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만든 제도, 왜 그림의 떡인가?…'대체인력 없고, 동료 눈치 보여' 유명무실한 가족돌봄

 정부가 초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겠다며 내놓은 '가족돌봄휴가·휴직' 제도가 정작 현장에서는 유명무실한 '그림의 떡'으로 전락한 현실이 대전 지역의 설문조사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대전연구원이 20~50대 시민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응답자 10명 중 4명(휴가 40.4%, 휴직 43.2%)은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는 근로자가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연간 최장 10일의 휴가나 90일의 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제도의 존재 자체가 시민들의 삶에 가닿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충격적인 결과다.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정작 필요한 사람이 그 존재를 모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셈이다.

 

설령 제도를 알고 있다 하더라도 현실의 벽은 높았다. 제도를 알고 있지만 사용하지 못했다고 답한 이들은 그 이유로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회사 사정', '상사와 동료들의 눈치 보이는 조직 문화', 그리고 '무급으로 인한 소득 감소'라는 삼중고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특히 경제적 부담은 제도 사용을 가로막는 가장 결정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현행 무급 제도를 유급으로 전환할 경우 사용하겠냐는 질문에 무려 86.7%가 '그렇다'고 답한 사실은, 돌봄의 필요성은 절실하지만 당장의 생계 문제 때문에 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딜레마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현재의 제도가 돌봄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지원하기보다는, 오롯이 개인의 희생으로 감내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제도의 공백은 돌봄이 필요한 부모를 둔 가정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36.7%가 돌봄이 필요한 부모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는 매일 약을 챙겨드려야 하거나(79.1%), 병원 방문이나 장보기 등 필수적인 외부 활동을 혼자 하기 어려우신(40.2%)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고충을 겪는 집단은 30대 여성이었다. 이들은 어린 자녀를 키우는 육아 부담이 한창인 상황에서 연로한 부모 돌봄 책임까지 떠안는 '이중 돌봄'의 굴레에 갇혀 있었다. 이는 개인의 삶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결국 경력 단절로 이어져 사회 전체적으로도 큰 손실을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결국 전문가들은 정책의 대대적인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류유선 대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일과 생활의 균형 정책 대상을 자녀에게만 한정하지 말고, 부모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중 돌봄의 무게에 신음하는 30대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보았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단기적인 가족돌봄휴가를 현실적인 수준에서 '유급화'하여 사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장기적인 가족돌봄휴직 역시 기존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처럼 소득을 일부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초고령화 사회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지금, 더 이상 돌봄을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화포털

"국정원 보고 중 폭탄주 만취, 경호원에 업혀 나왔다"…윤건영, 尹 기행 추가 폭로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 행적에 대한 추가적인 의혹을 제기하며 파장을 일으켰다. 윤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여,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2월 국가정보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보고를 형식적으로 마친 뒤 소위 '소폭'이라 불리는 폭탄주를 만들어 마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테이블을 돌며 술을 마시다 만취 상태에 이르렀고, 결국 경호관에게 업혀서 빠져나왔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윤 의원은 그동안 이 사안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일국의 대통령인데 너무하지 않느냐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밝히며, 사안의 민감성과 심각성을 내비쳤다.윤 의원의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가짜 출근'을 했으며, 이를 숨기기 위해 4억 원의 세금을 들여 별도의 통로까지 만들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는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해외 순방길에 '참이슬 fresh' 소주 페트병 10개를 챙겨갔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공적인 직무 수행 중에도 사적인 기행을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행위들은 대통령으로서의 공사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그의 직무수행 태도 전반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특히 논란이 된 것은 한남동 관저의 인테리어 문제였다. 윤 의원은 정권 교체 직후 직접 방문했던 관저가 "너무 왜색풍이었다"고 증언했다. 과거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사용될 당시 장독대가 있는 등 한국적인 멋을 간직했던 공간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대통령실이 고종과 명성황후의 처소였던 경복궁 건청궁에서 빌려 간 왕실 공예품 9점이 바로 그 관저에 배치되었던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를 종합하면 왜색풍으로 꾸며진 공간에 우리 왕실의 유물을 두는 부조리한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진행자가 '김건희 여사의 취향으로 보는가'라고 묻자 윤 의원은 "그렇다"고 답하며, 이를 "자기만의 미친 짓"이자 "공사 구별이 안 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내란 재판에 임하는 윤 전 대통령의 태도를 "가증스럽다"고 평가하며, 이는 자신이 살기 위해 다른 이에게 죄를 떠넘기려는 행태라고 일갈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잡범'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불법 계엄 사태 이후 그가 보여준 모습에서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조차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들은 윤 전 대통령의 과거 행적뿐만 아니라 현재의 태도까지 포괄적으로 문제 삼으며, 그의 도덕성과 자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