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대학생인데 작품값이 '천만 원'... 미술시장이 열광하는 Z세대의 충격적 그림

 서울 삼청동 호리아트스페이스가 9월 '키아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파격적인 전시를 선보인다. 아직 미술대학 4학년생인 한의도(22)의 개인전 '풍뎅이의 복화술'이 그 주인공이다. 대형 아트페어 기간에 재학 중인 신예 작가의 개인전을 기획한 화랑의 과감한 선택은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포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Z세대 작가 한의도는 '자기분열(self-fragmentation)'이라는 현대인의 심리적 상태를 작품의 핵심 주제로 삼는다. 그의 캔버스에 등장하는 뒤집힌 풍뎅이의 무력한 몸짓과 기괴하면서도 묘하게 친근한 인물 형상들은 파편화된 자아와 왜곡된 인식의 세계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Z세대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불안정한 내면 풍경을 반영한 것으로, 현대 사회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한의도의 작품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작품 제목을 중요한 서사 장치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조금만 잘라주세요', '노트북', '러브버그' 같은 일상적인 언어들은 관람자에게 익숙한 경험을 환기시키지만, 이와 대비되는 기괴한 이미지와 만나면서 낯설고 새로운 해석의 영역을 열어준다. 이러한 텍스트와 이미지의 불협화음은 관람자로 하여금 작품을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읽고' 해석하도록 유도한다.

 


작가의 독특한 창작 방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의도는 작업 드로잉 단계부터 '무의식적 시선'의 이동을 따라 작업한다. '진주 목걸이→신발끈→손가락 주름→하품하는 입'과 같은 파편적 이미지들이 비선형적 규칙에 따라 연결되면서, 기괴하고 낯선 형상들이 탄생한다. 이러한 방식은 왜곡된 인식의 리듬감을 시각적으로 경험하게 하며, 관람자에게 새로운 미적 체험을 선사한다.

 

숙명여자대학교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 중인 한의도는 이미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신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브리즈 프라이즈(2024) 수상, 이랜드문화재단 공모작가(14기) 선정, 제16회 겸재 내일의 작가 공모 우수상(2025) 등 굵직한 성과를 이루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작품은 경기문화재단, 겸재정선미술관, 이랜드 갤러리 등 주요 기관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어, 미술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풍뎅이의 복화술'은 9월 27일까지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9월 4일 '삼청나잇' 행사 기간에는 밤 11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키아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열리는 이번 전시는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싶은 컬렉터와 미술 애호가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의도의 '난무(Boisterous Dance)'(2025)를 비롯한 대형 회화 작품들은 Z세대 특유의 감성과 동양화의 전통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모습을 보여주며, 젊은 작가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문화포털

23년간 입국 금지는 '비례원칙 위반'... 유승준에게 또다시 승소 판결 내린 법원

 병역 비리 논란으로 23년간 한국 입국이 금지됐던 가수 유승준(48·미국명 스티븐 승준 유)에 대해 법원이 다시 한번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유승준이 제기한 세 번째 소송에서 나온 결과로, 대법원에서 두 차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비자 발급을 거부해온 정부의 조치가 위법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재차 확인된 것이다.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비자) 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를 입국금지해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공익과 사익 간 비교형량을 해볼 때 피해 정도가 더 커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며 핵심 판단 근거를 밝혔다.특히 재판부는 "(비자 발급) 거부 처분은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재량권의 일탈 남용으로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해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재판부는 "원고의 과거 행위가 적절했다고 판단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고 덧붙여 유승준의 과거 행동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유승준의 법정 투쟁은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왔다. 1997년 '가위', '연가', '사랑해 누나' 등 히트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2002년 공연을 목적으로 출국한 뒤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의무를 회피했다. 당시 그는 군 입대를 공언했던 상황이어서 국민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이에 법무부는 여론에 호응해 그의 입국을 제한했고, 이후 23년간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2015년 8월, 38세가 된 유승준은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당시 재외동포법은 병역 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했더라도 38세가 되면 재외동포 체류자격을 부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LA 총영사관은 비자 발급을 거부했고, 이것이 긴 법정 투쟁의 시작이었다.첫 번째 소송에서 유승준은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LA 총영사관은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유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발급을 재차 거부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사법부 판결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정부의 태도로 비춰졌다.이에 유승준은 2020년 10월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2023년 11월 대법원에서 또다시 최종 승소했다. 그런데도 LA 총영사관은 지난해 6월 또다시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을 두 번이나 무시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유승준은 같은 해 9월 세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이번에도 승소했다.한편 유승준 팬들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디시인사이드 유승준 갤러리는 지난 9일 성명문을 발표해 정부의 정치인 사면 검토 과정에서 보여지는 관용이 유승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인과 공직자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사면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그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팬들은 특히 형평성 문제를 강조했다. "이러한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정치인과 공직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도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며 "병역 문제로 인해 2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입국이 제한된 가수 유승준 씨의 경우, 이미 대법원에서 지난 2019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추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에게 직접 호소했다. "조 전 대표, 윤 전 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 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며 "부디 대통령님의 결단이 형평성과 공정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구현되는 사례가 되어,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유승준 사건은 이제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법치주의와 행정부의 사법부 판결 이행 의무, 그리고 사면과 관용의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다. 세 번의 법원 승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입국 제한이 과연 법치국가에서 용인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