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열린다…김건희 '공모' 적시된 '건진법사' 재판의 3대 관전 포인트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비선 실세' 의혹의 중심에 섰던 인물,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첫 재판이 오는 23일로 확정됐다. 이번 재판은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관련 청탁과 함께 고가의 금품을 수수하는 과정에 공모했다는 혐의가 공소장에 적시돼,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법조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전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고 밝혔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증거조사와 변론이 이루어지는 정식 재판에 앞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각자의 주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향후 재판 절차와 증거조사 계획을 수립하는 자리다.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어 전 씨가 직접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전 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거액의 금품을 챙겼다는 혐의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일 전 씨를 구속 기소하며 그가 김 여사와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명시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전 씨는 2022년 4월부터 7월 사이 통일교의 전 세계본부장이었던 윤영호 씨로부터 교단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는 대가로 8천만 원이 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이 파악한 금품 목록에는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검팀은 공소장에서 "김건희 여사가 전성배로부터 해당 금품을 전달받았다"고 적시해, 단순한 알선을 넘어 김 여사가 범죄 수익의 종착지였음을 분명히 했다.

 

전 씨의 금품 요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특검팀은 전 씨가 같은 기간 윤 씨에게 청탁 및 알선의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이라는 직책을 요구하며, 이와 관련해 총 3천만 원의 자금을 추가로 수수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한 전 씨의 알선수재 혐의는 통일교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여러 기업들로부터 사업 편의 등 각종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별도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써 전 씨가 각종 청탁을 매개로 수수한 것으로 파악된 금품의 총액은 3억 원을 훌쩍 넘기게 됐다.

 

결국 23일 열릴 첫 재판은 '건진법사' 전성배라는 한 개인의 비리 혐의를 넘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실제로 불법적인 청탁과 금품 수수에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를 규명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문화포털

찰리 채플린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단 3일간 펼쳐지는 ‘무성영화극장’ 예매 전쟁 예고

 영화의 역사가 태동하던 100여 년 전, 대사 없이 오직 배우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극장에서 즉석으로 연주되는 음악만으로 관객을 웃고 울렸던 무성영화의 시대가 오는 가을, 서울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최첨단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명성이 높은 피크닉(piknic)과 손을 잡고, 오는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단 3일간 '무성영화극장'이라는 특별한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무성영화 걸작들을 스크린에 상영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라이브 연주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백의 고전과 현대의 사운드가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예술적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축제의 포문은 10월 28일, 희극의 왕 찰리 채플린(1889~1977)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불후의 명작 '키드(The Kid, 1921)'가 연다. 가난한 떠돌이(채플린)가 우연히 버려진 아기를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웃음과 눈물의 유대를 그린 이 작품은, 채플린 특유의 따뜻한 인간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이 빛나는 걸작이다. 이날 연주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3인조 밴드 '까데호'가 맡는다.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즉흥 연주와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유머를 더하고, 가슴 뭉클한 장면에 감동의 깊이를 더하며 100년 전 영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이튿날인 29일에는 채플린과 함께 무성영화 시대를 양분했던 '무표정의 천재' 버스터 키튼(1895~1966)의 대표작 '셜록 2세(Sherlock Jr., 1924)'가 상영된다. 시골 극장의 가난한 영사기사 청년이 탐정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명탐정 셜록 2세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발한 특수효과와 몸을 사리지 않는 키튼의 액션 코미디가 압권이다. 이날 무대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이끄는 '윤석철트리오'가 올라, 재치 넘치고 생동감 있는 리듬으로 키튼의 아찔한 슬랩스틱 연기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다.같은 날 저녁에는 일본 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1903~1963) 감독의 초기 걸작 '태어나기는 했지만(I Was Born, But..., 1932)'이 관객을 만난다. 이제 막 도쿄 교외로 이사 온 한 가족의 두 아들이, 회사 상사에게 굽실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며 어른들의 세계에 눈떠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아코디언 연주자 데이브유를 중심으로 결성된 '데이브유 아코디언 재즈밴드'가 연주를 맡아,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애잔한 아코디언 선율로 순수한 동심과 쌉쌀한 현실의 간극을 절묘하게 그려낼 것이다.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30일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1889~1968) 감독의 '잔 다르크의 수난(The Passion of Joan of Arc, 1928)'이 상영된다. 프랑스를 구한 영웅 잔 다르크가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순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배우들의 경이로운 표정 연기로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이날 연주는 베이시스트 송남현과 밴드 '만동'이 맡아, 영화의 비극성과 숭고함을 극대화하는 강렬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LG아트센터 서울 관계자는 "100여 년 전 무성영화의 흑백 화면에 우리 시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빚어내는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져, 관객에게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상 단 하나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기획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