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우승컵 들고 '번개'처럼 프랑스로! 안세영, 9관왕 카운트다운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3, 삼성생명)의 질주는 멈출 줄 모른다. 8번째 국제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지 불과 사흘 만에, 그녀는 9관왕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덴마크오픈 우승의 피로도 잊은 채, 프랑스오픈 코트에 선 안세영은 예상대로 또 승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지난 22일 프랑스 세숑세비녜에서 열린 2025 BWF 월드투어 슈퍼750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인도의 안몰 카르(43위)를 2-0(21-15, 21-9)으로 완파하며 16강에 안착했다. 경기는 단 36분 만에 끝났다. 덴마크오픈 결승전이 끝나고 사흘의 짧은 휴식만 취한 시점이었음에도, 그녀의 강철 체력과 흔들림 없는 집중력은 빛을 발했다.

 

경기 초반, 1세트에서 6-12까지 끌려가며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덴마크오픈 결승의 여파인지 다소 무거운 움직임과 실책이 보였던 것. 하지만 안세영은 폭발적인 순발력과 스매시로 흐름을 단숨에 뒤집었다. 13-13 동점을 만들더니 21-15로 역전하며 세트를 가져왔다. 기세를 탄 2세트는 압도적이었다. 빠른 풋워크로 코트를 장악, 초반부터 3-0, 11-6 리드를 잡은 뒤 상대의 반격 의지를 꺾으며 21-9의 완벽한 스코어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6강 진출을 넘어, 안세영의 경이로운 회복력과 정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불과 며칠 전 덴마크 오덴세에서 왕즈이(2위, 중국)를 꺾고 정상에 오른 피로를 이겨내고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것이다. 세계 배드민턴 무대는 다시 한번 '안세영 시대'임을 확인했다.

 

안세영은 올해 출전한 12개 대회 중 8개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배드민턴 여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시즌 초부터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 등 슈퍼1000급 대회를 휩쓸었으며, 수디르만컵 개인전에서는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세영 선수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지난 7월 중국 오픈에서는 부상으로 준결승을 포기해야 했고,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천위페이(중국, 5위) 선수에게 패하며 2연패의 꿈이 좌절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복귀전이었던 중국 마스터스에서 완벽한 기량으로 연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이어진 덴마크 오픈에서는 코리아 오픈에서 패배를 안겼던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3위) 선수에게 준결승에서 설욕했고, 결승에서는 왕즈이 선수를 제압하며 시즌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프랑스오픈 2연패에 맞춰져 있다. 지난해 이 대회 정상에 섰던 그녀는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덴마크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강철 체력이라면 다시 한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다음 상대는 랭킹 20위 미아 블리크펠트(덴마크)로, 안세영이 5전 전승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강철 같은 체력과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무장한 안세영. 그녀의 시즌 9번째 우승 도전은 22일부터 26일까지 TV 채널 스포티비 프라임2(SPOTV PRIME2)에서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과연 '배드민턴 여제'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을까.

 

문화포털

사장 승진은 단 1명, 대신 하버드 석학 수혈…이재용의 '기술 삼성' 승부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 사장단 인사는 '안정 속 기술 혁신'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드러냈다. 전 세계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전환기를 맞아, 승진 인사를 최소화하며 조직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한편, 외부 기술 인재를 파격적으로 영입해 '기술 초격차'의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선명하게 읽힌다. 이번 인사는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의 서막으로,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파고를 어떻게 넘어설지에 대한 전략적 밑그림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번 인사의 핵심은 양대 축인 반도체(DS)와 스마트폰·가전(DX) 부문 수장들의 유임과 역할 강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DX 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에게 각각 핵심 사업부장인 메모리사업부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계속 겸직하도록 했다. 이는 극심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검증된 리더십을 중심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부진을 씻고 실적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신임을 얻었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셈이다.안정 기조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변화의 의지는 외부 인재 영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교수인 박홍근 사장을 삼성의 미래 기술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1967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과 수석 입학 및 전체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 박사 학위 취득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을 외치며 기술 확보를 생존의 문제로 여겨 온 이재용 회장의 경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파격적인 인사다. 선행 기술 연구의 심장부에 외부의 수재를 앉혀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윤장현 사장 역시 기술 전문가로서,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중책을 맡았다. 오랜 기간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윤 사장의 발탁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모바일, TV, 가전 등에 AI와 로봇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사장단 인사가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마무리됐지만,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이 물러나고 사업지원실이 신설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삼성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