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온상' 시아누크빌, 또다시 한국인 사망

 캄보디아 남부 해안도시 시아누크빌에서 50대 후반 한국인 남성 1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현지 경찰에 의해 시신이 발견된 이 남성의 사망 소식은 21일 외교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이 사실을 알렸고, 대사관은 즉시 현지 교민회장을 통해 현장 확인을 요청했다. 교민회장은 사망자가 발견된 현장에서 고인의 여권과 함께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그리고 휴대폰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보를 접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은 곧바로 영사를 현장에 급파하여 사태 파악에 나섰다.

 

외교부는 앞으로 유가족에게 사망 사실을 신속히 통보하고, 장례 절차를 지원하는 한편, 현지 당국에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여 사망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모든 영사 조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 남성이 캄보디아에 체류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나 사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한 불법 온라인 도박 및 사기 조직에 한국인들이 연루되어 감금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번 사건 역시 온라인 스캠 범죄와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지 경찰의 수사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때 카지노와 개발 붐으로 한국인 투자자와 관광객들이 많이 찾던 시아누크빌은 최근 불법 사업체들이 난립하며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외교부는 해외 체류 국민들에게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긴급 상황 발생 시에는 현지 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즉시 연락해 줄 것을 강조했다.

 

문화포털

제주 바다에 또 ‘차 봉지 마약’…두 달 새 13건

 제주 해안에서 한자로 ‘차(茶)’라고 적힌 은색 포장지 형태의 마약이 또 발견되면서 지역 사회가 다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처음 발견된 이후 두 달여 동안 같은 형태의 마약이 계속 떠밀려 오고 있으며, 이번까지 총 13건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16일 오후 4시 30분경 서귀포시 성산읍 해안가에서 제주해안경비단 소속 경찰관이 발견한 의심 물체는 간이 시약 검사 결과 케타민 1㎏으로 확인됐다. 잇따른 발견으로 인해 제주도 일대는 해안가 경계를 한층 강화한 상태다.이번에 발견된 마약은 지난 두 달 동안 제주항, 애월읍, 조천읍, 구좌읍, 용담포구, 우도, 성산 광치기해변 등 도내 각 해안에서 발견된 동일 포장 형태의 마약들과 동일한 유형으로 보인다. 모두 케타민으로 확정된다면 총량은 32㎏에 이르며, 이는 1회 투약량 기준 약 107만 명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단순 밀반입을 넘어 대규모 유통망과 연결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사당국도 이번 사안을 단순 표류물이 아닌 심각한 마약 조직의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포장 외관이 일반 차 봉지를 연상시키는 점도 유통 과정에서의 위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케타민은 의료용 마취제로 승인된 약물이지만, 대량 흡입 시 환각·기억 손상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신종 마약으로 분류된다. 최근 포항에서 동일한 형태의 마약이 세 차례 발견됐고, 일본 대마도에서도 두 차례 발견된 점을 고려하면 특정 조직이 같은 포장 방식을 사용해 동아시아 해역에 흘려보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찰과 해경은 이 마약이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시작해 한국 남해안으로 흐르는 ‘구로시오 난류’를 따라 유입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경은 포장지의 한자 표기 방식 등을 근거로 한자 문화권 유통망을 거친 흔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조직적 투기 또는 운송 중 유실 가능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이날 오전에는 해경, 경찰, 해병대 제9여단, 관세청, 제주도자치경찰단 등 7개 기관에서 420여 명을 투입해 제주 북부 해안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지금까지 마약이 발견된 지점들이 제주 북부와 동부에 집중된 만큼, 동일 지점을 중심으로 추가 유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관계기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탐색과 수거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며, 해외 유입 경로와 국내 유통망 개입 여부 등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해안에서 연이어 발견되는 ‘차 봉지 마약’이 단순 해류 표류를 넘어 국제적 마약 밀매 조직과 연관된 것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지역 사회와 수사당국 모두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