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당대회, '전한길 유니버스'에 갇히나? 최고위원들도 '친길' 경쟁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들이 오는 11일, 보수 진영 내 강성 유튜버로 손꼽히는 전한길, 고성국 씨 등이 공동 주최하는 합동 토론회에 출연하며 당내 전당대회 구도가 '친길(친전한길) 대 반길'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8·22 전당대회를 불과 11일 앞두고 당 대표 후보들에 이어 최고위원 후보들까지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에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당의 극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한길 씨는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11일 오전 보수 우파 유튜버들이 진행하는 합동 토론회에 국민의힘 최고위원 주자로 나선 김민수, 김재원, 김태우, 손범규, 최수진 후보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이는 예비경선을 통과한 최고위원 후보 8명 중 과반인 5명을 한자리에 모아 토론회를 진행한다는 의미다. 다만, 거론된 후보 중 유일한 현역 의원인 최수진 후보는 동아일보에 "미리 잡아 둔 지방 일정이 있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불참 의사를 표명했다.

 

이러한 유튜버 토론회 출연은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극우화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당권 주자 중 '반탄파'로 분류되는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앞서 같은 토론회에 출연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김문수 후보는 지난 7일 이 토론회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다시 입당 신청을 하면 받아주실 것이냐"는 전 씨의 질문에 "당연히 받을 것"이라고 답하며 논란을 빚었다. 나아가 "비상계엄으로 누가 죽거나 다친 것이 없다"고 발언해 '불법 계엄 옹호' 논란에 휩싸리기도 했다. 장동혁 후보 역시 지난달 31일 같은 토론회 자리에서 "당 대표가 되면 적절한 시점에 (윤 전 대통령) 면회를 가겠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저를 극우로 몰았던 분들은 알아서 나가면 된다" 등의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당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당 관계자들은 후보들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후보들이 선거를 앞두고 조바심이 나니 표 결집력이 센 강성 성향 당원의 표심을 얻기 위해 앞다퉈 극우화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될수록 다수의 중도 보수 성향 지지자는 더욱 떨어져 나가고, 지지율 하락 폭도 더 커질 것"이라며 당의 외연 확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실제로 국민의힘은 최근 지지율 정체 및 하락세를 겪고 있으며, 중도층 이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강성 지지층에만 호소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당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중도층 표심을 더욱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22 전당대회가 '친길 대 반길'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면서, 당의 미래 비전과 정책 경쟁보다는 이념적 색채가 강한 논쟁에 매몰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외연을 넓히고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아니면 특정 지지층에만 갇혀 고립될지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포털

'장래 정치 지도자' 묻는 여론조사 1위, 이름 확인하고 '소름'…예상 뒤엎은 결과

 한국갤럽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는 현재 한국 정치 지형의 극심한 유동성과 리더십 부재 현상을 동시에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각각 8%와 7%의 지지를 얻어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를 기록하며 팽팽한 경쟁 구도를 형성한 점이다. 하지만 이 수치보다 더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지점은 특정 인물을 선택하지 않은 '의견 유보' 응답이 58%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국민 절반 이상이 차기 리더십에 대한 뚜렷한 선호나 기대를 정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깊은 불신과 새로운 대안을 갈망하는 민심의 단면을 드러낸다.이번 조사는 특정 후보군을 제시하지 않고 응답자가 직접 인물을 떠올려 답하는 주관식 자유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방식은 인물들의 단순 인지도를 넘어,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각인된 '최우선 선호 인물'이 누구인지를 파악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 위원장과 장 대표의 뒤를 이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각각 4%의 지지를 얻어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어서 김민석 국무총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나란히 3%를 기록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의 선호도를 보이는 데 그쳤다. 기타 인물의 합계는 9%로 집계됐다.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정청래, 장동혁 두 거대 양당의 신임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처음으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당 대표 선출이나 총리 임명과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대중의 인식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진영별로 살펴보면, 조국 위원장은 진보층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10%가 넘는 지지를 확보하며 해당 진영 내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했지만, 압도적인 지지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장동혁 대표 역시 보수층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10% 이상의 선호도를 기록했으나, 다른 잠재적 경쟁자들을 크게 앞서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양대 진영 모두 확실한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여러 주자들이 각축을 벌이는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결국 이번 여론조사는 1위와 2위의 1%포인트 격차라는 표면적인 현상보다, 58%에 달하는 '침묵하는 다수'가 한국 정치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새로운 리더십은 과연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이번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1.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