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단죄' 칼날 무뎌지나?… 정청래, 내란재판부법 보완·수정 공식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논란의 중심에 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법안이 내포한 위헌적 요소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법안의 본래 취지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엄중한 사법적 단죄라는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되, 절차적 정당성과 법리적 완결성을 확보하여 불필요한 논쟁을 차단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는 1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안이 사법개혁안과 함께 핵심적으로 다뤄질 것이라 예고하며, 의원총회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는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번 법안 추진의 궁극적인 목표가 '내란 수괴 윤석열'을 단죄하고 내란의 잔재를 철저히 청산하는 데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안의 중대성이 큰 만큼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러한 관심과 논의가 법안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특히 법적으로 위헌이 아니라는 판단이 있더라도, 1심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정치적 공세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위헌 시비 자체를 원천적으로 최소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히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넘어, 향후 진행될 재판 과정의 안정성과 신속성을 담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사태 대응은 단발적인 입법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사법 절차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3대 특검이 종료되는 12월 28일을 기점으로, 곧바로 '2차 추가 종합특검'을 추진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는 내란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파헤치고, 관련된 모든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다. 그는 "내란 청산의 발걸음은 단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고 단 한 순간도 늦춰질 수 없다"고 역설하며, 이번 사태를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역사적 과업으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당정대 '원팀'의 결속을 과시했다. 그는 여러 성과 중에서도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을 '최고 중의 최고' 성과로 꼽으며 외교 분야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공을 부각했다. 이는 내란 사태라는 과거의 문제를 청산하는 과업과, 민생 회복 및 경제 성장이라는 현재와 미래의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는 '원팀 원보이스' 기조 아래 이재명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민주주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포털

카톡 대신 꾹꾹 눌러쓴 '조선시대 편지'…요즘 사람들은 절대 모르는 '이 감성'

 한문이 공식 문자였던 시대, 평범한 사람들이 꾹꾹 눌러쓴 한글 편지 60여 통이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대중에게 공개된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여러 시민과 종가에서 기증받은 귀중한 고문서들을 모아 기증유물특별전 '한글편지, 문안 아뢰옵고'를 이달 10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무료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공식적인 역사 기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옛사람들의 진솔한 감정과 일상의 모습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문 서신이 격식과 예법에 얽매여 있었다면, 다양한 계층이 널리 사용했던 한글 편지에는 구어적 표현이 자유롭게 쓰여 사랑과 그리움, 걱정과 안부 등 인간적인 감정들이 더욱 생생하게 녹아있다.이번 전시의 백미는 단순히 옛 문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이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순천부사로 멀리 떠난 아들 오준영을 그리워하며 편지를 쓰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연출한 '어머니의 방'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공간은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을 시각적으로 구현하여 편지에 담긴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옛 한글은 띄어쓰기가 없고 흘림체로 쓰여 현대인이 해독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모든 편지에 판독문과 현대어 번역문을 함께 제공한다. 박물관 측은 패널과 키오스크, 이야기 영상과 내레이션 등 다채로운 방식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옛사람들의 이야기에 쉽고 흥미롭게 빠져들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한글 편지의 다각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1부 '편지를 쓰다'에서는 부모와 자식, 부부 등 가족 간에 오고 간 편지들을 통해 조선 시대의 중요한 가치였던 효(孝)와 예(禮)가 일상에서 어떻게 표현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부 '편지를 읽다'에서는 안부 인사를 넘어 정보와 내용을 전달하는 실용적인 소통 수단으로서 한글 편지의 역할을 탐구한다. 마지막 3부 '편지를 보관하다'에서는 기증된 유물들이 박물관 수장고에서 어떻게 연구되고 보존되는지를 보여주며 문화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단순한 관람을 넘어,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직접 옛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체험하며 그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소중한 사람에게 직접 손편지를 쓸 수 있다. 정성껏 쓴 편지를 전시장 내에 설치된 옛날 우체통에 넣으면, 박물관이 실제로 우편 배달까지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최병구 서울역사박물관장은 "옛사람들이 정성스럽게 쓴 글에는 사랑과 그리움, 배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이번 전시가 디지털 시대에 잊혀 가는 따뜻한 안부와 소통의 정서를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