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무시하고 또?…학생인권조례 폐지안 '기습 통과'에 교육계 '발칵'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운명이 다시 한번 거센 풍랑 속으로 빠져들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7일 저녁,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기습적으로 상정하여 표결에 부쳤고, 찬성 7명, 반대 4명으로 가결 처리했다. 이번에 통과된 안건은 주민이 직접 발의한 형태로, 사실상 지난해 4월 시의회가 통과시켰으나 대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효력이 멈춘 의원발의안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1년 반 만에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며 교육계와 시민 사회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는 이번 폐지안 처리에 대한 당위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효원 국민의힘 시의원은 "이번 폐지안은 학생 인권을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일보시키자는 취지"라며, "각자의 역할에서 책임과 권리를 함께 누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혁 교육위원장 역시 "오늘 상정된 안건은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기존 폐지안과 내용상 동일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올해 12월 26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주민발의 사항"이라며 절차적 정당성과 시급성을 강조했다. 사실상 대법원 판결 이전에 주민 발의라는 새로운 경로를 통해 조례 폐지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시민 사회는 즉각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소라 민주당 시의원은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학생 인권을 후퇴시키는 나쁜 정치"라고 규정하며 "교권과 학생인권은 어느 한쪽을 없애는 시소게임이 아니라 상호 발전시켜야 할 가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병주 시의원 또한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폐지안을 의결한다면 이는 퇴행적 행위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11개 인권 단체도 긴급 성명을 내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자 무리수를 두는 속셈"이라며 폐지안 처리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고 성별,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며, 2010년 경기도를 시작으로 서울을 포함한 7개 시도에서 시행 중인 교육 자치의 상징적 조치다.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시의회가 연내 본회의에서 폐지안을 최종 통과시킬 경우, 서울시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하며 맞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 경우 조례의 존폐를 둘러싼 극한의 대립과 사회적 혼란이 재현되는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며, 학생 인권의 미래를 둘러싼 가치 충돌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포털

폭락하는데 '더 사겠다' 선언…'부자 아빠'의 기괴한 투자법, 대체 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로버트 기요사키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약세장 속에서도 오히려 추가 매수 의사를 밝혀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나는 팔지 않고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단언했다. 현재 시장이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그는 "전 세계가 심각한 현금 부족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당장 현금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하락장에서 굳이 비트코인을 매도할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아 자신만의 투자 철학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기요사키가 이처럼 하락장에서도 태연하게 매수를 외치는 이유는 그가 확신하는 거시 경제의 미래 전망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헤지펀드 창립자 로렌스 리파드의 '빅 프린트(Big Print)' 개념을 인용하며, 전 세계가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부채에 빠져 있기 때문에 결국 각국 정부는 대규모로 돈을 찍어내는, 즉 통화 발행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과정이 본격화되면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해 달러와 같은 법정통화의 가치는 필연적으로 폭락하게 되고, 반대로 금, 은처럼 공급량이 제한된 실물자산과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는 게 그의 논리다. 특히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져 있다는 희소성을 거듭 강조하며, 이번 폭락세가 진정되면 더 많은 비트코인을 사들일 것이라고 공언했다.하지만 기요사키의 이런 장밋빛 전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위험하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의 가격 예측이 과거에도 여러 차례 과장된 측면이 있었음을 지적하며, 그의 발언을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실제로 경제 전문지 이코노믹 타임스는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요사키의 발언에 대한 '경계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그의 단정적인 예측이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 심리를 불필요하게 자극하여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유명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의도치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이 때문에 투자 업계에서는 그의 전망을 직접적인 투자 지침으로 삼기보다는,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여러 참고 자료 중 하나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요사키의 발언을 개별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과 같은 미시적인 투자 조언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긋는다. 대신, 전 세계적인 부채 문제와 통화 정책의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자산 시장이 어떻게 재편될 것인지에 대한 그의 독자적인 해석, 즉 '거시적 서사'의 차원에서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그의 예측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투자자 개인의 몫으로 남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