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실종 사건? 한국 기업, '젊은 피' 가뭄에 늙어간다

 대한민국 기업의 인력 구성에 전례 없는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 역동적인 성장의 상징이었던 '젊은 피'의 유입은 급감하고, 숙련된 고참 직원들의 퇴직 시기는 늦춰지면서, 기업 내 '세대 역전'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50대 이상 직원의 수가 20대 직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국내 산업 전반에 걸친 인력 고령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24개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19.8%로, 2022년 대비 1.2%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50세 이상 인력 비중은 19.1%에서 20.1%로 0.6%p 증가하며, 마침내 30세 미만 인력 비중을 추월했다. 이는 2015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대 이상 직원이 30세 미만 직원을 수적으로 앞지른 충격적인 결과다.

 

수치로 확인되는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최근 3년간 30세 미만 직원은 2022년 23만5923명에서 2024년 22만1369명으로 1만4천명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50세 이상 직원은 20만6040명에서 22만4438명으로 1만8천명 이상 증가했다. 기업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젊은 인력의 유입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고령 인력의 비중은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업의 인력 구조가 급격히 노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력 고령화 쇼크'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다. 장기화된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보다는 현상 유지와 비용 절감에 집중하면서, 신규 인력 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는 특히 청년 실업 문제와 맞물려 사회 전반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고령 인력의 퇴직 연령이 높아지고, 재고용 등으로 직장 생활을 이어가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주요 원인이다. 기대 수명 연장과 건강 관리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훨씬 오랫동안 경제 활동이 가능해졌고, 불안정한 노후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정년 이후에도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커졌다. 기업 입장에서도 숙련된 고참 인력의 경험과 노하우는 여전히 중요한 자산이며, 이들을 대체할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비용보다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측면도 있다.

 

그리고 일부 젊은 세대들이 전통적인 기업 문화나 경직된 조직 생활 대신 유연한 근무 형태나 창업, 프리랜서 등 다른 직업 경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기업 내 '젊은 피'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인력 구조의 변화는 기업에 여러 가지 심각한 과제를 안겨준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혁신 동력의 약화다. 젊은 인력의 유입이 줄어들면 새로운 아이디어, 유연한 사고, 빠른 변화 적응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조직 내 활력과 역동성이 떨어지고, 세대 간 가치관과 업무 방식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단절이나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이차전지 산업처럼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놓인 업종에서 이러한 세대 역전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3년간 이차전지 업종의 30세 미만 인력 비중은 9.7%p나 급감한 반면, 50세 이상 인력은 1.2%p 증가해 전체 10.9%p의 격차를 보였다. 이는 첨단 산업 분야조차도 인력 고령화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기업 내 세대 구성이 뒤바뀌는 전환점에 도달한 만큼, 인력 운용 및 조직 문화 전반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더 이상 과거의 인력 운용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이제 단순히 신규 채용을 늘리는 것을 넘어, 기존 고령 인력의 숙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젊은 세대에게 효과적으로 전수하고, 동시에 젊은 인재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직무 재설계, 유연근무제 확대, 세대 간 멘토링 프로그램 활성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인력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모든 세대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번 '세대 역전' 현상은 단순히 기업 내부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의 활력과 미래 경쟁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인구 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인력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 기업들은 '젊은 피' 실종이라는 치명적인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문화포털

'학폭 의혹' 박준현, 과연 KBO 1순위 자격 있나

 KBO가 학교 폭력(학폭) 근절을 위해 서약서와 생활기록부 제출을 의무화하는 초강수를 둔 2025년 신인드래프트. 바로 그 중심에,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되는 '괴물 투수' 북일고 박준현이 서 있다. 최고 157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압도적 재능과 '레전드' 박석민의 아들이라는 스타성까지 갖춘 그를 둘러싸고, '학폭 의혹'이라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며 KBO 전체가 숨을 죽이고 있다.박준현은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총액 200만 달러(약 27억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계약을 제시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KBO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했다. 국내 리그에서 먼저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입증한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의 KBO행 선언으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처럼 보였다. 허승필 단장 역시 내부적으로 만장일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히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하지만 드래프트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암초가 나타났다. 한 언론이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명백히 박준현을 암시하는 단서와 함께 학폭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된 돌발 질문을 받은 박준현이 명확하게 부인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정말 무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은 일파만파 퍼져나갔다.논란의 핵심은 북일고 재학 시절 동료 선수와의 트러블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심각한 구타나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가해자와 피해자가 받아들이는 무게가 다를 수 있기에 학폭 이슈는 경중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다.이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다. 학폭위는 해당 사안이 학교 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유일한 공식 창구이기 때문이다. 만약 학폭위에서 무혐의 결과가 나왔다면, 이는 공식적으로 폭력이 아니라는 잠정 결론을 의미한다. 확인 결과, 박준현은 논란이 된 사안에 대해 학폭위 심의를 거쳤고, 최종적으로 '무혐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대해 키움 히어로즈 관계자는 "민감한 문제지만, 구단이 최종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것은 학폭위의 결과 뿐"이라며 "박준현에 대한 무혐의 심의 결과를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박준현 측의 행보 역시 이러한 결론에 힘을 싣는다. KBO가 학폭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떳떳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굳이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는 KBO 도전을 감행할 이유가 없었다는 시각이다. 200만 달러라는 거액의 계약을 통해 모든 논란에서 벗어나 미국으로 떠날 수 있는 '탈출구'가 있었음에도 KBO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한 것 자체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일이 없다는 자신감의 방증이 아니겠냐는 것이 현재 키움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