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소고기 값 걱정할 때…'이것'만은 폭발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늦은 추석 명절이 3분기 가축 시장의 희비를 극명하게 갈랐다. 삼계탕 수요가 폭발하며 육계 사육은 크게 늘었지만, 더위에 지친 한·육우와 돼지는 사육 마릿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여름철 보양식 특수를 누린 닭을 제외한 대부분의 축종에서 사육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기후 변화와 소비 패턴이 축산 농가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드러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한·육우와 돼지였다. 3분기 기준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342만 2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에 해당하는 15만 8000마리가 줄었다. 이는 번식이 가능한 암소의 수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더해, 10월 초순으로 추석이 늦어지면서 명절 수요가 3분기 통계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다. 돼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사육 마릿수는 1103만 7000마리로 전년 대비 1.3%(14만 5000마리) 감소했는데, 특히 7~8월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늘면서 4개월 미만의 어린 돼지 수가 3.1%나 줄어든 것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가금류 시장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산란계는 8108만 3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0.7% 소폭 증가했다. 이는 계란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농가에서 노계 도축을 줄인 결과로, 안정적인 계란 공급을 위한 농가의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육용계였다. 전체 사육 마릿수는 9425만 3000마리로 지난해보다 무려 9.9%(851만 6000마리)나 급증했다. 특히 여름 복날을 겨냥한 삼계탕 수요가 폭발하면서, 3분기 삼계 도축량은 직전 분기보다 47%나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여름 한 철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엄청난 수의 닭이 공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통계는 대한민국 축산업이 마주한 현실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구조적인 번식 기반 약화와 기후 변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소, 돼지 농가의 어려움이 수치로 확인된 반면, 특정 시기 폭발하는 소비 트렌드가 육계 시장 전체를 견인하는 모습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오리 사육 마릿수가 새끼 입식 감소와 도축 증가로 소폭 줄어든 것을 포함해, 각 축종별로 엇갈린 성적표는 향후 국내 축산 시장의 안정적인 수급 관리와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문화포털

엔비디아 젠슨 황까지 총출동, 7조 4천억 경제효과… ‘APEC 대박’ 터지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대한민국 경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중 정상이 마주하는 자리가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언급했듯, 두 정상의 참석 확정만으로도 회의의 성공 가능성은 이미 열려 있는 셈이다. 전 세계를 긴장시키는 관세 전쟁과 무역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이 외교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복잡하게 얽힌 국제 현안들을 풀어내는 지혜를 모으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APEC은 단순한 경제 협력 논의를 넘어,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역학 관계에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회의의 주 무대가 될 경주는 손님맞이를 위한 모든 준비를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핵심 시설인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신라의 유려한 누각과 금관을 형상화한 외관을 자랑하며, 내부적으로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정상회의장과 양자회담장으로 완벽하게 탈바꿈했다. 이는 천년고도의 역사적 숨결과 대한민국의 현대적 발전상을 동시에 세계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보문단지 일대에서는 한국형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며 참가자들에게 한국의 미래 기술력을 선보이고, 엑스포대공원에 새롭게 조성된 '경제 전시장'은 대한민국 산업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비전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일 준비를 마쳤다. 첨단미래산업관부터 지역 강소기업들의 기술력을 뽐내는 공간까지, 이번 회의가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이번 APEC 정상회의가 가져올 경제적 파급효과는 무려 7조 4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와 직결된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전 세계 1700여 명의 글로벌 경제 리더들이 경주를 찾는다는 사실은 한국 경제의 위상을 실감케 한다. 이들은 CEO 서밋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미래를 논의하는 한편, 경제 전시장에 참여하는 30~40개의 국내 지역기업들과 일대일 미팅 및 투자 유치 설명회를 가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게 된다. 이는 자본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과 혁신적인 국내 기업 간의 실질적인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기회이며, K-경북푸드 홍보관 등을 통해 한국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세계에 알리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회의의 성공을 위한 마지막 1%의 디테일을 채우는 작업도 한창이다. 특히 세간의 관심은 미중 정상회담이 과연 어디서 열릴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국립경주박물관 내 새롭게 조성된 만찬장을 회담 장소로 강력히 추천했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신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강대국 정상이 마주 앉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징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한 장소 제공을 넘어, 평화와 화합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되새기며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한국의 외교적 메시지가 담긴 전략적 제안으로 해석될 수 있다. 모든 준비를 마친 경주는 이제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쓰일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