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닌 '시민'이 해냈다…세월호 참사, '치유의 기록'으로 유네스코 간다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로 남은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비극과 이후의 시간을 담은 기록물이 세계적인 유산으로 나아가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경기도교육청 산하 4·16생명안전교육원은 '단원고 4·16아카이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등재를 위한 국내 심사를 통과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록 보존을 넘어,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고 치유하려는 시민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번 프로젝트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희생자들의 유품과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묵묵히 이어온 비영리 민간단체 '4·16기억저장소'가 주도하고, 경기도4·16생명안전교육원이 힘을 보태며 결실을 본 대표적인 민관 협업 사업이다. '단원고 4·16아카이브 : 시민의 기억운동과 치유의 기록'이라는 이름 아래, 여기에는 별이 된 단원고 학생들의 평범하고도 찬란했던 생전의 일상과,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추모의 물결,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간절한 외침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참사 이후 고통의 시간을 견뎌내며 서로를 보듬고 다시 일어서려는 유가족과 생존자들의 치열한 회복의 여정 또한 중요한 일부를 구성한다.

 


이 기록물이 갖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나 기관의 공식적인 시각이 아닌, 참사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유가족과, 함께 아파하고 행동했던 평범한 시민들의 관점에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낱낱이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건조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아래에서부터 쌓아 올린 살아있는 목소리의 집합체다.

 

더 나아가, 이 아카이브는 '기록'이라는 행위 자체가 어떻게 상처 입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복의 과정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소중한 사례다. 기억을 꺼내어 말하고, 함께 모으고, 정리하는 모든 과정은 단순히 과거를 박제하는 것을 넘어, 아픔을 직시하고 서로의 슬픔을 위로하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체의 노력이었다. 경기도교육원은 이러한 의미를 더하기 위해, '단원고 4·16기억교실' 존치 과정을 담아낸 구술 기록화 사업(2021~2023년)의 결과물도 함께 제출했다.

 

국내 심사라는 큰 산을 넘은 '단원고 4·16아카이브'는 이제 더 넓은 세계를 향한다. 오는 2026년 6월 열릴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지역위원회 총회에서 최종 등재 결정을 받기 위해, 국가유산청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마지막 단계를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그날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 이제는 전 세계가 함께 기억하고 교훈으로 삼아야 할 인류의 유산으로 거듭나고 있다.

 

문화포털

'내란 부화수행' 낙인 찍은 민주당 vs "부산시민 명예 훼손" 발끈한 박형준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부산시가 '내란에 부화수행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치졸한 정치공세"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가 부산시와 시민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내란특검대응특별위원회의 발표였다. 특위는 행정안전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에 청사 폐쇄 및 출입자 통제를 지시한 공식 시각이 작년 12월 4일 0시 40분에서 50분 사이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부산시는 이보다 1시간 20분이나 앞선 12월 3일 오후 11시 20분에 이미 청사를 폐쇄했다는 사실을 문제 삼으며, 이는 부산시가 계엄군의 지휘 체계에 선제적으로 동조한 '내란 부화수행'의 명백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특위는 이에 대한 행안부의 즉각적인 감찰을 촉구하며 박형준 시정을 정조준했다.이에 대해 박형준 시장은 14일, '민주당 특위 부화수행 주장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상세한 자료를 내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는 비상계엄 상황에서 단 한 번도 시민의 기본권을 제약하거나 계엄에 동조한 사실이 없다"고 못 박으며, 민주당이 제기한 '시간차' 의혹의 핵심을 정면으로 돌파했다.박 시장이 제시한 타임라인에 따르면, 행안부 운영지원과의 한 주무관이 부산시 당직 담당관에게 유선으로 청사 폐쇄 지시를 전달한 시각은 12월 3일 오후 11시 15분경이었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공식 전파 시각보다 훨씬 앞선 시간으로, 부산시의 청사 폐쇄 조치가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임을 명확히 하는 근거다. 박 시장은 "당시 행안부 관계자 확인만으로도 쉽게 파악 가능한 사실"이라며 민주당의 주장이 기본적인 사실 확인조차 결여된 억측이라고 비판했다.나아가 박 시장은 부산시가 계엄에 동조하기는커녕, 오히려 가장 먼저 반기를 들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오후 11시 10분경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한 직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메시지를 발표했으며, 11시 40~50분경 시청에 도착하자마자 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하는 등 불필요한 통제를 즉각 해제했다고 밝혔다.특히 12월 4일 0시경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0시 45분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비상계엄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내란 부화수행'이라는 민주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명백한 사실이라는 것이다.박 시장은 "부화수행이라는 주장은 부산시의 실제 대응과 정면으로 배치되며 부산시와 시민의 명예를 훼손하는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며, "저와 부산시는 앞으로도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시민 안전과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 수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이며, 정치적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부산 발전을 위한 시정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