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기" 내세운 윤석열, 16번째 재판 불출석… 재판부 "불이익은 피고인 몫"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회 연속으로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속행 공판은 피고인이 없는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발적으로 출석을 거부했다"고 명시하며,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재판을 진행하되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불이익은 피고인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강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할 경우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 문제를 재판 불출석의 주된 이유로 내세웠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당뇨망막병증' 진단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글자 크기 16포인트조차 제대로 읽지 못하는 심각한 시력 저하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당뇨 황반부종'이라는 담당 의사의 소견까지 더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잦은 재판 일정으로 인해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혈당이 급격하게 변동하고, 이는 망막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이 변호인 측의 설명이다. 사실상 건강권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다만 변호인단은 재판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여지를 남겼다. 향후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이 예정된 재판에는 건강상의 큰 부담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출석해 직접 재판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와 함께 변호인단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최근 한 강연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을 비판한 사실을 거론하며, 전직 헌재소장 대행의 발언으로는 매우 부적절한 '정치적 언사'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하며 재판 외적인 부분에서도 날을 세웠다.

 

한편, 이날 재판은 '내란특검법' 규정에 따라 언론을 통해 중계가 허용되어 많은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해당 법은 특검 또는 피고인의 신청이 있을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재판장이 중계를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인신문 절차까지 모두 공개될 경우, 아직 증언대에 서지 않은 후속 증인들의 증언이 오염될 수 있고 군사기밀이 공개되어 국가안전보장에 위해가 될 수 있다는 특검팀의 우려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실제 재판 중계는 증인신문이 시작되기 직전까지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져, 피고인 없는 법정의 모습만이 대중에게 공개되었다.

 

문화포털

콘서트인가, 전시인가?…양방언의 음악, 반가사유상을 만나 완전히 새로운 예술로 태어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상징과도 같은 국보 반가사유상, 그 깊은 사유의 세계가 무대 위에서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예술로 재탄생한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음악전시 콘서트 ‘사유하는 극장’이 2022년 첫선을 보인 이래 세 번째 시즌으로 관객을 맞는다. 이 공연은 단순히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는 것을 넘어, 전시와 공연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이 공간 자체에 머물며 예술과 하나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신개념 퍼포먼스다. 2023년 ‘음류’, 2024년 ‘초월’에 이어 올해는 ‘Sa-yU’(사유)라는 부제 아래 ‘사유에서 초월로, 초월에서 위로로’ 이어지는 인간 내면의 순환적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또 한 번의 감각적 충격을 예고한다.이번 공연의 음악을 총괄하는 양방언 작곡가는 현대음악과 전통음악, 그리고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만의 독창적인 음률을 빚어낸다. 그는 관객이 ‘사유의 방’에서 느낄 법한 세 가지 감각, 즉 현실을 뛰어넘는 초월적 감각과 삶의 역동성을 포착하는 감각, 그리고 다시 고요한 마음으로 회귀하는 감각을 오롯이 음악으로 구현해냈다. 양방언 작곡가는 이 공연이 사유의 방이 지닌 정적인 에너지를 음악과 영상, 빛이라는 동적인 언어로 확장시키는 시도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관객이 단순히 무대를 ‘보는 사람’에 그치지 않고, 시공간 속에 온전히 ‘머무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낯선 체험의 장으로 초대한다.민새롬 연출가는 멈춰있는 시공간의 상징인 박물관에 예술이 스며드는 순간, 모든 것이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무대를 구성한다. 그의 손끝에서 빛과 음악, 영상은 각자 존재감을 뽐내는 대신 서로 긴밀하게 호흡하며 하나의 유기적인 생명체처럼 움직인다. 이는 관객에게 무언가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관객 스스로 사유의 감각을 온몸으로 체험하며 자신만의 서사를 완성해나가는 여정이 되도록 설계되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극작가 장성희의 시적인 희곡이 영상의 형태로 더해져, 활자라는 문학적 언어와 소리라는 음악적 언어가 만나 빚어내는 특별한 감각의 시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사유하는 극장’은 양방언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연주를 중심으로 사운드 디자인, 영상, 조명, 무대미술 등 각 분야 최고의 창작진이 협업하여 완성하는 종합 예술의 결정체다. 공연장 안뿐만 아니라 로비 공간까지 설치 작품을 전시하여, 관객이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예술적 체험으로 이어지도록 세심하게 구성했다. 고요한 사유의 방에서 시작된 예술적 영감이 가장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무대 언어로 재해석되는 이 특별한 경험은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지며,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