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FA 최대어' 박찬호 품었다…80억 베팅으로 왕조 재건 신호탄

 올겨울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던 국가대표 유격수 박찬호의 행선지가 마침내 결정됐다. 치열한 물밑 경쟁 끝에 박찬호는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가 아닌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KBO리그 이적 시장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은 박찬호와 4년 총액 80억 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에 합의하며 FA 시장의 '큰 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양측은 옵션 등 세부적인 조항에 대한 조율을 마치는 대로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며, 이로써 두산은 단숨에 리그 최정상급 내야 수비력을 갖추게 됐다.

 

박찬호는 2014년 데뷔 이후 오직 KIA에서만 활약해 온 명실상부한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원클럽맨'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그는 지난 7년 연속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강철 같은 체력을 증명했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으로 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통산 타율은 2할 6푼 6리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 플레이는 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리그 최고의 유격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임을 공인받았다.

 


두산의 이번 영입은 고질적인 내야 불안을 해소하고 왕조 재건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한 과감한 승부수로 해석된다. 그동안 여러 선수들이 유격수 자리를 거쳐 갔지만, 박찬호만큼의 안정감과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은 그만큼 두산이 박찬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으며, 그의 합류가 팀 전력에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얼마나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찬호의 영입으로 두산은 기존의 탄탄한 투수진에 리그 최강의 내야 수비력까지 더하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하게 됐다.

 

반면 10년 넘게 팀의 중심을 잡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를 눈앞에서 놓치게 된 KIA의 출혈은 상당할 전망이다. 당장 주전 유격수 자리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으며,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선수를 라이벌 팀에 내줬다는 점에서 팬들의 상실감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이제 KIA는 FA A등급인 박찬호의 이적 보상으로 두산의 보호선수 20인 외 선수 1명과 박찬호의 전년도 연봉 200%를 받거나, 혹은 선수 없이 연봉의 300%를 받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고민에 빠졌다. 즉시 전력감 선수를 데려와 공백을 메울 것인지, 아니면 거액의 보상금을 선택해 미래를 도모할 것인지를 두고 KIA 구단의 깊은 셈법이 시작됐다.

 

문화포털

조선 기록의 정수, 부산서 무료 공개

 조선 왕실이 전란과 재난으로부터 역사의 기록을 지키기 위해 전국 각지의 험준한 사고에 나누어 보관했던 실록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곳에 집결한다. 국립고궁박물관과 부산박물관은 오는 7일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에 전하노니'를 공동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조선왕조실록을 포함한 국보 및 보물급 유물 190여 점이 대거 공개되어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이번 전시의 핵심은 단연 조선왕조실록이다. 1997년 훈민정음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실록은 임진왜란 당시 전주사고본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소실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후 전주사고본을 바탕으로 재인쇄되어 정족산, 오대산, 적상산, 태백산 등 4대 사고에 분산 배치되었으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다시 한번 흩어지는 수난을 당했다. 서울대 규장각과 국가기록원 등 여러 기관에 나뉘어 소장되어 온 각 사고본 실록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조선 개국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전시 현장에서는 각 사고본이 가진 고유한 특징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 조선 전기 인쇄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주사고본 태조실록부터, 교정의 흔적이 붉은 글씨로 생생하게 남아 있는 오대산 사고본까지 기록의 엄밀함을 증명하는 유물들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실록 외에도 왕실의 주요 행사를 정교한 그림과 글로 남긴 조선왕조 의궤, 국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어보와 어책 등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기록유산들이 함께 전시되어 조선 왕실 기록 문화의 정수를 선보인다.특별히 이번 전시에는 피란수도였던 부산의 아픈 역사와 연결된 어진들도 다시 부산을 찾았다.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옮겨졌다가 화재로 일부 훼손된 영조 어진과 철종 어진이 그 주인공이다. 비록 화마를 입었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이 초상화들은 조선 국왕의 위엄과 당시 화원들의 뛰어난 묘사력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철종 어진은 군복을 입은 국왕의 서른한 살 시절 모습을 담고 있어 복식사 연구 측면에서도 매우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왕실의 화려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복식과 공예품도 대거 나들이에 나섰다. 영친왕비가 입었던 붉은 원삼과 화려한 봉황 장식 머리꽂이는 물론, 영조의 딸 화유옹주 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용기 등이 전시되어 왕실 여성들의 문화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국보로 지정된 '동궐도'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경을 3,000여 그루의 나무까지 세밀하게 묘사해 당시 궁궐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며, 조선 후기 백자 기술의 정점인 청화백자 항아리도 그 위용을 뽐낸다.전시는 8월 30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세계유산위원회 참석자들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다채로운 연계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 일대의 대일 외교 역사를 보여주는 '초량왜관도'와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 지역적 특색을 담은 유물들도 함께 전시되어, 기록 유산이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만세에 전해질 살아있는 역사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