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죽음의 5년'... 소비쿠폰에서도 배제된 유통 공룡들의 몰락

 올해 상반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전년 대비 0.1% 감소하며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오프라인 유통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15.8%나 증가하며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업태별로 살펴보면 대형마트가 1.1% 감소해 오프라인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편의점도 0.5% 감소했다. 백화점은 겨우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백화점과 편의점이 3~5%대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 증감률은 2021년 8.6%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온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1년 16.1%에서 2023년 7.2%로 잠시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15.8%로 크게 반등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진의 원인으로 경기 불황과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그리고 기후변화 현상을 꼽았다. 특히 백화점은 3월 중순까지 이어진 추운 날씨와 눈으로 봄 시즌 패션 부문 실적이 저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상반기 1월을 제외한 5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은 그나마 명품 등 해외 유명브랜드 매출이 5% 증가하며 전체 매출 하락을 일부 방어할 수 있었다. 반면 가전, 문화·패션, 잡화·아동스포츠 등의 상품군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마진율이 높은 패션 부문 판매가 부진했고,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 VIP 고객들도 소비보다는 현금 보유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하반기에도 경기 불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을 계기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 업계는 4월부터 3개월 연속 역성장한 만큼 쿠폰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 소비쿠폰은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과 달리 여름휴가 시즌과 맞물려 지급돼 소비 촉진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는 매출 감소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과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사용처로 지정되지 못했던 대형마트는 월 5~10%대의 매출 감소를 경험한 바 있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수입 삼겹살 60% 할인, 한우 등심 반값 판매 등 대규모 할인행사를 펼치며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대형마트 규제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있어 긴장감이 높다"며 "하반기에도 매출 부진이 계속된다면 마진율 조정 등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화포털

"유흥업소 아닙니다" 라이브클럽 덮친 단속 칼바람

 부산 경성대 인근의 명물인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가 관객의 춤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2개월간 문을 닫게 됐다. 부산 인디 음악 생태계의 거점으로 불리는 이곳은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되어 있으나, 공연 중 관객이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든 행위가 단속 대상이 되면서 행정처분을 받았다. 오방가르드 측은 26일부터 10월 24일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공지를 올리고 예정된 공연들을 다른 장소로 옮기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이번 사태는 시대착오적인 법 규제가 지역 대중음악 문화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현행법은 일반음식점에서 손님이 춤을 추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는 과거 유흥주점의 변칙 영업을 막기 위해 도입된 규정이지만, 소규모 라이브클럽들까지 족쇄를 채우는 결과를 낳았다. 라이브클럽이 합법적으로 관객의 춤을 허용하려면 유흥주점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이 경우 미성년 아티스트와 관객의 출입이 원천 차단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공연장으로 등록하려 해도 까다로운 시설 기준과 주류 판매 금지라는 현실적 벽에 부딪혀 대부분의 클럽이 일반음식점이라는 불안정한 법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음악계는 이번 영업정지 처분을 계기로 고질적인 법적 사각지대 해소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지난 19일 국회 전자청원 게시판에는 소규모 라이브클럽의 공연 활동 보장을 위한 법령 개선 청원이 올라와 빠른 속도로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공연 중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호응인 춤을 유흥업소의 가무 행위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고와 단속에 의존하는 현행 방식이 지역 소규모 공연장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도적 특례 마련을 요구했다.관객들의 움직임도 조직화되고 있다. 록 페스티벌과 공연을 즐기는 관객 모임인 '락장놀'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에게 정책 제안서를 제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일반음식점과 유흥업소를 구분하는 기준을 '춤'이 아닌 '유흥 종사자 고용 여부'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민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는 라이브클럽을 단순한 술집이 아닌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지탱하는 문화 공간으로 인정해달라는 요구이기도 하다.전문가들은 행정 당국의 기계적인 법 집행이 문화 예술의 생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대화 음악평론가는 스탠딩 공간에서 춤을 추며 즐기는 문화가 이미 일상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문화적 후퇴를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역시 관료주의적 행정이 지역 예술가들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소규모 공연장과 라이브카페에 대한 규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오방가르드의 영업정지는 개별 업장의 문제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계의 뿌리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댄스클럽과 라이브클럽을 막론하고 소규모 공간에서 활동하는 뮤지션과 디제이들에게 춤은 문화의 근본이자 생계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에도 여전히 춤을 규제 대상으로 보는 시대착오적 법안이 정치권과 제도권에 남아 있다는 사실에 많은 예술인이 개탄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실제적인 공연법 및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이어질지 문화계 전반의 이목이 국회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