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법정 증인 출석… '허위 임신' 협박범에 징역 5년 구형

 '가짜 임신'으로 손흥민 선수에게서 거액을 갈취한 뒤 추가 공갈을 시도한 20대 여성에 대해 검찰은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문제 삼으며 죄질 불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임정빈 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28·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공갈미수 혐의로 함께 기소된 연인 용모(40)씨에게는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구형 의견에서 양씨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양씨는 위자료를 받은 것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지만, 실체적 진실과 100% 일치할 수 없다”며 “철저한 계획범죄로 사안이 중대하고 죄질이 불량해 피해자(손흥민)의 정신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양씨가 범행 과정에서 보인 태도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공범인 용씨에 대해서도 검찰은 “금원 갈취를 위해 15회에 걸쳐 협박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면서도, 용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수사에 협조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덧붙였다.

 


양씨의 범행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씨는 손흥민 선수에게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며 임신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3억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양씨는 손흥민에게 접근하기 전 다른 남성에게도 유사한 수법으로 금품을 요구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양씨는 손흥민 측으로부터 받아낸 3억 원을 사치품 소비 등에 모두 탕진한 후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자, 연인 용씨와 함께 재차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임신 및 낙태 사실을 언론과 손흥민 가족에게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7000만 원을 추가로 요구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검찰은 이들의 범행이 단순한 우발적 범죄가 아닌, 치밀하게 계획된 공갈 범죄임을 강조하며 지난 6월 두 사람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인 손흥민 선수는 지난 19일 공판에 직접 증인으로 출석해 피해 상황과 정신적 고통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인 손흥민이 사생활을 빌미로 한 악질적인 공갈 범죄에 시달려 법정에까지 서게 된 사실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재판부는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 측의 최후변론을 모두 듣고 심리를 종결했으며, 추후 선고 기일을 지정해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문화포털

피 뿜는 주사기와 촉수…미술관에서 마주한 충격적 장면

 무감각하고 권태로운 현대 사회에 의도적인 불편함과 기묘한 감각을 던지는 전시가 막을 올렸다.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시작된 기획전 ‘기.기.기(奇.己.氣): 동시대와 시행착오’는 익숙한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보며 현실에 균열을 내는 예술적 시도들을 한데 모았다.전시의 제목인 세 개의 ‘기’는 각각 기이함(奇), 자기(己), 분위기(氣)를 의미한다. 이는 사회가 정해놓은 정상성의 틀을 벗어나는 기이한 감각을 통해, 고정되지 않은 나 자신을 마주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시대의 기류와 진동을 포착하려는 기획 의도를 담고 있다.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과감한 ‘시행착오’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관람객의 무뎌진 감각을 깨우고자 한다.전시장에 들어서면 날것의 불편함과 마주하게 된다. 이탈리아 작가 아그네스 퀘스천마크의 영상 ‘의료(수)술’은 섬뜩한 수술 장면을 통해 정상성을 강요하는 사회적 권위와 통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녹색 수술복을 입은 의사가 촉수가 돋아난 환자의 몸에 메스를 대는 기괴한 장면은 관람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충격과 함께 깊은 질문을 던진다.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엿보인다. 최빛나와 송수연 작가의 ‘망가진 트로피’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깊이 각인된 인간의 편향을 드러낸다. 서구 남성의 야생동물 사냥 이미지를 낭만적으로 소비해 온 시각적 문법이 AI 모델 속에 유령처럼 남아, 다른 키워드를 입력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통해 기술의 이면에 숨은 그림자를 폭로한다.홍은주 작가의 설치 작품 ‘플레이어들’은 보다 직설적인 방식으로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정상적인 자세로 어색하게 꺾여 있거나, 가면을 머리에 뒤집어쓴 마네킹들은 섬뜩한 느낌을 자아낸다. 인간이 아닌 줄 알면서도 선뜻 다가서기 힘든 이 작품은, 인형 같은 외모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욕망과 생명력을 꿈꾸는 인형의 모습을 중첩시키며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이 외에도 오웬 라이언의 실험적 영상 ‘지독한 단순화들’을 비롯해 유지오, 송민정, 제니퍼 칼바료 등 여러 작가가 참여해 제도와 역사,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기존의 매끈한 예술에 지루함을 느낀 관객에게 신선한 자극과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