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단 3일간 펼쳐지는 ‘무성영화극장’ 예매 전쟁 예고

 영화의 역사가 태동하던 100여 년 전, 대사 없이 오직 배우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극장에서 즉석으로 연주되는 음악만으로 관객을 웃고 울렸던 무성영화의 시대가 오는 가을, 서울에서 화려하게 부활한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최첨단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명성이 높은 피크닉(piknic)과 손을 잡고, 오는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단 3일간 '무성영화극장'이라는 특별한 기획 공연을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무성영화 걸작들을 스크린에 상영함과 동시에, 현재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라이브 연주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흑백의 고전과 현대의 사운드가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그야말로 시공을 초월한 예술적 경험을 관객에게 선사할 예정이다.

 

축제의 포문은 10월 28일, 희극의 왕 찰리 채플린(1889~1977)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불후의 명작 '키드(The Kid, 1921)'가 연다. 가난한 떠돌이(채플린)가 우연히 버려진 아기를 떠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웃음과 눈물의 유대를 그린 이 작품은, 채플린 특유의 따뜻한 인간미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이 빛나는 걸작이다. 이날 연주는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3인조 밴드 '까데호'가 맡는다. 이들은 예측 불가능한 즉흥 연주와 다채로운 사운드를 통해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에 유머를 더하고, 가슴 뭉클한 장면에 감동의 깊이를 더하며 100년 전 영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튿날인 29일에는 채플린과 함께 무성영화 시대를 양분했던 '무표정의 천재' 버스터 키튼(1895~1966)의 대표작 '셜록 2세(Sherlock Jr., 1924)'가 상영된다. 시골 극장의 가난한 영사기사 청년이 탐정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 명탐정 셜록 2세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기발한 특수효과와 몸을 사리지 않는 키튼의 액션 코미디가 압권이다. 이날 무대에는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이 이끄는 '윤석철트리오'가 올라, 재치 넘치고 생동감 있는 리듬으로 키튼의 아찔한 슬랩스틱 연기를 한층 더 입체적으로 확장시킬 예정이다.

 

같은 날 저녁에는 일본 영화의 거장, 오즈 야스지로(1903~1963) 감독의 초기 걸작 '태어나기는 했지만(I Was Born, But..., 1932)'이 관객을 만난다. 이제 막 도쿄 교외로 이사 온 한 가족의 두 아들이, 회사 상사에게 굽실거리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며 어른들의 세계에 눈떠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아코디언 연주자 데이브유를 중심으로 결성된 '데이브유 아코디언 재즈밴드'가 연주를 맡아, 때로는 경쾌하고 때로는 애잔한 아코디언 선율로 순수한 동심과 쌉쌀한 현실의 간극을 절묘하게 그려낼 것이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30일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1889~1968) 감독의 '잔 다르크의 수난(The Passion of Joan of Arc, 1928)'이 상영된다. 프랑스를 구한 영웅 잔 다르크가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순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배우들의 경이로운 표정 연기로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다. 이날 연주는 베이시스트 송남현과 밴드 '만동'이 맡아, 영화의 비극성과 숭고함을 극대화하는 강렬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몰입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LG아트센터 서울 관계자는 "100여 년 전 무성영화의 흑백 화면에 우리 시대 최고의 뮤지션들이 빚어내는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져, 관객에게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상 단 하나뿐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이번 기획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화포털

용도지역 '수직 상승'…노후 빌라촌, 4000세대 대단지로 '환골탈태'하는 지역 4곳은?

 서울시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거 환경 개선과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시는 '모아주택·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강북구, 구로구 등 4개 지역을 새로운 주거 단지로 탈바꿈시키고, 이를 통해 총 4093세대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울시는 지난 11일 열린 제13차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 소위원회에서 △강북구 미아동 90-45번지 일대 모아주택 △구로구 구로동 511 일대 모아타운 △서대문구 홍은동 10-18 일대 모아타운 △중랑구 망우3동 474-29 일대 모아타운 등 총 4건의 사업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들 지역은 사업이 완료되면 임대주택 796세대를 포함한 총 4093세대의 신축 주택이 들어서는 대규모 주거 개선 사업의 수혜를 입게 된다.지역별 세부 계획을 살펴보면, 먼저 강북구 송중초등학교 인근 미아동 90-45번지 일대는 기존 105세대에서 175세대(임대 35세대 포함)로 주택 공급이 67%나 확대된다.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의 아파트 4개 동이 들어설 예정이며, 전체 세대의 20% 이상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대신 용적률을 200%에서 249.91%로 완화받아 사업성을 높였다. 특히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여 위험했던 기존 6m 이하의 좁은 도로에는 부지 내 공지를 활용한 2m 폭의 보도를 신설해 안전한 보행 환경을 확보하고, 송중초 남측에는 공원을 조성하여 쾌적함을 더한다.구로구 구로동 511 일대는 노후 건축물이 밀집하고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지역이다. 이번 모아타운 지정을 통해 기존 1156세대에서 161세대가 늘어난 총 1317세대(임대 213세대 포함)의 대단지로 거듭난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었던 용도지역을 제3종으로 상향 조정해 사업성을 확보했으며, 구로역과 대림역 더블 역세권에 고려대구로병원이 인접한 입지적 장점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주민 편의를 위해 단지와 구로동로 40길을 잇는 공공 보행 통로를 만들고, 주 통학로의 보행 공간을 넓히는 등 보행 친화적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서대문구 홍은동 10-18번지 일대는 노후 건축물 비율이 78.3%, 반지하 주택 비율이 41.7%에 달하는 대표적인 저층 주거 밀집 지역이었다. 북한산과 홍제천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끼고 있음에도 개발이 정체됐던 이곳은, 2030년까지 기존 140세대에서 181세대 늘어난 총 321세대(임대 38세대 포함)의 신축 주택이 공급된다. 주 진입로인 홍은중앙로 폭을 8m에서 10m로 넓히고, 북한산 근린공원으로 이어지는 홍은중앙로9길도 확장하여 접근성을 개선한다.이번에 지정된 곳 중 가장 규모가 큰 중랑구 망우3동 474-29번지 일대는 무려 2280세대(임대 510세대 포함)의 매머드급 단지가 들어선다. 제1종, 제2종(7층 이하) 등이 혼재되어 있던 용도지역을 전체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통일해 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인근 혜원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상봉로16길과 봉우재로58길에 보도를 신설하고 도로 폭을 대폭 넓힌다. 또한, 경춘선·경의중앙선 망우역과 신설 예정인 면목선 경전철과 인접한 교통의 요지로서, 인근 재개발 사업과 시너지를 내며 지역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결정으로 4개 지역의 주거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로 확충과 공원 조성 등 기반 시설 확충을 통해 지역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