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통과한 ‘논란의 법안’..트럼프는 환호, 머스크는 분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대규모 국정 의제를 담은 패키지 법안이 미국 연방 상원에서 첫 관문인 절차 표결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감세, 불법 이민 단속, 청정에너지 보조금 축소 등을 포함한 포괄적 개혁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중 대선 공약을 이행하는 핵심 입법 과제로 꼽혀왔다.

 

현지시간 6월 28일 밤,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상원에서 열린 절차 표결에서는 전체 100석 중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법안이 가결됐다. 이 표결은 법안을 본격적인 토론 및 표결 단계로 넘기기 위한 첫 번째 절차로, 사실상 상원 통과의 전제 조건이다. 이번 표결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 47명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 소속 토머스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와 랜드 폴(켄터키) 의원도 이탈표를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 부통령 JD 밴스는 상원의장을 겸직하고 있어, 만약 찬반이 동수일 경우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준비를 갖추고 현장에서 대기했다. 그러나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내부 이견을 조율한 끝에 필요한 과반 찬성을 확보하며 밴스의 역할은 불필요하게 됐다. 이날 표결은 내부 조율로 인해 무려 3시간 넘게 진행됐고, 예산안이나 긴급안건이 아닌 상황에서 토요일 밤에 열린 이례적 회의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결 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늘 밤 우리는 상원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했다. 이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모든 공화당 의원들은 진정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며 “이들과 함께 앞으로도 미국의 경제성장, 재정건전화, 국경 안보 확보를 위한 과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한 주요 정책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조치로, 팁 소득과 초과근무 수당의 면세 조항, 신생아를 위한 1천 달러 정부 지원 계좌 제공 등 감세 항목을 포함하고 있다. 반면 청정에너지 세액 공제와 전기차 구매 시 제공되던 세금 혜택은 폐지 대상에 올랐다. 또한 국경 통제와 불법 이민 단속 관련 예산은 대폭 확대될 예정이어서, 전반적으로 친기업·강경이민 기조를 반영한 법안으로 해석된다.

 

 

 

이 법안은 앞서 연방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일부 조항이 수정됐고 본격적인 토론과 추가 수정이 예상되면서 향후 다시 하원 표결을 거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최종 입법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처리를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마무리해 자신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공화당 의원들에게 거듭 촉구해왔다. 그는 지난 24일에도 “상원의원들은 이번 주 안에 법안을 처리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의원실에서 밤새 일하라”고 압박했다. 표결 직전에는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과 싸우는 중”이라고 비난하며 “공화당이 올바른 선택을 해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표결 이후에는 반대표를 던진 랜드 폴 의원을 SNS를 통해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법안을 “초부자 감세”라며 전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일부 의원은 해당 법안이 다른 분야 예산을 무분별하게 삭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의료·교육·환경 부문에 대한 간접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표결을 앞두고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도 강하게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이 법안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미국에 전략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정치적 자살 행위이며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정부혁신부 수장직에서 물러난 후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그는 트럼프의 탄핵을 지지하는 듯한 입장을 내기도 했지만, 이후 “일부 게시물은 후회한다”고 밝히며 갈등은 일시적으로 봉합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절차 표결 통과로 트럼프의 핵심 정책 과제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최종 통과까지 남은 의회 절차와 당내 분열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특히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 이 법안의 성패는 단순한 입법을 넘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시험대가 되고 있다.

 

문화포털

넷플릭스 선구안 의문, '남편들' 혹평

 넷플릭스가 야심 차게 선보인 코미디 액션 영화 '남편들'이 신선한 소재와 화려한 출연진이 무색할 만큼 빈약한 완성도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영화 '육사오'로 코미디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박규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진선규, 공명, 김지석 등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합류해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처참했다.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전남편과 현남편이 손을 잡는다는 흥미로운 설정은 극이 전개될수록 힘을 잃었으며, 진부한 갈등 구조와 평면적인 캐릭터 묘사에 갇혀 코미디 영화로서의 미덕인 웃음을 단 한 순간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시대착오적인 유머 코드와 작위적인 상황 설정이다. 극 중 두 남편이 뚜렷한 서사적 근거 없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모습은 과거 조폭 코미디에서나 볼 법한 낡은 전개를 답습하고 있다. 특히 특정 인물의 이름을 착각해 벌어지는 반복적인 상황극이나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 톤은 세련된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들에게 웃음 대신 피로감을 안겨준다. 신구 범죄 조직의 대립 구도 역시 기시감이 짙은 이분법적 논리에 머물러 있어, 인물들이 극 안에서 입체적으로 살아 움직이기보다 단순히 기능적인 소모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배우들의 고군분투가 오히려 연민을 자아낼 정도로 연출의 무리수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후반부 냉동창고에서 벌어지는 슬랩스틱 시퀀스는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보이지만, 정작 관객들에게는 불쾌감과 당혹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진선규와 공명 같은 뛰어난 배우들이 설득력 없는 장면을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작품의 질적 하락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든다. 억지로 웃음을 구걸하는 듯한 연출 방식은 이미 수준 높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글로벌 관객들의 눈높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안일한 선택으로 비춰진다.서사의 개연성 부족 역시 몰입을 방해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극의 핵심 갈등을 유발하는 AI 프로그램은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것처럼 묘사되지만, 정작 그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조차 생략되어 있다. 인물들이 목숨을 걸고 프로그램을 사수하려는 명분이 빈약하다 보니, 작품의 중심 축인 추격전과 액션 장면들은 긴장감을 잃고 표류한다. 핵심 설정에 대한 불친절한 태도는 관객들이 인물의 감정선에 올라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결과적으로 107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조차 지루하게 느껴지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결말부의 전개 또한 예상 가능한 범주를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전형적인 가족주의로 회귀하며 실망감을 더했다. 갈등하던 인물들이 위기 상황을 거치며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는 설정은 너무나도 구태의연하여 신선함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 허탈함을 준다. 좋은 재료와 훌륭한 조리사를 갖추고도 맛과 비주얼 모두에서 실패한 결과물을 내놓은 셈이다. 이는 감독의 연출력 부재뿐만 아니라, 작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대중의 기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제작진 전체의 실책이라 할 수 있다.이번 '남편들'의 실패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질적 저하 논란에 다시금 불을 붙였다. 양적 팽창에만 급급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들을 무분별하게 공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플랫폼의 선구안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만으로는 가릴 수 없는 빈약한 각본과 연출의 한계는 향후 넷플릭스가 지향해야 할 콘텐츠 전략에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 속에 공개된 '남편들'은 매력적인 설정이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긴 채 스트레이트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