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찢었다! 제이홉, 롤라팔루자 씹어먹은 '무대 장인'의 귀환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제이홉이 유럽 최대 규모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베를린'(Lollapalooza Berlin)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소속사 빅히트 뮤직은 제이홉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스타디움에 마련된 메인 무대에 올라 약 90분간 펼쳐진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6만여 명의 관객들을 열광시켰다고 14일 밝혔다.

 

축제의 마지막 날 밤, 베를린 올림피아스타디움은 제이홉을 보기 위해 모인 수많은 팬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공연 시작 전부터 '제이홉!'을 연호하는 함성이 스타디움을 가득 메웠고, 이내 리프트를 타고 무대 위로 솟아오른 제이홉은 '왓 이프…'(What if…)와 '판도라스 박스'(Pandora's Box)로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2022년 '롤라팔루자 시카고' 이후 3년 만에 다시 롤라팔루자 무대에 선 그는 한층 더 성숙하고 폭발적인 에너지로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제이홉은 무대 위에서 시종일관 관객들과 소통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오늘 밤 미쳐볼 준비 됐나? 그럼 가보자!"라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유도했고, 팬들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열광적인 함성으로 화답했다. 솔로곡 '온 더 스트리트'(on the street)로 감성적인 면모를 선보이는가 하면, 신곡 '킬린 잇 걸'(Killin' It Girl)로 트렌디한 사운드를 선사하며 다채로운 음악적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특히 방탄소년단 단체곡 '마이크 드롭'(MIC Drop) 무대에서는 현장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하며 떼창과 함께 스타디움을 뒤흔들었다. 총 21곡에 달하는 풍성한 세트리스트는 제이홉의 음악적 역량과 무대 장악력을 여실히 증명하며, 그가 왜 '퍼포먼스 제왕'으로 불리는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공연 말미, 제이홉은 "올해는 저에게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진심을 담은 소감을 전했다. "전 세계에서 투어를 돌면서 감사한 점이 많았다. 잊을 수 없는 여정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팬들과 함께 만들어온 지난 시간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롤라팔루자 베를린' 출연은 제이홉이 솔로 아티스트로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그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제이홉은 이번 공연을 통해 K팝 아티스트로서의 위상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팬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와 희망을 전달하는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문화포털

노동계 "당장 입법" vs 경영계 "채용 축소"… 정년연장 둘러싼 '치킨게임' 시작됐다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고 양대 노총까지 가세하며 급물살을 타는 정년 65세 연장 법제화 논의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하락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숙련된 고령 근로자의 활용은 피할 수 없는 과제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년 연장은 당장 일손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은퇴 후 연금 수령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메워 고령층의 생활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명분을 얻고 있다. 노동계 역시 더 이상 사용자 측과의 합의를 기다릴 수 없다며 연내 입법 처리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정년 연장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이다.하지만 속도전으로 치닫는 법제화 추진 이면에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청년 세대의 일자리 감소 가능성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영·경제·법학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0% 이상이 정년 연장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청년 신규 채용 감소'를 지목했다. 경직된 호봉제 중심의 임금체계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 채용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곧바로 세대 간의 갈등을 폭발시키는 뇌관이 될 수 있으며, 청년층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정년 연장이 노동시장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지적도 뼈아프다. 현재 법제화 논의는 모든 노동자에게 동일한 혜택이 돌아갈 것을 전제로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다. 국내 노조 조직률은 극히 저조하며, 그나마도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다.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노조 조직률은 0.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법제화의 혜택이 강력한 노조를 등에 업은 공공기관이나 대기업 정규직에게만 집중되고, 정작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소외되는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 자율에 맡길 경우 중소기업 노동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에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지만,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동반되어야만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결국 정년 연장 논의는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가장 중요한 단계를 건너뛴 채 표류하고 있다. 노동계는 임금체계 개편 등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은 제시하지 않은 채 입법만을 외치고 있고, 재계는 경직된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고용과 투자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 특위가 연말까지 최종안을 도출해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각 주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충분한 숙의와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정년 연장은 세대 갈등과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우리 사회의 오랜 상처를 더욱 깊게 후벼 파는 결과만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