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이냐, 고립이냐"…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불참한 APEC서 던진 승부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주에서 개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첫 공식 일정인 '초청국과의 비공식 대화' 세션을 직접 주재하며 다자외교 무대의 중심에 섰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더욱 연결되고, 복원력 있는 세계를 향하여'라는 대주제 아래,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 경제 질서를 논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의장국 정상으로서 각국 정상들을 맞이하고 첫 세션의 의사봉을 잡음으로써, 글로벌 경제 현안에 대한 대한민국의 주도적인 역할을 세계에 각인시키는 첫발을 내디뎠다. 대통령실은 이번 세션이 정해진 의제에 얽매이지 않고 정상들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비공식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어, 보다 솔직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비롯한 APEC 21개 회원국 정상 대부분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다만,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참했으며, 대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미국의 정상 불참은 여러 외교적 해석을 낳으며 회의 시작 전부터 미묘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이와 함께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아랍에미리트(UAE)의 칼리드 빈 모하메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와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 등 주요 국제기구 및 파트너 국가 인사들의 참석은 이번 회의가 다룰 의제의 폭과 깊이를 짐작하게 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상들의 좌석 배치와 발언 순서 하나하나에도 국제정세의 역학 관계가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이 대통령이 주재한 첫 세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더욱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외부 충격에 강한 회복력 있는 경제 공동체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테이블 위에 올랐다. 특히 △팬데믹 이후 위축된 역내 무역과 투자 촉진 방안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적 연결성 강화 △그리고 민간 부문의 혁신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한 민관 협력 모델 구축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특정국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APEC 회원국 모두가 상호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의 '가교 역할'을 적극 수행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역내 협력의 동력을 복원하고, APEC이 이름뿐인 협의체가 아닌 미래에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최고 경제 플랫폼으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와 경제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제시하는 비전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APEC의 미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는 이 대통령의 외교 리더십을 평가하는 중요한 시험대이자,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이건 연기가 아니다"…로봇 연기하다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 여배우

 배우 전미도가 5년 만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역으로 돌아와 1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장식하며 ‘오리지널 캐스트’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30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2025년 제78회 미국 토니어워즈 6관왕에 빛나는 작품의 기념비적인 무대로, 전미도는 초연의 감동을 고스란히 재현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그녀는 소속사를 통해 “오랜만에 클레어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어 감격스럽다. 10주년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공연장을 찾아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복귀를 넘어, 한국 창작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의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이날 무대에서 전미도는 구형 헬퍼 로봇 ‘클레어’가 낡은 로봇 ‘올리버’를 만나 사랑이라는 낯선 감정에 눈뜨게 되는 과정을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작품의 대표적인 듀엣 넘버인 ‘사랑이란’과 ‘그것만은 기억해도 돼’를 특유의 청아하고 맑은 음색으로 소화하며, 로봇이지만 누구보다 인간적인 따스함과 순수함을 지닌 클레어의 복합적인 매력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그녀의 목소리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사랑의 설렘과 애틋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전미도는 기계적인 움직임과 점차 변화하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조율하며, 기술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클레어의 성장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의 진가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역시 명불허전 미도 클레어, 돌아와 줘서 고맙다”, “연출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완벽한 무대”, “한결같은 명창이다. 재관람은 필수”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내며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현장은 초연 당시의 뜨거운 열기와 감동으로 가득 찼으며, 전미도는 관객들의 환호에 미소와 손 인사로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치 않는 기량과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돌아온 그녀의 무대는 ‘어쩌면 해피엔딩’을 사랑해 온 오랜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물이 되었고,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미래의 서울,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해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서정적인 음악과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로봇을 통해 역설적으로 인간성의 본질과 사랑의 의미를 탐구하며 전 세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공연은 그 의미를 더하며, 전미도를 비롯한 실력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또 한 번의 레전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전미도의 클레어를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