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 임윤아, 시간 초월 레시피로 ♥이채민과 미래 재회 성공

 지난 28일 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 연출 장태유)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회에서는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연지영(임윤아 분)과 이헌(이채민 분)의 애틋한 사랑이 마침내 해피엔딩을 맞으며, 예측 불가능했던 역사를 운명적인 사랑으로 완성하는 감동적인 서사를 그려냈다. 폐주가 된 이헌이 현대에서 연지영을 찾아내며, 두 사람의 재회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이날 방송은 연지영이 사랑하는 이헌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다 현대로 돌아오게 되는 절박한 상황으로 시작됐다. 조선에서는 공길(이주안 분)의 기지로 연지영이 궁을 빠져나왔지만, 이헌은 제산대군(최귀화 분)의 역모 속에서 충신 임송재(오의식 분)를 잃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왕좌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며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헌은 제산대군의 야욕을 파악하기 위해 궁으로 돌아왔고, 제산대군이 노골적으로 왕좌를 탐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이헌은 동생 진명대군의 안위를 위해 자신이 폐주가 되는 길을 택했고, 제산대군은 그를 유배 보내는 척하며 제거하려 했다. 하지만 이헌은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고, 죽음을 가장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운명은 두 사람을 갈라놓지 않았다. 이헌이 유배를 떠나는 길목에서 연지영은 기적적으로 그와 재회했다. 그녀의 등장과 함께 공길, 숙수들, 그리고 우림위장 신수혁(박영운 분)까지 모두가 이헌을 돕기 위해 나섰다. 이들은 제산대군 일당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연지영은 이헌을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다. 그 과정에서 제산대군에게 납치되는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이헌은 연지영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이 절박한 순간, 연지영은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망운록’의 저자가 바로 이헌이었음을 깨달았고, 이헌 또한 연지영이 망운록을 통해 자신에게 왔음을 직감하며 두 사람의 운명적인 연결고리가 더욱 선명해졌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제산대군의 칼날이 이헌을 향했고, 연지영은 다시 한번 그 앞을 막아섰다. 치명상을 입고 쓰러진 연지영을 안고 이헌은 절규했고, 그 순간 연지영은 망운록과 함께 현대로 돌아가게 된다. 이헌은 사라진 연지영을 애타게 부르며 슬픔에 잠겼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연지영과의 재회에 대한 희망이 꺼지지 않았다.

 

현대에서 눈을 뜬 연지영은 이헌에게 돌아가기 위해 망운록을 다시 읽고 또 읽었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녀는 연희군에 대한 기록이 ‘실종’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하고 역사가 변했음을 깨달았다. 절망 속에서도 연지영은 셰프로서의 삶을 이어갔고, 망운록 속 요리들을 재현하며 미슐랭 스타를 꿈꿨다. 그리고 마침내, 운명처럼 이헌과 재회하게 된다. 조선 시대에서 ‘실종’으로 기록되었던 이헌이 시공간을 넘어 현대로 와 연지영을 찾아낸 것이다. 두 사람은 미래에서 다시 만나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이헌은 조선에서 약속했던 대로 연지영에게 비빔밥을 만들어주며 변치 않는 사랑을 전했고, 시공간을 초월한 두 사람의 사랑은 영원히 이어질 것임을 암시하며 아름다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문화포털

'짝퉁'까지 등장했던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명품 책, 드디어 한국 상륙

 대부분 활자 인쇄술의 발명가로 구텐베르크를 떠올리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책'의 형태를 완성하고 대중화시킨 진정한 '출판의 아버지'는 따로 있다. 바로 15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활동한 출판인, 알도 마누치오다. 그는 인쇄술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책을 소수 귀족이나 학자들의 거대한 장식품에서 벗어나, 누구나 한 손에 들고 다니며 지식을 탐독할 수 있는 대중적 매체로 탈바꿈시킨 혁명가였다. 그의 업적과 르네상스 시대 출판의 정수를 조명하는 국내 첫 전시 '천천히 서둘러라'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서 열리며, 500년 전 지식 혁명의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한다.마누치오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책의 개념 자체를 바꾼 것이다. 그는 세계 최초로 책을 휴대 가능한 '8절판(옥타보)' 크기로 제작해 '포켓북'의 시대를 열었다. 이로써 책은 더 이상 특정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지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흐르는 듯한 서체인 '이탤릭체'를 개발해 유행시켰으며, 문장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호흡을 조절하는 세미콜론(;) 같은 문장 부호를 도입하고 쪽번호를 넣어 체계를 잡았다. 그의 손에서 책은 비로소 현대적인 편집 디자인의 기틀을 갖추게 되었고, 유럽 출판계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단순히 책을 찍어내는 기술자가 아니었던 마누치오는 학자적 양심을 지닌 완벽주의자 편집자이기도 했다. 45세라는 늦은 나이에 출판업에 뛰어든 그는, 당시 책들이 수많은 오류를 담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는 당대 최고의 인문학자들과 지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고전 원문들의 오류를 꼼꼼하게 교정하고 편집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가 세운 '알디네 인쇄소'에서 나온 책들은 '신뢰의 상징'으로 통했으며, 유럽 전역에서 그의 책을 모방한 '짝퉁'이 등장할 정도로 엄청난 명성을 얻었다. '빠르게 변화를 일으키되, 원칙을 잃지 않는다'는 의미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라는 인쇄소의 구호는 그의 출판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이번 전시는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불리는 '폴리필로의 꿈'을 비롯해 마누치오 가문이 3대에 걸쳐 인쇄한 희귀 고서적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이번 전시는 르네상스의 진정한 힘이 미술뿐만 아니라, 지식의 보급과 소통을 이끈 출판 문화에 있었음을 역설한다. 이탈리아 국립도서관장들이 직접 나서 협력한 이번 전시는, 의사소통의 방식이 급변하는 오늘날 우리에게 500년 전 지식 혁명가 마누치오의 정신이 어떤 의미를 던지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그의 유산은 단순히 오래된 책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하여 지식과 소통의 본질을 묻는 현재진행형의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