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행사' 표현에 발끈한 학부모, 교사 비하까지... 문해력 논란

 어린이집 자녀를 둔 한 학부모가 알림장에 적힌 '금주 행사'라는 표현을 오해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어 문해력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올라온 글이 캡처되어 게시됐다. 이 글에는 어린이집 교사가 겪은 난처한 상황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었다. 글쓴이에 따르면, 어린이집 교사인 A 씨가 학부모들에게 알림장을 통해 '금주 행사'라는 안내를 보냈는데, 이후 한 학부모로부터 예상치 못한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해당 학부모는 A 씨에게 "선생님, 애들이 술을 먹는 것도 아닌데 금주라니요? 무슨 이런 단어를 쓰세요"라고 문의했다. 이에 A 씨가 "'금주'라는 단어는 '이번 주'라는 뜻입니다"라고 설명하자, 학부모는 오히려 불쾌감을 표시했다. 학부모는 "무슨 그렇게 어려운 단어를 써요? '이번 주'라는 단어를 쓰면 되지 않나. 진짜 짜증 나게"라고 반응했다.

 

A 씨가 "다른 학부모님과는 이런 의사소통에 있어 문제가 없었습니다"라고 해명하자, 학부모는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어린이집 선생님이나 하고 있지"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이 사연을 공유한 글쓴이는 "단어 뜻을 모르면 사전에 검색해 보면 되지 않나"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어린이집 선생님도 누군가의 아내, 엄마, 딸인 건데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문해력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많은 네티즌들은 '금주(今週)'가 한자어로 '이번 주'를 의미하는 일상적인 표현임에도 이를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뜻의 '금주(禁酒)'로 오해한 학부모의 문해력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무례한 태도와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자신의 오해를 인정하기보다 오히려 교사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점은 교육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사회적 현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의사소통의 오해를 넘어, 우리 사회의 문해력 수준과 교육자에 대한 인식, 그리고 상호 존중의 문화에 대한 성찰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문화포털

조각칼로 깎은 위로, 이미애 작가 대규모 전시

 독창적인 '조삭(彫削) 기법'으로 현대인의 내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온 서양화가 이미애 작가가 역대 최대 규모의 특별전을 선보인다. 오는 8월 2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삼성동 하나PB센터 내 문화공간 'Place1'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예술 세계를 집대성한 자리다. 초기 대표작부터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미공개 신작까지 총 120여 점의 작품이 대규모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매년 대중과 긴밀하게 소통해 온 작가의 행보 중에서도 이번 전시는 그 깊이와 규모 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기획으로 평가받는다.이번 전시의 핵심인 조삭 기법은 이미애 작가만이 가진 독보적인 조형 언어다. 과거 도자기 공예를 익히는 과정에서 얻은 영감을 서양화에 접목한 이 기법은 캔버스 위에 물감과 혼합 재료를 수십 겹 쌓아 올린 뒤 조각칼로 형태를 깎고 긁어내는 고된 과정을 거친다. 흙을 빚고 문양을 새기는 도공의 마음으로 캔버스를 다듬어낸 결과물은 평면적인 회화를 넘어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질감을 선사한다. 화면 위를 수놓은 조각칼의 흔적은 작가가 인내해온 예술적 고행의 시간을 고스란히 증명한다.작가는 이러한 창작의 고통을 '꿈꾸는 겁쟁이'라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명명했다. 작품 속 겁쟁이는 단순히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거친 삶의 벽 앞에서 자신의 두려움과 상처를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아는 인간의 본연을 의미한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불안을 품고 살아가지만, 동시에 내일을 향한 꿈을 잃지 않기에 아름답다는 것이 작가의 철학이다. 한때 삶의 큰 고비를 넘겼던 작가는 조각칼로 화면을 깎아내는 행위를 통해 자신과 관람객 모두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건넨다.기존 작품들이 주로 꽃과 나무 등 자연물에서 위로를 찾았다면, 이번 신작들은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도시 풍경으로 시선을 확장했다. 차가운 빌딩 숲과 서정적인 도시의 이면 속에 '꿈꾸는 겁쟁이'의 모습을 투영해 현대적인 서사 구조를 완성했다. 도시 한복판에 나무와 꽃, 새가 공존하는 풍경은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서정성을 일깨운다. 이는 작가가 도시라는 공간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탐구한 결과물로, 관람객들에게 더욱 친숙하고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이미애 작가는 세상의 거친 바람 앞에서도 저마다의 소망을 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빛나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도자기를 빚듯 오랜 시간 깎고 새겨낸 120여 점의 작품들은 작가가 세상에 던지는 따뜻한 위로의 손길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지친 마음을 보듬는 온기가 되어 관람객들이 다시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한 희망을 품어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화려한 색채 뒤에 숨겨진 묵직한 질감은 삶에 대한 역설적인 서늘함과 동시에 뜨거운 생명력을 동시에 전달한다.전시가 열리는 'Place1'은 대규모 작품들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며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입체적인 마티에르와 따스한 색감은 도심 속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8월 한 달간 이어지는 이번 특별전은 이미애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한눈에 확인하는 동시에, 현대인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단단한 위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