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카리나, 대선 기간 '의상 논란' 심경 고백

 인기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본명 유지민)가 최근 정치색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카리나는 6일 가수 겸 작곡가 정재형의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 출연해 지난 6·3 대선 기간 중 발생했던 본인의 의상 관련 논란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아예 그런 의도가 없었다"며 운을 뗀 카리나는 "팬들이나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친 것 같아 너무 죄송했다"고 진심 어린 사과의 뜻을 전했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무지함을 인정하며 "더 인지하고 공부해야겠구나 싶더라. 너무 무지했던 게 맞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 5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리나는 당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일본의 한 거리에서 찍은 일상 사진을 게시했다. 문제가 된 것은 그녀가 착용한 의상이었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 무늬가 들어간 외투에 특히 가슴팍에 숫자 '2'가 적혀 있었던 것.

 

이 시기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이었고, 붉은색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색깔로 여겨지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 기호가 2번이었던 점이 맞물려 온라인상에서는 "카리나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추측이 빠르게 확산됐다. 논란이 일자 카리나는 즉각 해당 사진을 삭제했지만, 이미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카리나는 정재형과의 대화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쌀쌀한 날씨에 그냥 겉옷을 사 입었고, 팬들이랑 소통하기 위해 게시물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어쨌든 이야깃거리를 던졌으니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은 맞는데, (다른) 멤버들까지 피해를 보니까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하며 팀 전체에 미친 영향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비슷한 시기에 모델 겸 방송인 홍진경도 유사한 논란에 휘말렸다. 홍진경은 대선 투표일 하루 전날인 6월 2일 자신의 SNS에 붉은색 상의를 입은 사진을 게시했다가 다음날 삭제했다. 카리나와 마찬가지로 특정 정당 지지 의혹이 제기되자, 홍진경은 "민감한 시기에 어리석은 잘못을 저지르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사과했고, 심지어 "딸아이의 인생을 걸겠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대중문화계 인사들의 SNS 활동이 정치적 맥락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그리고 선거 기간 중 연예인들의 패션과 행동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되었다.

 

문화포털

82세 거장 권순철, 캔버스에 새긴 시대의 비극

 한평생 캔버스 위에서 시대의 아픔과 개인의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해 온 노화가의 60년 화업을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개막한 권순철(82) 화백의 초대전은 그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화들을 통해 재현을 넘어선 예술의 본질을 묻는다.권순철의 그림은 편안하거나 아름답지 않다. 두껍게 쌓아 올린 물감 덩어리와 거친 붓질로 표현된 얼굴들은 때로는 기괴하고 불편하게 다가온다. 스스로 ‘야수파적 성향’이 있다고 말할 만큼 그의 표현 방식은 격렬하다. 하지만 관객은 그 투박한 얼굴 앞에서 혐오가 아닌, 설명하기 힘든 묵직한 울림과 마주하게 된다.그의 캔버스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깊이 맞닿아 있다. 어린 시절 겪은 6·25전쟁, 그리고 ‘보도연맹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진 아버지와 삼촌의 기억은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뿌리가 되었다.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가족 전체가 감내해야 했던 침묵의 세월은 그의 붓 끝에서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았다.따라서 그의 작업은 단순한 그리기가 아닌, 고통을 응시하고 상처를 고백하는 행위에 가깝다. 미화하거나 외면하는 대신, 비극의 한복판을 파고들어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평생에 걸쳐 반복해왔다. 그림을 통해 상흔을 치유하고, 개인의 아픔을 시대의 보편적인 감동으로 끌어올린 것이다.1944년생으로 해방 이후 우리말로 교육받은 첫 세대인 그는, 자신의 작품에 늘 ‘철’이라는 한 글자 서명을 남겼다. 이는 자신의 이름이자, 식민의 그늘을 벗어나 주체적으로 ‘우리 것’을 찾고자 했던 한결같은 의지의 표명이다. 그의 작업이 단순한 서양화의 모방이 아닌, 한국적 리얼리즘의 모색으로 평가받는 이유다.이번 전시는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자 했던 한 화가의 치열한 여정을 따라간다. 거친 질감의 인물화와 산 그림들은 그가 불굴의 의지로 그려내려 한 삶의 참모습이자, 우리 모두가 지나온 시대의 초상이다. 전시는 오는 3월 29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