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될 뻔한 GPU 26만 장? 나경원, 이재명 정부에 직격탄 "전력 대책 있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엔비디아의 대규모 GPU 한국 공급 계획을 두고 현 정부가 민간 기업의 성과를 가로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APEC 최고의 성과는 민간의 힘에서 나왔다"고 전제하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을 거론했다. 그는 이 만남을 통해 성사된 GPU 26만 장 공급 방침을 이재명 정부의 업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성과 위조'이자 '도둑질'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그는 GPU 확보에 따르는 막대한 전력 소모 문제를 지적하며, 이는 원자로 1기가 반년 이상 생산하는 전력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력 공급망, 서버, 네트워크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며, 과거 이재명 대통령 후보 시절의 GPU 5만 개 확보 공약에 대해 생태계와 운영 전략 없는 하드웨어는 '고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나 의원의 주장처럼 이번 성과를 오롯이 민간의 힘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젠슨 황 CEO를 비롯해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나 로봇,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치맥 회동'에 큰 관심을 보였고, 젠슨 황 대표는 다음 모임에 대통령도 함께하자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재계에서는 이러한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소통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본다. 수십만 장의 GPU를 운영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정부의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수적이므로, 민간의 성과라며 정부의 노력을 폄훼하고 양측을 이간질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한국이 가진 독특한 산업 및 문화적 힘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젠슨 황 CEO는 지난 '지포스 25주년' 행사에서 "PC방과 e스포츠가 없었다면 지금의 엔비디아는 없었을 것"이라고 발언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시절, 많은 이들이 PC방 창업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이를 통해 형성된 강력한 게임 문화가 고성능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를 폭발시키며 엔비디아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역사적 사실과 맞닿아 있다. 즉, 이번 GPU 공급은 단순한 비즈니스 협상을 넘어, 엔비디아가 한국 시장과 맺어온 깊은 인연과 한국의 문화적 저력이 만들어낸 성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조성된 정치적 안정감과 AI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이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AI 드라이브 정책이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한국 투자 선언, 오픈AI의 대규모 웨이퍼 구매 계약 등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엔비디아 역시 한국에 형성되는 거대한 'AI 판'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으며, 이는 이번 대규모 GPU 공급 결정의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포털

"동남아는 옛말"…수사 피하려 두바이에 '유령회사' 차린 1200억 도박 조직 검거

 국제공조가 비교적 원활하지 않은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유령 법인까지 설립해 1200억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일망타진됐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도박공간개설 및 범죄단체 조직·활동 등의 혐의로 총책 A씨(32)를 포함한 조직원 2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존의 동남아시아 거점 방식에서 벗어나 사법망의 허점을 노리는 한층 더 지능화된 수법을 사용했으나, 10개월에 걸친 경찰의 추적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덜미를 잡혔다.A씨 일당의 범죄 수법은 치밀하고 조직적이었다. 이들은 국제공조 수사가 활발해 검거 위험이 높은 캄보디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 대신, 상대적으로 수사 협조가 어렵고 자금 세탁이 용이한 두바이를 범죄의 근거지로 선택했다. 현지에 유령 법인을 설립하여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는 한편, 국내에서는 총책 A씨를 중심으로 친구와 선후배들을 규합해 홍보팀, 대포통장 모집·관리팀, 자금세탁팀, 해외운영팀 등 역할을 분담시켜 체계적인 조직을 구축했다. 총책을 정점으로 실장, 팀장, 팀원으로 이어지는 군대식 상명하복 체계를 확립하고, 조직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도록 강요하며 조직을 관리했다. 이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도박 참여자들을 모집하며 약 4년간 2개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통해 12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판돈을 굴렸다.특히 이들의 범죄 과정에는 우리 사회 청년들을 겨냥한 악랄한 착취 행위가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더한다. A씨 일당은 '고수익 해외 아르바이트 보장'이라는 달콤한 말로 취업에 목마른 20~30대 청년들을 두바이로 유인했다. 하지만 현지에 도착한 청년들을 기다린 것은 약속된 일자리가 아닌 감시와 통제였다. 조직은 청년들의 여권을 도착 즉시 빼앗아 도주를 원천 차단하고, 사실상 감금 상태에서 도박사이트 관리 등 범행에 강제로 가담시켰다. 이처럼 조직 하부에서는 착취와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동안, 총책 A씨를 비롯한 핵심 간부들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가의 외제차와 명품 가방을 사들이고 유흥비로 탕진하는 등 극도로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지난해 5월,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업무협약 과정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즉시 수사에 착수했다. 10개월에 걸친 끈질긴 추적과 잠복 끝에 국내외에 흩어져 있던 조직원들을 차례로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총책 A씨 등 주요 간부들이 벌어들인 범죄수익 60억 80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으며, 도박에 참여한 58명 역시 도박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도박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전문 수사 인력을 총동원하여 지속적인 단속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