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덕분에 '갓'생 역전! 검은 모자의 글로벌 신분 상승기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작중 등장하는 '검은 모자', 즉 우리의 전통 갓(흑립)이 해외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갓끈 볼펜' 굿즈가 품절되는 사태까지 벌어질 정도다. 과연 우리는 이토록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갓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민속학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조선 시대 선조들이 갓을 얼마나 아끼고 소중히 여겼는지 들여다본다.

 

갓은 단순히 머리에 쓰는 모자가 아니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덕무가 문집 '아정유고'에서 "습기 찰세라 노끈으로 팽팽히 당겨 두고, 더럽혀질세라 갓집에 싸서 두네"라고 썼듯이, 갓은 귀한 대접을 받았다. '갓집'은 휴대용 갓 보관함으로, 당시 값비싼 흑립을 실내에 보관하거나 운반할 때 사용되었다. 말총과 가느다란 대나무로 만들어져 쉽게 부러지거나 먼지가 앉을 수 있었기에, 갓집은 갓을 보호하는 필수품이었다.

 

갓집은 주로 나무나 종이로 제작되었으며, 당시 귀한 재료였던 색지나 문양지로 안팎을 꾸미기도 했다. 특히 나무로 된 갓집 중에는 내부를 붉은색 비단으로 마감하고 자물쇠를 갖춘 고급스러운 형태도 있었다. 원뿔 모양의 입롱(笠籠), 뚜껑을 여닫는 입갑(笠匣)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했다. 허정인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원은 "착용자의 지위와 위신이 달린 기물이었던 만큼, 갓집은 '의관정제(衣冠整齊)'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갓집은 단순히 보관 용도를 넘어, 갓을 통해 드러나는 착용자의 품격과 위신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조선 시대 선비들은 비가 올 것 같은 날이면 고깔 모양의 '갈모'를 따로 챙겨 다녔다. '입모(笠帽)' 또는 '우모(雨帽)'라고도 불린 갈모는 갓 위에 덮어 쓰는 용도로, 기름을 먹인 종이에 가느다란 대나무살을 붙여 만들었다. 최은수 서울여대 패션산업학과 연구교수는 "흑립은 대나무를 명주실보다 가늘게 쪼개 만들었기에 물에 젖으면 쉽게 찌그러졌다"며, 갈모가 눈비를 막는 우산이자 쨍한 볕을 막는 양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갈모의 가장 큰 특징은 휴대성이었다. 쥘부채처럼 접어서 소매나 도포 자락, 혹은 배낭에 넣어 다닐 수 있었다. 19세기 말 조선을 방문했던 미국인 퍼시벌 로웰은 저서 '조선,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갈모를 두고 "조선은 친구의 우산을 탐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땅이다. … 작은 모양으로 깔끔하게 접을 수 있어 날씨가 맑을 때면 소매 속으로 사라진다"고 감탄했다. 이는 갈모가 지닌 실용성과 조선 선비들의 여유로운 생활 방식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선 시대에는 갓을 화려하게 꾸미려는 상류층 남성들 사이에서 '갓끈' 장식 경쟁이 뜨거웠다. 양반들은 바다거북 등껍질인 '대모(玳瑁)', 산호, 옥, 마노(瑪瑙) 등 귀한 재료로 만든 구슬을 알알이 연결해 갓끈으로 사용했다. 장숙환 이화여대 의류학과 특임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갓끈은 기능보다 장식성에 치중하게 되면서 길이가 허리 밑까지 늘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갓끈의 화려함은 때로는 사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조정에서는 호화로운 일부 장식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이는 갓이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착용자의 신분과 부를 드러내는 중요한 상징이었음을 보여준다. 최 교수는 "갓은 기품이 느껴지는 반투명한 검정 몸체에 다채로운 갓끈이 더해져 오늘날에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패션 소품"이라고 평가한다.

 

갓은 조선 시대 선비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단순한 모자를 넘어선 문화적 상징이었다. 갓집으로 소중히 보관하고, 갈모로 날씨에 대비하며, 화려한 갓끈으로 자신을 표현했던 선조들의 지혜와 멋이 담겨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을 통해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은 갓이, K-컬처의 또 다른 매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포털

놓치면 후회! 11세 영재 김연아X세계적 지휘자 차웅, '역대급' 클래식 공연 탄생

 11세 영재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가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무대에 올라 클래식 음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김연아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줄리앙 코헨과의 즉흥 연주 영상으로 유튜브 조회수 1억 9천만 뷰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차세대 스타다. 서울시향은 강동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오는 8월 9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2025 서울시향 키즈 콘서트: 클래식 음악 여행'을 개최하며, 이 자리에서 김연아의 협연이 펼쳐질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지휘봉은 포항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차웅이 잡는다. 그는 제11회 안토니오 페드로티 국제 지휘 콩쿠르 결선에 한국인 중 유일하게 진출하며 국제적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특히 차웅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하며, 그의 뛰어난 음악적 통찰력과 지휘자로서의 리더십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진출하며 국제적인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 최고 권위의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며, 그의 탁월한 음악적 해석과 리더십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콘서트에서는 클래식 명곡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1악장을 시작으로, 베토벤의 최고 역작으로 꼽히는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 '체코 음악의 아버지'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중 '몰다우',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4악장 등 대중에게 사랑받는 작품들이 연주된다.공연 후반부는 스페인의 열정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파야의 '삼각 모자' 모음곡 제1번 중 '밀러 부인의 춤'으로 화려하게 문을 연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김연아가 무대에 올라 사라사테의 '카르멘' 환상곡으로 서울시향과 환상적인 협연을 펼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은 영국의 위엄을 상징하는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 1번'과 구스타브 홀스트의 관현악 모음곡 '행성' 중 웅장하고 희망찬 '목성'으로 장식하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김연아는 이미 국제 무대에서 그 실력을 입증한 신예 바이올리니스트다. 2023년 주하이 모차르트 국제 청소년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차지하며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고, 베를린 라이징스타 그랑프리 국제 음악콩쿠르에서도 1위 및 그랜드캐쉬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한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콩쿠르를 석권하며 그녀는 명실상부한 '클래식 영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미래 클래식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역들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