 "에펠탑 앞에서 펼칠 솔로 연주가 기대된다. 라 로크 페스티벌 역시 워낙 큰 무대라 설렌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201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김세현은 예원학교를 거쳐 현재 미국 하버드대학교 영문학 학사와 뉴잉글랜드 음악원 복수 학위 프로그램을 밟고 있다. 그는 음악과 문학의 연관성에 대해 "예술가의 상상과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생명력을 갖게끔 고민한다는 점에서 문학과 음악의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며 "인문학을 공부하는 게 피아노 연주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세현은 현재 유명 클래식 레이블인 워너클래식과 함께 데뷔 음반을 준비 중이며, 이는 내년 봄에 발매될 예정이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꾸밈없이 현재 하고 있는 음악을 들려 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김세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음악적 재능과 함께 깊은 예술적 성찰을 보여주며,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무대에서 그가 펼칠 음악적 여정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문화포털

믿었던 시진핑·푸틴의 배신…트럼프, 자신이 만든 '反美 동맹'에 뒤통수 맞았다

 중국의 전승절 기념식에서 목도된 북한, 중국, 러시아의 강력한 연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외교적 딜레마의 한복판으로 몰아넣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기 최대 정치 이벤트로 평가받는 이번 열병식은, 단순히 과거의 승리를 기념하는 자리를 넘어 미국 중심의 기존 세계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반미·반서방' 연대의 노골적인 출범식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톈안문 망루에 선 시진핑 주석의 바로 양옆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키는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이는 66년 만에 북·중·러 3국의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여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공개적으로 천명한 순간이었다. 중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구축한 글로벌 체제를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고, 북한과 러시아는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새로운 세력 균형을 예고했다.이 충격적인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에게 보내는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트럼프는 먼저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중국에 제공한 막대한 지원과 '피'를 기억하라"며 중국이 미국에 '큰 빚'을 지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글의 말미에 드러났다. 그는 "당신들이 미국에 대항할 작당 모의를 하는 동안,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비꼬았다.외신들은 이를 두고 트럼프가 극도의 실망감과 분노를 역설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간 시진핑, 푸틴, 김정은과 같은 '스트롱맨'들과의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이를 통해 미국의 국익을 관철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의 외교 방식이, 정작 그들이 하나로 뭉쳐 자신에게 대항하는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더욱 뼈아픈 지점은 이러한 반미 연대의 형성이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지나친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이 낳은 역효과라는 비판이다. 동맹과 적국을 가리지 않는 관세 폭탄, 국제기구 무시, 대외 원조 삭감 등은 전 세계의 반감을 키웠고,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중국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 반미 연대의 구심점이 될 동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인도의 미묘한 태도 변화는 이를 방증하는 대표적 사례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견제 협의체 '쿼드(Quad)'의 핵심 회원국인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아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과 급격히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균열 신호다.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결과 아시아 회귀라는 핵심 외교 목표 달성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됐다. 북한과 '혈맹' 수준으로 가까워진 러시아는 더 이상 미국의 종전 시나리오에 순순히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고, 전통적 동맹인 유럽마저 대러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다. 의회에 발의된 강력한 대러 제재 법안을 활용해 중국과 러시아를 '갈라치기' 하거나, 이미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한국, 일본과의 3자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북·중·러 연대에 맞서는 방안이 거론될 뿐이다. 한때 세상을 호령하던 그의 외교력이 이제는 자신이 만든 구도 속에서 시험대에 오르게 된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