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만에 '스톱'…오세훈, 야심작 한강버스 결국 고개 숙였다

 야심차게 닻을 올렸던 서울시의 한강 리버버스가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불과 열흘 만에 전면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주택공급 대책 브리핑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한강버스 문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히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공식 사과했다. 오 시장은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한강버스를 이용할 계획을 세우셨을 시민들이 계실 텐데, 운행을 못 하게 되어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운항 중단 결정의 배경에 대해 "열흘 남짓한 운행 기간 동안 기계적, 전기적 결함이 수차례 발생하면서 시민들 사이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생긴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이번 기회에 운행을 멈추고 시스템을 충분히 안정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신뢰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시의 이번 결정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강버스는 운행 열흘 동안 방향타 오작동과 전기 계통 이상 등 크고 작은 고장이 무려 네 차례나 잇따라 발생하며 운항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서울시는 29일부터 10월 말까지 약 한 달간 시민 탑승을 전면 중단하고, 승객 없이 운항하는 시범 운항 체제에 돌입해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 작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성급한 운항 개시' 비판에 대해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6개월간의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거쳤기에 조급하거나 무리한 시작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테스트 과정에서 예측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들이 발생해, 한 달간의 추가 시범 운항을 통해 완벽을 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사실상 초반 준비가 미흡했음을 시인했다. 박 본부장은 "최선을 다해 한 달 안에 모든 시험을 마치고, 잦은 잔고장으로 인한 시민 신뢰 추락을 막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검증을 거친 뒤 정식 운항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화포털

꿈의 4000 돌파, 축포 터뜨린 증시…하지만 "진짜는 지금부터", 살얼음판 예고된 이유

 대한민국 주식 시장이 마침내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27일 오전, 코스피 지수가 장중 4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사천피' 시대를 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로 출발하며 개장과 동시에 4000선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내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한때 4021.93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오전 9시 9분 현재 전장 대비 78.58포인트(1.99%) 급등한 4020.17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4000선 돌파를 두고, 그동안 꿈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오천피'(코스피 5000)를 향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이날 역사적인 지수 상승의 일등 공신은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였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787억 원, 1,20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강력한 매수세로 지수를 밀어 올린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1,994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강력한 매수세는 국내 증시의 대장주들에게 고스란히 옮겨붙었다. 대한민국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가 사상 처음으로 10만 원 선을 돌파하며 '십만전자' 시대를 열었고, 2위인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단숨에 53만 원대까지 치솟는 등 반도체 투톱이 시장의 열기를 주도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이처럼 한국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른 배경에는 긍정적인 대외 여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간밤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훈풍을 불어넣은 것이 주된 동력이었다.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자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었고, 이에 뉴욕의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투자 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여기에 더해, 오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이 예정되면서, 오랜 기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중 무역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 또한 국내 증시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했다.다만,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이번 주부터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APEC 정상회의, 본격적인 기업 실적 시즌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연달아 마주해야 한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이러한 주요 이벤트들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일간 단위의 주가 변동성이 지난주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국내 증시는 전통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단기 차익을 노린 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경향이 짙었던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일시적인 주가 조정이나 노이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